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인 심리학] “교수님, 이태임·예원 다툰 게 그렇게 중요해요?”

[이슈 인 심리학] “교수님, 이태임·예원 다툰 게 그렇게 중요해요?”

기사승인 2015-03-30 16:49:55
"이태임(사진 왼쪽)


"지난주 <‘동영상 파문’ 예원·이태임, ‘반말’의 심리학>이라는 칼럼을 쓴 이후 주변 사람들에게 가장 많이 받은 질문은 이런 것들이다.

“이게 그렇게 중요한 문제인가요?” “연예인 간의 단순 말다툼에 사람들이 왜 이렇게 관심을 가질까요?”

칼럼을 쓴 후 받은 질문이니 다시 칼럼으로 대답해보겠다.

일단 결과부터 얘기해보면, 이번 사건은 사회적으론 전혀 중요하지 않지만 대중을 잡아끄는 힘을 가지고 있다.

심리학 용어 중에 ‘3B법칙’이라 것이 있다.

사람들의 주목을 끌기 위해서는 고려해야 할 3가지 요소가 있고, 공교롭게도 모두 영어 단어로는 ‘B’로 시작한다. ‘Beauty(미인)’, ‘Beast(동물)’, ‘Baby(아기)’가 그것이다.

사람들은 이 세 가지에 끌린다. 친근감이 느껴지고 받아들이기도 편하다. 특히 어떤 일에 이 세 가지 요소가 함께 존재하면 쉽게 주목을 끌 수 있다. 각 요소의 긍정적인 부분을 가지고 사람들의 이목을 끌 수도 있지만 부정적인 요소로도 주목하게 만들기도 한다. 서양에서 호감도 순위는 대개 ‘Beast(동물)’, ‘Beauty(미인)’, ‘Baby(아기)’ 순이다. 동양에서는 ‘아기(Baby)’, ‘미인(Beauty)’, ‘동물(Beast)’이다.

특히 정치인들은 이 요소들을 선거전에 많이 활용한다. 선거철만 되면 아기들을 안고 사진을 찍는다. 또 여성 유권자를 의식해 웃음을 지으며 여성들과 사진을 찍는다. 여성단체에 들르는 건 선거 유세 과정의 ‘필수 코스’이다. 뒤에서 손을 씻을 지언 정 ‘아빠(혹은 엄마) 미소’를 지으며 동물을 쓰다듬고 있는 사진을 찍기도 한다. 정치에서도 이러는데 하물며 ‘마케팅(조회수 올리기)’을 해야 하는 요즘 언론이야 말할 것도 없지 않겠는가. 그리고 그것을 소비하는 대중들도 마찬가지 아니겠는가.

언론들이 ‘이 법칙을 알면서’ 집중 보도했는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언론이 열심히 보도한 이 사건 안에는 이 법칙이 다 들어있는 건 사실이다.

일단 예원과 이태임은 여성 연예인들이다. 즉, ‘Beauty(미인)’다. 그리고 공개된 영상을 본 대중들은 둘이서 나눈 대화를 보고 ‘유치하다’는 댓글을 많이 달았다. 여기서 ‘유치(幼齒)’라는 말은 다 큰 성인이 ‘Baby(어린 아이)’와 같은 말과 행동을 할 때 사용하는 말이다. 그리고 둘이 ‘싸웠다.’ ‘Beast(동물)’의 요소를 담고 있다. 사람들이 ‘불구경’과 ‘싸움구경’을 제일 좋아하는 심리인 것이다. 싸움을 눈으로 바라볼 때 사람들은 이성을 버리고 동물적 감각을 가진다.

남자들이 UFC와 권투 같은 싸움에 빠지는 것도 이와 같은 현상이다. 반대로 여자들의 싸움에는 남자들이 빠지는 ‘몸싸움’보다는 이성적인 ‘말싸움’에 더욱 민감하고 예민해진다. MBC ‘띠동갑내기 과외하기’ 동영상이 공개되면서 일방적 해석이 아닌 당시 상황이 어땠는지 쉽게 알 수 있게 됐다. 이제 대중들은 기사를 읽어서 알게 된 이태임의 ‘욕’에서 동영상을 통해 직접 본 ‘말싸움’과 ‘반말’ 그리고 ‘분위기’에 초점을 맞추기 시작한 것이다.


이렇게 ‘3B법칙’ 안에서 대중들은 심리적으로 예원·이태임 사건에 빠져들게 됐다. 대중들이 다루기 편하고 쉬운 모든 것이 한꺼번에 들어 있기 때문이었다.

이재연 대신대학원대학교 상담심리치료학 교수

정리=김현섭 기자 afero@kmib.co.kr

이태임씨, 반말에 이렇게 대처했으면 좋았잖아요~<쿠키영상 바로가기>"
김현섭 기자
afero@kmib.co.kr
김현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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