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메르스’ 공포 야기 141번 환자, 이기주의일까 피해자일까

‘제주도 메르스’ 공포 야기 141번 환자, 이기주의일까 피해자일까

기사승인 2015-06-19 11:06:55

"[쿠키뉴스=김현섭 기자]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기 며칠 전 가족들과 제주도 여행을 다녀 온 사실이 밝혀진 141번 환자(42)와 관련해 인터넷이 시끌벅적하다.

제주도가 인천, 광주 등과 함께 ‘메르스 청정지역’이었다는 점, 사람들이 제주도를 많이 찾게 되는 여름휴가 시즌을 앞두고 있다는 점, 그가 메르스 여부 검사를 받을 때 “내가 메르스에 걸렸다면 다 퍼뜨리고 다니겠다”고 소란을 피우고 실제로 병원을 탈출했다는 점 등이 맞물리면서 대중 관심의 중심부에 들어와 버렸다.

그가 메르스 감염 가능성을 인식한 후에도 병원을 의도적으로 벗어난 건 분명한 잘못이다. 그에 대해 어떤 시선을 보내느냐는 개인에 따라 다를 수 밖에 없다.

일단 141번 환자가 가족들과 제주도 여행을 간 건 그가 메르스 검사를 받기 전이다.

강남구보건소에 따르면 그는 지난달 27일에 아버지의 정기검진을 위해 삼성서울병원을 방문했고, 이때 응급실 화장실을 이용하다가 감염된 것으로 보인다.


그가 제주도 여행을 할 때 메르스일 수 있다고 느낄 정도의 분명한 증상은 나오지 않았다. 몸이 안 좋아 차 안에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았다고 말했지만, 이 정도로 일반인에게 바로 메르스 가능성을 인식해야 한다고 요구하는 건 무리다.

다만 이때는 국내에 메르스 첫 환자가 발생한 5월 말 이후 약 일주일이 지났고, 삼성서울병원 의사와 관련한 박원순 서울시장의 심야(4일) 기자회견이 열린 지 하루가 지났을 때다.

141번 환자는 9일 직장에서 퇴근한 후 오후 4시쯤 발열과 기침 증세를 보여 11일까지 출근하지 않고 집에서 휴식을 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12일에 강남구보건소에 연락했다. 하지만 141번 환자는 보건소에서 출동시킨 구급차와 간호사가 집에 오는 15~20분 사이 택시를 타고 강남세브란스병원으로 가 1차 검사 결과 양성판정을 받았다. 여기서 검사 결과가 나오기 전 “퍼뜨리고 다니겠다”며 소란을 피우고 병원을 탈출하는 등 물의를 빚은 것이다. 이후 그는 13일 국립보건연구원에서 2차 검사결과 최종 확진 판정을 받았다.


여론은 양분되고 있다.

네이버 아이디 ‘shar****’는 “141번 환자는 이기주의 초절정”이라면서 “50만 제주도민은 무슨 죄냐”고 말했다. 아이디 ‘sall****’는 “제주도는 경제적으로 타격을 입었다”면서 “방송이 나가자마자 시장이나 마트, 식당에 손님이 뚝 끊겼다는 것이 한눈에 보일 정도”라고 전했다.

그가 5~8일 나흘간 제주도를 관광했을 당시 아직 삼성서울병원 부분 폐쇄 이야기가 나오지 않았고, 자가 격리 상태도 아니었다는 점 등을 들어 그를 두둔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았다.

네이버 아이디 ‘fant****’는 “자신이 메르스에 걸렸다는 걸 모른 채 제주도에 간 것인데 왜 비난하느냐”면서 “정부나 서울삼성병원이 투명하게 발표하기 전이니 이 사람도 피해자”라고 주장했다.

또다른 아이디 ‘pkfa****’도 “141번 환자가 자가격리 중에 난동을 부리고 제주도로 여행간 것으로 많은 분이 오해하는 듯 하다”면서 “우리가 알아야 하는 사실은 병원 공개와 격리가 늦어서 메르스 환자가 제주도로 갔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afero@kmib.co.kr 페이스북 fb.com/hyeonseob.kim.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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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섭 기자
afero@kmib.co.kr
김현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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