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박주호 기자] 금융당국이 가계부채 구조개선을 위해 내놓은 안심전환대출 상품이 지난 24일 첫날 4조원의 대출승인 이뤄지는 등 조기 소진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출시 시기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하지만 안심전환대출 상품이 조기 소진으로 한도가 증액되더라도 추가 출시는 하반기에나 가능할 전망이다. 먼저 안심전환 대출에 대한 실적 평가·분석과 함께 미래 수요에 대한 예측이 필요하고 정부의 재정지원과 관계부처 간 협의 등 절차도 필요하기 때문이다.


금융권은 하반기엔 금리인상 전망이 우세한 상황인 만큼 전환대출을 고려 중인 기존 대출자들 간 상반기 중 가입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금융위원회는 25일 올해 책정한 안심전환대출의 한도 20조원이 조기 소진되면 추가 출시를 긍정적으로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다만 여건상 상반기 중 추가 출시는 어렵다는 입장을 보였다.

안심전환대출은 24일 출시 첫날 전국 16개 은행 본·지점에서 2만 건의 신청이 접수돼 4조원의 대출승인이 이뤄졌다. 연간 한도 20조원을 3월부터 6월까지 매달 5조원씩 조달할 예정이었지만 초기 신청자가 몰리면서 이틀 만에 3월분 배정액이 바닥이 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위와 주택금융공사는 4월 배정액을 조기 투입하고 이마저 소진되면 5, 6월치도 쏟아 부을 계획이다. 일각에서는 다음달 중으로 연간 한도액이 모두 소진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은 안심전환대출의 한도를 늘리는 세부방안을 조만간 검토할 예정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판매현황, 전환대출 수요 분석, 가계부채에 미친 영향 등 효과를 분석하고 기획재정부, 한국은행 등 관계부처 협의를 거쳐 한도증액 규모를 정할 것”이라며 “일정상 2차 신청은 하반기에나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정부가 안심전환대출 한도를 얼마나 늘릴지에 대해서는 전망이 엇갈린다.

일부에서는 정부가 올해 만기도래하는 변동성 가계부채 구조개선에 나선 만큼 할 수 있는 범위에서 최대한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을 고정금리로 바꾸는 것이 낫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다른 한편에서는 안심전환대출의 출시로 인해 시중은행에서 판매되는 고정금리 대출상품이 찬밥대우를 받고 있고 금리를 안심전환대출 수준(2.53~2.65%)으로 낮춰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등 여파가 큰 만큼 한도를 늘리더라도 최소화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김용범 금융위 금융정책국장은 “아직 출시 초기인데 벌써부터 한도 증액을 논의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면서 “전환대출 수요를 점검하고 정부의 재정지원, 한국은행의 추가 출자 여력 등을 감안해 증액규모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epi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