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진아 억대 도박] 다시 읽어 본 시사저널USA ‘첫 보도’…특종인데 증거는 약해

[태진아 억대 도박] 다시 읽어 본 시사저널USA ‘첫 보도’…특종인데 증거는 약해

기사승인 2015-03-25 00:10:55

[쿠키뉴스=김현섭 기자] 미국 원정 억대 도박설에 휩싸인 가수 태진아(63·본명 조방헌)가 24일 기자회견을 자청해 억울함을 호소했다. 이 자리에서 태진아는 “지난 2월 생일을 맞아 가족과 함께 LA여행을 갔을 때 H카지노를 찾았으나 1000달러만 갖고 게임을 즐긴 뒤 빠져나왔다”며 눈물을 흘렸다.

태진아가 억대 도박을 즐겼다며 처음으로 보도를 한 건 시사저널USA이다. 지난 17일 공개된 해당 보도는 이날도 시사저널USA 홈페이지 메인 화면에 편집돼 있다.

홈페이지 첫 화면에 제목은 ‘태진아, LA ‘ H’ 카지노에서 억대 바카라 게임 들통’이다. 이어 기사에 접속하면 ‘특종// 올드 뽕짝 가수들 ‘왜 이러나?’ 도박으로 집안 패가망신 사태’라는 제목도 나타난다.

이는 태진아가 이날 기자회견에서 공개한 녹취록의 내용과 일치한다.

여기서 시사저널USA 심모 대표는 태진아의 지인인 하워드 박과의 통화에서 “설운도 부인이 도박 전과가 몇 범인 줄 아느냐. 송대관이 구속됐다 풀릴 건데 그 마누라가 와서 도박을 했다”는 등의 주장을 하며 “(태진아 도박까지 엮어서) ‘뽕짝 가수들 다 도박으로 패가망신’이 제목”이라고 언급했다.


시사저널USA는 첫 보도에서 ‘가수 태진아(실명: 조방헌, 63세)가 LA를 방문해 LA 한인타운 인근 ‘S’ 카지노 장에서 고액 배팅 바카라 게임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주 초, 아들 이루(실명: 조성현)와 매니저를 동반하고 카지노 장에 나타나 고액 배팅만 가능한 특별 룸에서 하루 밤 동안 해외 원정도박을 즐긴 것으로 확인되었다. 도박 게임 중 가장 위험하고 중독성이 강하고 승부사들이 즐긴다는 바카라 게임, 그것도 한 번에 수백만 원씩 배팅이 가능한 특별룸에서 게임을 해 하룻밤에 수천만 원에서 수억의 승부를 낼 수 있는 도박중의 도박으로 손꼽히고 있다’고 알렸다.

이어 ‘이날 게임 중에 가수 태진아를 쉽게 알아보는 사람은 없었다. 모자를 눌러 쓰고 나름 변장을 한 모습에 누구도 쉽게 알아보지 못한 것. 많은 시간이 흐른 뒤에야 그를 알아본 손님이 한 두명 있었을 정도였으며 카지노 근무 직원들 중에도 한인이 많았지만 거의 알아보지 못했다고 취재진에 답했다’

시사저널USA는 ‘그러나 바카라 게임은 고액 배팅 전용 특별실에서 진행됐으며 오랜 시간 게임을 하면서 한 번에 많게는 수 천불씩 배팅을 하기도 했다고 목격자들은 전했다’ ‘결국 태진아가 게임을 한 시간과 배팅횟수를 계산할 경우 수천만 원은 쉽게 털렸을 가능성이 크다’라고 보도했다.

이후 보도는 태진아가 2010년부터 대한가수협회장을 맡고 있으며, 정부로부터 옥관문화 훈장을 받았다는 등의 주요 이력과 활동내역과 함께 영주권자나 방문자의 신분이 한국인이라면 외환관리법과 상습도박, 해외원정도박 등의 혐의를 받게 된다는 소개와 설명으로 이어진다.

그 다음부터 태진아의 ‘과거’와 <송대관의 ‘분양사기 사건’ 이면에는 부인 상습도박>이라는 제목의 서브 기사로 이어진다.

기사에서는 태진아의 ‘억대 도박’을 입증할 ‘직접적인 증거’는 언급돼 있지 않다. 형태를 가진 객관적 자료가 가장 확실하긴 하지만, 이런 고발성 특종 보도는 최소한 직원 등 해당 장소 내부 관계자의 ‘증언’이라도 확보해 팩트를 뒷받침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마찬가지로 도박을 즐기러 온 일반인 목격자들의 증언은 의미가 없진 않지만 “한 것으로 드러났다”는 확신 전달에 대한 근거로는 100%가 될 수 없기 때문이다.


보도한 기자가 직접 태진아의 억대 도박 과정을 낱낱이 지켜봤다고 해도, 이를 발판으로 삼아 증거를 확보해 기사 안에 제시해야 한다. 유명인에 대한 알려지지 않았던 불미스런 일을 처음 공개하는 특종 보도에 무작정 ‘기자가 직접 봤다’는 내용 만을 근거로 내놓는 건 독자에게 신뢰성에 대한 의문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즉, 스트레이트 보도의 ‘ABC’는 제대로 지켜지지 않은 기사라고 볼 수 있다.

그렇다고 이런 이유 만으로 시사저널USA 기사는 오보라고 단정지어 말할 순 없다. 시사저널USA가 ‘취재원 보호’나 나름대로 예상한 태진아 측의 대응 등을 고려, 결정적인 순간에 공개하기 위해 증거를 확보만 해 놓고 기사에는 구체적으로 거론하지 않았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시사저널USA는 태진아의 억대 도박에 대한 증거는 충분하다며 ‘후속 보도’ 방침을 알린 상태다. afero@kmib.co.kr
김현섭 기자
afero@kmib.co.kr
김현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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