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확산] 계속되는 박근혜 미국行 논란…‘난국’에 해외방문 연기한 전(前) 대통령 사례 보니

[메르스 확산] 계속되는 박근혜 미국行 논란…‘난국’에 해외방문 연기한 전(前) 대통령 사례 보니

기사승인 2015-06-09 13:39:55
ⓒAFPBBNews = News1

"[쿠키뉴스=김현섭 기자] 9일 이어진 황교안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에서도 박근혜 대통령의 ‘방미(訪美)’ 논란에 대한 질문이 이어졌다.

황 후보자는 ‘(메르스 확산 사태에도 강행하려 하는) 대통령 방미에 대한 입장이 무엇이냐’는 새정치민주연합 김광진 의원의 질문에 “지금으로서는 현장 상황을 더 검토하면서 대책을 생각하는 게 좋겠다”면서 “다만 미국에 중요한 일정이 많이 잡혔기 때문에 그 부분을 어떻게 할지 더 고민해야 한다”고 모호한 답변을 내놨다.

황 후보자는 연기해야 하느냐는 거듭된 질문에 “꼭 그렇게 단정적으로 말할 수는 없다”고 언급을 삼갔다.

박 대통령은 연기해야 한다는 정치권과 국민들의 요구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예정대로 오는 14일 미국 방문길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 안전·생명과 직결되는 긴박한 상황이긴 하지만 미국 방문이 갖는 중요성과 외교적 관례 등을 감안했을 때 연기는 적절치 않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사회적 ‘난국’에 부딪혔을 때 미국 방문을 연기했던 전임 대통령 사례는 있다.

지난 1990년 5월에 당시 노태우 대통령은 같은 달 24일부터 다음 달 4일까지 예정됐던 일본·미국·캐나다·멕시코 등 4개국 순방 계획을 변경, 일단 일본만 방문하기로 하고 미국·캐나다·멕시코는 연기했다.


특히 3개국 중 미국은 내용적으로 중대한 일정이었다. 부시 미국 대통령과 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 간의 정상회담 기간과 겹쳐 남북한 관계나 한·소 관계 개선 등에 대한 우리 측의 입장을 강하게 알리려는 계획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당시 우리나라는 ‘골리앗 크레인 점거 농성’으로 기억되는 현대중공업의 극심한 노사분규가 벌어졌고, 연기 결정 약 한 달 전인 4월 12일에는 KBS 사내에 경찰병력이 투입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노태우 정부가 노조에 우호적이던 서영훈 사장을 내쫓고 5공 청와대 대변인 출신 서울신문 서기원 사장을 신임 사장으로 임명했고, 이에 출근 저지 투쟁 등 반발이 커지자 사측이 병력 투입을 요청한 것이다.

이처럼 경제·사회적 혼란이 극심해지자 노 대통령은 4개국 순방 상대국들과 교섭이 진행되고 구체적 시간표까지 나온 상황에서 일정 재검토에 이르게 됐다. 당시 민자당 김영삼·김종필 두 최고위원이 “국난의 시기에 대통령이 장기간 외국에 나갈 수 없다”고 주장한 것도 연기 결정에 크게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은 아니지만 1997년 1월 말 당시 김영삼 대통령도 그 해 3월 1일부터 14일까지로 예정된 헝가리·폴란드·터키·이탈리아 등 유럽 4개국 순방을 연기했다.

당시 윤여준 청와대 대변인은 “‘국내 사정’ 등을 감안할 때 시기적으로 적절치 않다고 김 대통령이 판단했다”고 말했다.

여기서 윤 대변인이 말한 ‘국내 사정’은 건국 이래 최대 금융스캔들로 불리는 ‘한보 사태’이다. 경제 사정이 어려운 때에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한보 쇼크까지 얻어맞자 고심 끝에 외교 관례를 깨고 연기를 결정한 것이다.

다음 해에 김대중 대통령 당선자도 미국방문 계획을 연기했지만 이건 성격이 다소 다르다.

민주노총이 총파업을 결의하는 등 국내 상황이 혼란스럽다는 우리 측 사정도 있었지만, 이라크 사태 악화로 미국 측도 연기를 원했다. 양국의 사정이 맞아떨어졌던 것이다.

한편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9일 춘추관 브리핑에서 방미 일정 변경과 관련해 “특별한 말씀을 전해드릴 게 없다”고 밝혔다. afero@kmib.co.kr 페이스북 fb.com/hyeonseob.kim.56


[쿠키영상] 정글 야생 동물이 거울 속 자신을 본다면?…사랑에 빠지거나 공격하거나 무심하거나 '개성대로'

[쿠키영상] 10대들에게 권총까지 겨눈 美경찰

[쿠키영상] '주행 중 셀카 찍으면 이렇게 됩니다'...온몸으로 노래 부르던 네 남녀, 결국!"
김현섭 기자
afero@kmib.co.kr
김현섭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