"[쿠키뉴스=김민석 기자] 러시아 정부가 인터넷 공간에 친정부 성향의 게시물을 작성하고, 댓글을 다는 일명 '사이버부대(cyber army)'를 비밀리에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BBC는 지난 19일(현지시간) ""러시아가 최소 400명으로 구성된 사이버부대를 운영하며 친정부 성향 글을 쓰는 정치공작을 최근 늘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사이버부대에 대해 ""유명 뉴스 웹사이트나 트위터, 라이브저널 같은 소셜미디어에 여러 계정을 사용해 주로 우크라이나 정부나 서방에 비판적인 댓글을 달거나 푸틴에게 우호적인 게시물을 작성하면서 여론을 조작했다""고 언급했다. 이 사이버부대를 '크렘린트롤부대(Kremlin troll army)'라고 부르기도 한다고 전했다.
이 사이버부대 활동은 은밀한 곳에서 조직적으로 이뤄졌다. 독립매체이자 러시아 지역신문인 모이 레이온에 따르면 이들은 대외적으로 자신들을 '인터넷 리서치 대행사'로 소개했고, 사무실은 눈에 잘 띄지 않는 상트페테르부르크 주택가에 자리잡고 있었다.
모이 레이온은 ""사이버부대 알바들은 대개 평범한 주부나 반미 감정을 품은 시민인척 한다""며 ""근무자는 적어도 700자 이상, 밤 근무자는 1,000자 이상의 게시물을 작성해야 한다는 엄격한 가이드라인을 따라야 한다. 게시물 본문에 그래픽을, 제목에 핵심 키워드를 포함시키는 것도 의무다""고 제보자의 말을 전했다.
이 매체에 따르면 사이버부대는 인터넷 여론을 조작한다는 의심을 피하기 위해 블로그에 정치적 견해를 밝히는 게시물뿐 아니라 여행 요리 애완견 같은 일상생활 관련 게시물을 함께 올리는 치밀함을 보였다.
러시아 일간지 노바야 가제타가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사이버부대 소속으로 확인된 아이디 'tuyqer898'는 자신의 블로그 프로필에 ""내 이름은 타티아나고 나는 세계에서 일어나는 일과, 여행 예술 영화에 관심이 많다""고 적었다.
국제정세 전문가 피터 포메란체프는 우크라이나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이런 인터넷 정치공작의 목적은 대중들의 정치적 견해를 바꾸기 보다는 인터넷 공간을 쓰레기로 만드는 데 진짜 목적이 있다""며 ""러시아 정부는 인터넷 공간을 직접 검열하진 않지만 음모와 루머를 확산시키는 방식으로 여론에 개입하고 있다""고 밝혔다. ideae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