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김현섭 기자] 미국의 여성 소유 최대 기업의 주인은 한국 출신인 타이 리(56)로 파악됐다고 포브스가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타이 리는 소프트웨어 판매 및 서비스를 주요 사업으로 하는 비상장회사 SHI(Software House International)의 최고경영자(CEO)를 맡고 있다.
타이 리가 SHI를 25년 전에 100만 달러(약 11억720만원)에 인수했다. 당시 직원 수가 고작 5명에 불과했던 이 회사를 타이 리는 지난해 기준으로 직원 3000명, 매출 60억 달러(약 6조6330억 원)의 거대 기업으로 일궜다. 고객사는 무려 1만7500개에 이른다.
SHI는 미국에서 여성 소유 기업 중 최대이면서 소수인종이 소유한 기업 ‘톱3’에도 속한다.
포브스는 ‘2015년 자수성가형 여성 부자’ 50인을 선정해 보도하면서 타이 리를 부각시켰다.
이 매체는 SHI의 시장 가치를 보수적으로 잡아 18억 달러로 산정하고, 60%의 지분을 가진 타이 리의 재산을 11억 달러로 매겨 14번째 자수성가한 여성 부자로 평가했다.
특히 다른 부자들은 짤막하게 소개하는 것으로 마무리했지만, 타이 리와 관련해서는 별도의 기사를 길게 실었다.
이는 일반인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SHI가 성장하는 데 타이 리의 경영 스타일이 큰 역할을 했다고 봤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타이 리는 경영자와 직원 간 차별을 두지 않으며 모든 직원을 애지중지하며 대우한다.
직접 자가용을 운전해 출근하며, 뉴저지 주 소머셋에 있는 본사 주차장에도 CEO용 주차 공간이 따로 없다.
타이 리는 포브스가 취재에 나서자 자기 이름을 빼라고 직원에게 당부했을 정도로 사회적 주목에 관심이 없다.
그녀는 기업이 성장하려면 직원을 소중하게 대우해야 한다는 신념을 지니고 있다. 회사에서 가치를 인정받는 직원이 고객에게도 온 힘을 다한다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SHI의 고객유지율은 99%에 이른다. 더 낮은 가격을 제시하는 업체가 있으면 불과 며칠 사이에 거래처를 바꾸는 IT업계에서는 불가능에 가까운 수치이다.
타이 리는 태국 방콕에서 태어났지만 대부분 어린 시절을 한국에서 보냈고, 언니와 함께 고등학교 때 미국으로 건너 왔다. 미국에서 대학을 졸업한 후 MBA 학비를 벌기 위해 한국에서 일한 사연 등도 포브스는 전했다.
포브스가 ‘유명한 경제학자’로만 소개한 그의 아버지는 1차 경제개발계획 수립을 주도하는 등 우리나라의 근대화를 이끈 이기홍 전 경제기획원 차관보로 알려졌다. 한국인 첫 유엔 직원이었던 그는 박정희 정권이 들어서자 한국으로 건너가 경제개발 과정에 깊이 관여했다.
또 타이 리의 남동생은 한국프로야구 넥센 히어로즈의 이장석 구단주이다.
포브스는 타이 리가 하버드비즈니스스쿨을 졸업한 뒤에는 P&G, 아메리칸익스프레스 등에서 일했고 1989년 남편의 지원으로 라우텍(Lautek)이라는 회사를 인수해 기업 경영에 뛰어들었다며 이후 글로벌 시장을 염두에 두고 회사 이름을 SHI로 바꿨다고 덧붙였다.
이 회사는 지난해 매출이 15% 늘었으며, 2019년에는 지난해 매출 대비 67% 증가한 100억 달러를 목표로 하고 있다.
한편 포브스의 자수성가형 여성 부자 1위는 혈액테스트 업체인 테라노스의 CEO인 엘리자베스 홈즈(45억 달러)가 차지했다. afero@kmib.co.kr 페이스북 fb.com/hyeonseob.kim.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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