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김현섭 기자] 1조원이 넘는 손실을 입힌 캐나다 하베스트 등 이명박 정부 시절 자원외교의 ‘뒤처리’에 국민연금을 동원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져 논란이 예상된다.

CBS노컷뉴스가 29일 정의당 김제남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석유공사는 지난해 7월 하베스트 유동성 위기 대응방안을 세웠고, 여기에는 매각을 통해 1조7000억원의 손실이 확정된 하베스트 자회사 ‘날(NARL)’ 외에도 블랙골드(BlackGold), 웨인라이트(Wainwright) 등에 대한 매각 계획도 잡혀 있다.

이와 관련해 석유공사는 “핵심자신을 제외한 여타자산의 매각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투자 효율성을 제고”하고 “탐사 및 개발광구의 적기 개발을 위해 투자금액의 일정 부분에 대해 재무적 투자자를 유치”하기로 했다.

문제는 여기에 해당하는 메이플2(Maple2), 카나타(Kanata) 광구 등을 매입할 당사자로 민간기업인 신한금융투자 뿐 아니라 국민연금, 새마을금고, 농협 등이 포함됐다는 것이다.

특히 석유공사는 카나타 광구의 매각 예상 금액을 2억6000만 달러로 잡고 있으며, 국민연금이 이중 절반인 1억3000억원을 투자하도록 계획을 잡았다. 한화로 환산하면 1140억원이 넘은 돈이다.

이에 대해 석유공사 관계자는 CBS노컷뉴스에 “애초 계획대로 진행 중”이라면서도 “아직 계약이 완료되지 않은 상황이고, 비밀유지 조항도 있어 구체적으로 말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가스공사 역시 해외자원개발로 높아진 부채비율을 줄이기 위해 ‘프로젝트 펀드’를 조성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으며, 여기에도 국민연금 동원 방안이 거론됐다.

가스공사 측은 “외투자사업의 투자비 부담을 완화하고 부채비율을 감축하고자 해외투자사업을 대상으로 국내연기금을 주투자자로 한 프로젝트 펀드유치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펀드를 조성해 해외자원개발 광구를 매각하는 방식이다.

CBS노컷뉴스는 공사 내부자료를 보면 가스공사는 이라크 주바이르 사업을 대상으로 한 펀드조성을 위해 새로운 특수목적회사(SPC)를 세운 후 여기에 국민연금 등이 출자해 프로젝트 펀드를 조성하도록 돼 있다고 밝혔다. 펀드조성은 4000억원 규모로 추진되고 있으며, 계획대로라면 국민연금이 대부분을 떠안을 수밖에 없다. 펀드운용은 벤처캐피탈 회사인 스톤브릿지가 맡는다.

참여연대 안진걸 협동사무처장은 “국민연금이 사실상 노후 복지를 위한 유일한 수단인데 자원외교 부실을 국민연금에게 떠 넘기겠는 발상이라 국민들이 받아들일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이명박 시절의 ‘묻지마 투자’에 따른 공기업 부채를 해결하기 위해 공적연금을 동원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발상”이라며 “이는 결국 국민 미래를 저당잡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afer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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