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쿡기자] 선을 넘은 ‘인파이터’ 박상도 아나운서의 ‘김준수 논란’을 보며…

[친절한 쿡기자] 선을 넘은 ‘인파이터’ 박상도 아나운서의 ‘김준수 논란’을 보며…

기사승인 2015-04-24 16:59:55

"[쿠키뉴스=김현섭 기자] 말끔한 외모의 20대 후반~30대 초반 아나운서라면 몰라도 중년의 남자 아나운서가 포털사이트 검색어 순위 상위권에 오르는 건 흔한 장면이 아닙니다. 그런데 24일 SBS 모닝와이드를 진행하고 있는 아나운서 ‘박상도(오른쪽 사진)’가 떡하니 올라와 있더군요. 무슨 일인가 싶어 클릭을 해 쭉 펼쳐지는 기사를 보는 순간 ‘후훗’하고 웃었습니다. 웃은 이유가 있습니다.

전 그가 아나운서임에도 그를 TV프로그램 진행 모습이 아닌(쉬는 토요일 아침에 눈을 뜨고 있는 경우가 별로 없기에) ‘글’로 자주 만나고 있습니다. 박 아나운서는 ‘자유칼럼그룹’이라는 전현직 언론인들의 인터넷 칼럼 서비스 사이트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우리 사회의 각종 현안을 향한 박 아나운서의 ‘문투(文套)’를 한 마디로 표현해 보자면, (적어도 제 느낌은) 매우 시원시원합니다. 애써 포장을 하지도 않고, 빙빙 돌리지도 않습니다. 그 사람에 대해 알려주는 것 중 하나가 그 사람의 글이죠. 아니라고 생각하는 건 망설임 없이 “아니다”라고 말하고, 아니라고 보는 근거를 또박또박 제시하는 ‘정면돌파’ 스타일의 사람이라는 걸 그가 쓴 글을 보면 느껴집니다.

박 아나운서는 지난달 말에 ‘아나운서인 듯, 아나운서 같은, 아나운서 아닌 그들’이라는 칼럼을 올렸습니다.

여기서 그는 일명 ‘프리랜서 방송인’은 ‘프리랜서 아나운서’라는 호칭을 써선 안 되고 엄밀히 따지면 ‘프리랜서도 아니’라고 주장합니다.

여기에 ‘종종 아나운서라는 직업을 목표가 아닌 수단으로 여기는 후배들을 보게 되는데, 이 직업을 천직으로 생각하는 필자는 이때마다 마음이 편치 않습니다’ ‘최희, 공서영 씨는 아나운서가 아닙니다. 엄밀하게 따지면 이분들은 아나운서였던 적도 없습니다’라는 등 당사자들이 보면 기분이 상할 수 있는 내용들을 거침없이 써내려 갔습니다. 물론 이렇게 보는 근거도 꼼꼼하게 제시하죠.

2012년 11월에 ‘개천에서 용이 나지 않는 이유’라는, 국내 입시제도를 꼬집은 칼럼도 기억에 남아 있습니다.

특히 “얼마 전 현대자동차 울산 공장의 직원 자녀들에게 정규직 채용 시 가산점을 준 사실이 문제가 되었습니다. 평균 연봉 9600만원의 귀족 노조다운 자식 사랑이었습니다. 사람은 쥐꼬리만한 특권이라도 대물림 하려는 욕심이 있나 봅니다. 그러니 더 높은 자리와 지위에 있는 사람은 어떻겠습니까? ‘내 돈 내가 써가면서 내 자식 스펙 만들어주는데 당신이 상관할 일은 아니잖아?’라고 말한다면 살짝 할 말이 없어지는 듯 합니다만 적어도 우리는 자랄 때 그렇게 배우지 않았다는 것을 모두 압니다”라는 부분이 떠오르네요.

이 외에도 그는 대부분의 칼럼에서 이처럼 자신의 소신을 펼치는데 눈치라는 걸 보지 않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거침없는 서술 속에서도 언론인의 글로서 품위를 놓치지 않는 박 아나운서의 글을 즐겨 읽어 왔습니다.

‘김준수 논란’을 처음 봤을 때 저도 모르게 ‘후훗’하고 웃게 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딱 박 아나운서 같은 스타일의 사람들이 하기 쉬운 실수이기 때문이죠. ‘인파이팅(돌진형)’에 익숙하다보니 자신도 모르게 선을 넘어버린 겁니다.

김준수씨(왼쪽) 입장에선 충분히 기분이 나쁠 만했고, 박 아나운서도 사과를 했더군요. 제가 봐도 불필요했고, 무례했고, 사과가 필요한 발언입니다.

하지만 박 아나운서가 (그럴 분으로 보이진 않지만) 이번 일로 그 특유의 시원시원한, 그러면서 날카로움이 진하게 깃든 ‘문투’까지 위축되진 않았으면 합니다.

이번 발언은 김준수씨와 팬들의 속만 긁어놨다는 것도 인정하지만, 박 아나운서가 지금껏 써 온 칼럼은 많은 이들의 가려운 곳을 긁어줬다는 것도 인정하기 때문입니다. 앞으로도 기대하겠습니다. afer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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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섭 기자
afero@kmib.co.kr
김현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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