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통째 인양’…전 세계 어디서도 안 해본 도전, 어떻게 진행되나

세월호 ‘통째 인양’…전 세계 어디서도 안 해본 도전, 어떻게 진행되나

기사승인 2015-04-22 14:14:55

"[쿠키뉴스=김현섭 기자] 정부가 22일 실종자 유실 방지를 위해 세월호 ‘통째 인양’ 결정을 공식 발표했다.

6825t급인 세월호는 침몰 후 조류·펄 흡착력 등을 고려하면 수중 약 8400t, 물 위 1만2000t으로 추정된다. 이 정도 규모의 선박을 절단 없이 통째로 인양한 전례는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찾아보기 힘들다. 이 ‘아무도 안 해 본’ 도전은 국가 차원의 중대 과제가 됐다.

세월호는 조류가 우리나라에서 울돌목 다음으로 빠른 맹골수도 수심 약 44m 지점에 뱃머리를 동쪽 53도 방향으로 두고 좌측면이 바닥에 닿게 누워있다.

해양수산부 산하 민·관합동 세월호 선체처리 기술검토 태스크포스(TF)는 약 4개월 간의 연구를 통해 해상 크레인과 플로팅 독을 투입해 세우기 보다 누워 있는 상태 그대로 통째로 인양하는 방식이 유력하다는 결론을 발표했다. 세월호를 바로 세우는 과정이 더 위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두 동강이 난 천안함을 인양할 때처럼 세월호도 절단하면 인양이 다소 수월해진다. 하지만 TF는 실종자(9명) 수습에 초점을 맞추고 유실 가능성이 있는 절단법은 배제했다.

TF에 따르면 ‘세월호 우측면에 잠수사들이 구멍을 뚫어 내부 93개 인양점을 물 위 크레인에 와이어로 연결’ ‘크레인 두 대로 3m 들어 올림’ ‘동거차도 쪽 수심 30m 지점까지 2.3㎞ 이동’ ‘플로팅 독 위에 올리고 크레인 철수 후 물 위로 부양’하는 과정을 밟는다.

이에 대해 외부 전문가들은 “기술적으로는 성공이 가능하다”고 의견을 모았다.

그러나 일단 선체 우측면에 구멍을 뚫어 선내 93개의 인양점을 연결하는 작업부터 걱정이 많다.

인양점 1개를 확보하는데 4명의 잠수사를 투입해 3∼4일 정도 걸린다는 계산이 나온다. 희생자 수습 때도 그랬듯이 빠른 유속과 혼탁한 시야 때문에 수중작업이 쉽지 않고, 이 과정에서 93개의 와이어가 꼬이거나 끊어지지는 않을지 우려가 나온다.

인양업체가 세월호 내부탐사를 통해 작업 설계를 해봐야 확정하겠지만 잠수부는 약 100명이 투입될 것으로 보인다.

TF는 “우리가 내놓은 방식은 다른 방식보다 위험성이 적다는 의미일 뿐, 인양업체 선정 및 작업 설계 과정에서 얼마든지 조정될 수 있다”고 밝혔다.

TF는 2차 사고 위험이 언제든지 있다는 점에서 속도보다는 안전에 중점을 두고 작업에 임할 예정이다.

해수부는 곧바로 세월호 선체인양 전담조직을 구성하고, 기술제안 요청서를 마련해 인양업체 선정에 들어간다. 국내에서는 단독으로 인양 가능한 기술력을 가진 업체가 없어 국내 업체와 해외 업체의 컨소시엄이 구성될 전망이다.

업체가 선정되면 약 석 달간 세월호 안팎 현장 조사를 통해 인양작업을 설계하게 된다.

이때 자재·장비 수급, 해상장비 고정용 블록제작, 해상작업기지 설치, 잔존유 제거작업은 병행할 수 있기에 9월부터는 현장작업에 착수한다는 게 정부 방침이다. 세월호에 구멍을 뚫고 인양점에 잠수사들이 와이어를 연결하는 등 수중 작업은 6개월 이상 소요될 전망이다.

11월 말∼1월은 잠수 활동이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에 본격적인 인양 작업을 내년 봄에 착수할 가능성도 있다.

해상크레인은 현대삼호중공업의 1만t급 ‘HYUNDAI-10000’호와 삼성중공업의 8000t급 ‘삼성 5호’가 동원되며, 와이어 연결작업이 모두 끝나고 나서 현장에 도착하게 된다. 크레인 두 대는 하루 임대료 10억원씩, 30일 정도 사용이 예상된다.

플로팅 독은 현대삼호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삼성물산 등 여러 곳에서 보유하고 있어 인양업체가 어느 회사의 플로팅독을 그대로 또는 개조해 사용할지 선택해야 한다.

TF는 평균적인 기상 상황에서 인양작업이 성공하면 12개월 동안 1000억원이 쓰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시행착오를 겪거나 기상악화로 작업 중단과 재개를 반복하는 상황이 벌어지면 6개월에 약 500억원씩 비용이 늘어나 2000억원이 넘게 들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인양업체와 계약조건 및 인력투입 규모, 장비 수급여건에 따라 전체 비용이 상당히 달라질 수 있다. 성공할 때만 돈을 주기로 하는 계약법도 있지만, 통상적으로는 작업 일수에 따라 비용을 정산하거나 단계별로 지급하는 방법이 쓰인다.

해수부는 세월호 선체인양 평균비용 1205억원과 피해자 지원 356억원, 배상·보상비용 1731억원 등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앞으로 국비·지방비 3694억원을 더 지출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발표했다.

세월호는 메리츠화재와 한국해운조합에 ‘선박보험’ 및 해운조합에 승객 1인당 최대 3억5000만원을 지급하는 '인명 관련 보험’에 가입돼 있다.

정부는 세월호 피해자 배·보상금은 물론 선체 인양도 ‘잔존물 제거’에 해당한다고 보고 해당 비용을 보험금으로 돌려받겠다는 계획이지만 보험사들이 청해진해운의 중과실을 면책 사유로 들어 지급을 거절할 가능성도 있다. afer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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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섭 기자
afer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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