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이혜리 기자] 국회의 24일 정치분야 대정부질문에서는 여야 의원들이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와 관련한 국민안전처의 역할 부재를 한목소리로 비판한 가운데 박인용 안전처 장관의 ‘고압적’인 답변 태도가 도마에 올랐다.
이날 대정부질문에서 새정치연합 추미애 의원은 “재난안전 총괄 임무를 가진 안전처가 감염병이 돌아도 방관만 했다는 건 허수아비 안전처임을 보여준 것”이라며 “메르스는 한국형 무능병”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새누리당 김동완 의원도 “메르스 초동대처에서 문제가 많았는데 국민안전처 발족 8개월째인데 존재감이 보이지 않았다”며 “메르스와 같은 사회적 재난에 대해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박인용 안전처 장관은 “저는 의원님과 생각이 다르다. 안전처는 감염병을 포함해 사회 재난을 전문적으로 할 수 있는 사람이 없는데 그런 상황에서 1차 대처를 하면 더 큰 혼란이 일어난다”며 “갑자기 복지부에서 지휘하던 질병관리본부를 아무 지식이 없는 안전처 장관이 한다고 잘 될 것 같나”라고 반박했다.
김 의원이 “복지부 장관이 질병관리본부를 관리하는 것을 (안전처) 종합상황실에 와서 해야 한다”고 지적한 데 대해선 “아니 여기 다 오면 그쪽에서 일을 어떻게 하나. 아무 것도 없는 공간에 와서…”라고 맞받았다.
'초동대응의 문제점을 검토해 현행 재난관리체계를 바꿔야 한다'는 지적에도 "저는 제가 두려워하는 것은 안전처가 보이냐, 안보이냐가 중요한 게 아니고 제가 안전처 장관으로서 해야 할 일을 빠뜨린 게 없는지 그것이다"라고 답변했다.
또한 박 장관은 새정치연합 진선미 의원이 “안전처가 재난 컨트롤타워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나”라고 묻자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맞받아쳤고, 진 의원이 “세월호 사건의 초동대처 미흡과 컨트롤타워 부재의 대안으로 만들어진 안전처가 역할을 제대로 못 했다”고 비판하자, “어떤 점에서 그런가요”라고 되묻기도 했다.
박 장관은 이어 “저희가 현재 처한 입장에서 저희는 조치할 걸 다 했다. 물론 부족한 점은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진 의원이 “제대로 했다고 하는데 부족하다는 말이 어떻게 성립하자”고 따지자, “세상에 100% 만족하는 사람은 없다고 생각한다”고 받아쳐 의원들로부터 고성과 야유가 쏟아졌다. 진 의원은 “장관 답변에 현 정부의 문제가 고스란히 드러난다고 생각한다”고 꼬집었다.
정의화 국회의장은 “안전처 장관에게 한 말씀 드리겠다”고 나섰다. 정 의장은 “오늘 의원들의 질문에 제가 보기엔 조금 공격적인 답변을 한다”며 “답변 태도가 국무위원으로 적절치 않다. 국민에 대한 답변으로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안전처 장관이라면 법적 책임을 떠나 정부 책임자로서 더 겸손하게 국민에 송구한 자세를 갖는 게 올바르다. 앞으로 가능하면 고압적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게 표현해달라”고 주문했다.
정 의장은 본회의 산회를 선언하기 직전에 또 다시 “여기서의 답변은 개인 국회의원에 대한 답변이라 생각하지 말고 국민에 대한 답변이라고 생각하고 임해달라”고 재차 지적했다. hy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