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조계 “체육회 규정 ‘무효’ 가능…박태환 올림픽 나갈 수 있어야”

법조계 “체육회 규정 ‘무효’ 가능…박태환 올림픽 나갈 수 있어야”

기사승인 2015-03-24 18:01:55
ⓒAFPBBNews = News1

[쿠키뉴스=김현섭 기자] 대한체육회의 국가대표 선발 ‘금지약물 3년 규정’이 무효가 돼야 한다는 법조계의 의견이 나왔다. 이 주장대로라면 박태환(26)은 내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 출전할 수 있다.

법무법인 바른 국제중재·소송팀의 윤원식, 톰 피난스키, 폴 그린 변호사는 24일 공동으로 작성한 서면에서 “체육회는 국가대표 선발 규정 일부 조항을 폐지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주장했다.

체육회가 지난해 7월 15일 신설한 국가대표 선발 규정 5조 6호는 ‘금지 약물을 복용해 징계를 받은 선수는 징계 만료일부터 3년 동안 국가대표가 될 수 없다’고 규정했다.

이 규정에 따라 전날 국제수영연맹(FINA)에서 18개월의 자격정지 처분을 받은 박태환은 첫 도핑 테스트를 받은 때로부터 1년 6개월이 지난 내년 3월 2일까지 선수로 활동할 수 없고, 그 후 3년 간 국가대표가 될 수 없다.

오히려 FINA에선 우려했던 2년 자격정지에서 6개월을 줄여 박태환의 입장을 배려해주고, 정작 국내 규정은 박태환의 발목을 잡고 있는 셈이 된 것이다.

인터넷에선 규정을 바꿔야 한다는 박태환 옹호론과 박태환이라도 규정은 지켜야 한다는 원칙론을 가진 네티즌들 간의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윤 변호사 등은 체육회 규정이 이중 징계라고 지적했다.

변호사들은 “체육회 규정은 ‘스포츠법의 대법원’이라 불리는 스포츠중재재판소(CAS)가 무효라고 선언한 국제 올림픽위원회와 영국 올림픽위원회 규정과 흡사하다”고 소개했다.

앞서 국제 올림픽위원회는 ‘오사카 규칙’으로 알려진 규정에서 '도핑 규정 위반으로 6개월 이상의 징계 처분을 받은 선수는 그 다음 회 올림픽 경기에 참가할 자격이 없다’고 제한했다. 또 영국 올림픽위원회는 ‘도핑 규정을 위반한 것으로 확정된 자는 올림픽 경기에서 국가대표 자격을 갖지 못한다’고 명시했다.

변호사들은 “스포츠중재재판소는 2011∼2012년 두 올림픽위원회의 규칙이 각 무효라고 중재 판정했다”며 “재량권을 내세운 위원회 주장을 인정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재판소는 도핑으로 인해 징계를 받는 선수들은 세계도핑방지규약에 따라 국적이나 스포츠 종류와 관계없이 전 세계적으로 동일한 처분을 받아야 하며, 이중 징계는 허용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고 전했다.

변호사들은 “체육회 규정은 세계도핑방지규약에서 금지한 이중 징계를 부과하는 것”이라며 “세계반도핑기구에 가입한 체육회는 이 규약에 반하는 규정을 제정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afero@kmib.co.kr
김현섭 기자
afero@kmib.co.kr
김현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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