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9회 4점차’도 못 막는 롯데 뒷문, 문제가 뭘까

[프로야구] ‘9회 4점차’도 못 막는 롯데 뒷문, 문제가 뭘까

기사승인 2015-04-24 13:57:55
롯데 자이언츠 제공

[쿠키뉴스=김현섭 기자] ‘9회말 2아웃부터.’

야구에서 가장 유명한 격언이지만 사실 현실성은 많이 떨어진다. 마운드의 체계적인 역할 분담 시스템이 자리잡고 있고, 팀마다 전담 마무리 투수가 있는 현대야구에선 더욱 그렇다. 따라서 프로야구에서 웬만한 수준이라도 전담 마무리 투수가 있다면, 9회 마지막 수비에서 ‘4점차 리드’가 뒤집힐 가능성은 상당히 낮다.

4점은 마무리 투수의 ‘세이브 요건(3점차까지)’도 안 된다. 그만큼 ‘안정권’으로 보는 것이다. 하지만 일주일도 안 되는 시간 동안 9회 4점차 리드를 두 번이나 못 지켜낸 팀이 있다. 바로 롯데 자이언츠다.

롯데는 지난 18일 잠실 두산 전에서 5대1로 앞선 9회말 수비에서 두 번째 투수 홍성민이 두산 타자 민병헌을 몸에 맞는 볼로 내보낸 것으로 시작으로 ‘악몽’을 경험했다. 무사 1,2루 상황에서 이어 나온 이명우가 정수빈에게 내야안타, 김현수에게 우전 적시타를 연달아 맞아 추격의 1점을 내줬고, 다음 투수 이정민이 양의지에게 우익수 희생플라이, 오재원에게 좌중간 적시타를 얻어 맞아 4대5까지 따라 잡혔다.

이정민이 오재원에 이어 나온 고영민을 헛스윙 삼진으로 잡아 롯데가 ‘쑥스러운 승리’를 거두나 했지만, 후속 타자 최주환에게 끝내기 3점 홈런을 얻어 맞았다.


23일 광주 챔피언스파크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의 경기에선 김승회(사진 왼쪽)가 ‘방화범’이 됐다.

6대2로 앞선 9회말 첫 타자는 ‘9번 타자’ 이홍구였다. 누구나 롯데의 승리를 예상했다. 하지만 이번엔 야수들이 투수를 도와주지 못했다. 이홍구는 김승회의 초구를 건드려 평범한 1루수 파울 플라이를 날렸다. 하지만 오승택이 그 공을 잡지 못했고, 이는 ‘눈물의 씨앗’이 됐다.

이홍구는 결국 중견수가 뒤로 빠트리는 2루타를 쳤다. 이 타구도 기록상으론 2루타였지만 사실 롯데 중견수 김민하의 수비가 아쉬웠다.

다 잡아놓은 선두타자를가 잡히기는커녕 득점권 플레이트를 밟자 김승회는 흔들렸다. 안타와 볼넷으로 무사만루 위기를 맞더니 브렛 필에게 라인드라이브성 만루 홈런을 내주고 말았다. 마지막 수비에서 4점차 리드를 아웃카운트 하나 잡지 못하고 다 까먹은 것이다.

양 어깨에 힘이 쭉 빠진 롯데는 결국 추가 실점까지 내주며 6대7로 졌다.

두산 전 ‘화재’는 이명우와 이정민의 합작품이었지만 롯데는 무엇보다 김승회가 흔들이고 있는 것에 속이 탄다. 롯데가 표면적으론 ‘집단 마무리’ 체제이지만 경기를 끝내기 위해 주로 나오는 건 김승회이기 때문이다.


김승회의 부진은 일차적으로는 심리적인 문제에 기인해 보인다. 안 좋았던 경험이 쌓이면서 스스로 자신감을 잃은 듯 보인다. 그러나 LG전과 삼성전에서 각각 김용의와 구자욱에게 끝내기 안타를 맞은 후 9회에만 나서면 급격하게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 15일 NC 다이노스전에는 6회말 2사에서 등판해 1이닝을 노히트로 틀어막았다는 점에서 구위의 문제론 볼 수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종운 감독이 “우리 팀 마무리는 정해진 게 아니다. 불펜진 중 컨디션이 좋은 투수를 쓰겠다”고 말한 만큼, 김승회에게 심리적 부담을 떨쳐낼 시간을 주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

당분간 9회보단 부담이 덜 가는 이닝에 투입을 하든지 스스로 정비할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해주는 것이다. 하지만 그 시간 동안 ‘대안’이 마땅하지 않다는 게 롯데의 최대 딜레마다.

정재훈과 최대성은 구위 저하로 2군에 내려가 있고, 수술 후 재활 중인 강영식과 정대현은 아직 복귀까지 시간이 더 필요하다. 현재의 선발진 중 한 명을 마무리로 돌리는 방안도 있긴 하지만, 선발과 마무리는 등판 패턴이 전혀 달라 갑작스런 전환이 더 큰 부작용을 낳을 수가 있다.

다른 곳에서 마무리를 구할 수 없다면 현재 불펜진의 기용법을 전면적으로 바꾸는 방법밖에 없다. 현재 불펜에서 가장 구위가 좋은 김성배와 심규범을 9회에 돌려가며 쓰는 방법도 생각해볼 수 있다.

아직 시즌은 길고 이제 겨우 144경기의 올 시즌에서 치른 경기 수는 ‘20’에 불과하다. 롯데가 올 시즌 선발진이 안정적이고 타선의 공력력도 활발하기 때문에 불펜만 재정비한다면 ‘완벽한 팀’이 될 수 있다. afer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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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섭 기자
afero@kmib.co.kr
김현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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