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김민석 기자] 홍준표 경남지사가 최근 미국에서 한인 사업가들과 부부동반 골프를 친 사실이 알려진 가운데 그가 과거 국회의원 시절 공직자와 야당 의원들을 골프와 관련해 매섭게 몰아 부친 전력이 드러나 비난 여론이 커지고 있다.
홍 지사는 한나라당 최고위원회 원내대표였던 2009년 1월 야당의원들이 부부동반으로 해외 골프여행을 간 것에 대해 “중산층과 서민을 위한 정당이라고 자처를 할 수 있는지 한번 다시 돌아보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당시 홍 지사가 말한 야당의원은 박영선, 우윤근, 전병헌, 박기춘, 노영민, 양승조, 주승용 의원 등 9명. 이들은 당시 국회 회기 중에 부부동반으로 태국 골프 여행을 떠난 사실이 드러나면서 여론의 질타를 받았다.
당시 보도에 따르면 홍 지사는 최고위원 회의에서 “의원 남편의 생일 파티를 한다고 방콕까지 가는 것이 무슨 서민을 위한 정당이고, 못사는 사람을 위한 정당이라고 자처하는지 모르겠다”고 비난했다.
이 외에도 홍 지사는 2008년 10월에는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골프 라운딩을 강하게 비난했다.
홍 지사는 “노 대통령의 봉하 사저는 호화 주택”이라면서 “서민의 아들을 자처하는 노 전 대통령이 얼마 전에는 경기도 골프장을 통째로 빌려 골프 파티를 한 적도 있는데 전직 대통령으로서는 아주 부적절한 행동”이라고 했다.
홍 지사는 2006년 2월에는 국회 대정부 질문 과정에서 골프 라운딩을 놓고 이해찬 당시 국무총리와 거친 언쟁을 벌이기도 했다.
홍 지사가 이 총리를 상대로 법조 브로커 윤모씨와의 관련성을 추궁하는 과정에서 “(이 총리가 윤씨와) 같이 골프 친 적 있고, 정치자금 받은 적 있다고 하지 않았느냐”고 몰아쳤다.
국회의원 시절 골프 라운딩을 정치공세의 대표적 수단으로 삼았다고 해도 무리가 없다.
하지만 홍 지사는 현재 자신이 비슷한 사유로 논란이 되자 “사려 깊지 못했던 것으로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힌 후 “무상급식 중단에 따른 정치공세일 뿐”이라고 맞서고 있다.
홍 지사는 지난 2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평소 같으면 비난은 받겠지만 크게 문제 삼지 않고 일과성 해프닝으로 그냥 넘어갈 수도 있는 일을 무상급식과 관련지어 비난하다 보니 일이 커진 것으로 보인다”며 “반대 진영의 표적이 되었다는 사실을 직시하고 앞으로 좀 더 사려 깊게 처신하도록 하겠다”고 적었다.
홍 지사는 이어 “정치를 시작하고 난 뒤 해외 장거리 단독 출장 시에는 대부분 사비를 들여 집사람과 같이 간다”며 “(사비로) 같이 나가면 국내에서 활동하는 것과 진배없이 마음에 안정을 갖고 자유롭게 활동할 수가 있고 일의 능률도 더 오른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외국의 경우 부부동반 출장이 원칙인데 우리나라는 여론의 눈치를 보느라 그 반대다. 과거와 달리 해외여행 자유화가 된 지금 이 부분도 이제 좀 너그럽게 이해해 주셨으면 한다”고 조아렸다.
홍 지사는 ‘비행기 비즈니스석’ 탑승 비판에 대해서도 “비행기 비즈니스석은 공무원출장 여비규정에 따른 것이지 피곤해서 탄 것은 아님에도 그것이 비난의 구실이 되고 있는 것을 보고 ‘나도 이코노미를 타는 정치쇼 기술을 좀 더 배워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비꼬았다. ideae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