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중산층… “26억은 있어야 안정적”이라 생각

대한민국 중산층… “26억은 있어야 안정적”이라 생각

기사승인 2015-06-28 15:39:55
"아시아 주요 국가 중 삶의 만족도 제일 낮아
한국 중산층, “42억 있으면 바로 은퇴한다”

[쿠키뉴스=김진환 기자] 대한민국에서 스스로를 중산층이라 자처하는 사람들이 꿈꾸는 은퇴 생활 수준은 실제 수입이나 재산 규모에 비해 턱없이 높으며, 자신이 재정적으로 안정권에 들어왔다고 생각하는 비중이 다른 나라에 비해 현저히 낮은 것으로 드러났다.

AIA그룹이 지난 2월 26일부터 3월 18일까지 약 한 달간, 시장조사기관인 ‘입소스(Ipsos)’를 통해 한국, 중국(중국 4대 도시 포함, 소득수준 중상위권 주요 도시만 선별)과 홍콩, 대만에서 스스로 중산층이라고 생각하는 25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온라인 및 대면 설문 조사를 진행했다.

설문 결과, 한국 중산층 답변자의 77%가 편안한 노후 생활을 보내기 위해 필요한 자금을 모으지 못할까 염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25%), 홍콩 (49%), 대만 (51%)과 확연히 높은 수치를 나타냈다.


한국 중산층의 걱정은 재정적으로 풍요로운 은퇴를 위한 기준조건과 현실 사이에서의 괴리감이 크기 때문인 것으로 조사됐다. 설문에 참여한 한국 중산층의 ‘은퇴를 고려할 수 있는 재정적 희망 금액’은 42억원으로, 설문에 응한 응답자의 월평균 가계소득이 710만원임을 감안할 때 연소득의 50배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총 자산 규모가 이 정도면 재정적으로 안정됐다’고 생각하는 기준은 평균 26억5000만원, ‘총 자산이 이 정도면 부유하다’고 여기는 평균이 23억2000만원인 것으로 드러나 ‘안정적인 삶’과 ‘부유한 삶’이 동일시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그러나 현실과의 차이는 컸다. 대한민국의 자칭 중산층이 보유한 유동자산, 장기자산 및 고정자산 규모(부동산 제외)는 평균 3억300만원에 머무르고 있고, 은퇴를 위한 월 평균 저축 및 투자 금액이 65만3000원밖에 이르지 않아 조사대상 4개국 중 은퇴 대비 저축금액이 가장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건강·편안 노후가 중요 목표… 삶의 만족도는 낮아

한국의 중산층은 삶의 가장 중요한 목표에 대한 복수 응답 가능 질문에 대해 65%가 ‘건강’을 꼽았다. ‘편안한 노후생활(50%)’과 ‘행복한 결혼생활(40%)’이 뒤를 이었다.

이러한 삶의 목표를 달성하기 힘들게 만드는 요인으로는 ‘자금 부족(54%)’, ‘너무 바쁘거나 시간 부족(36%)’으로 조사됐다.

한국 중산층은 다른 나라에 비해 삶의 만족도가 낮았다. 삶에 만족하는 한국 중산층은 72%로, 동북아시아 조사 대상 평균인 79%에 비해서는 낮은 수치였다. 중국 본토는 85%, 대만은 79%, 홍콩은 75%를 기록했다. ‘자신이 성공했다고 생각하는지’ 여부를 묻는 질문에서도 한국 조사 대상은 38%만 ‘그렇다’고 대답해, 중국 중산층에 비해 12~13% 정도 낮았다.


재정적 안정에 대한 불안감 가장↑… ‘운’도 필요해

AIA 그룹의 설문 조사 결과, 한국 중산층이 재정적 안정에 대한 불안감이 가장 높았다.

한국 중산층의 55% 만이 자신이 재정적으로 안정돼 있다고 답해, 중국(76%), 홍콩(70%), 대만(67%)보다 낮았다.

또 재정적 안정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운이 따라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 중산층 42%는 재정적 안정 확보를 위해 ‘운이 중요하게 작용한다’고 답했으며, 절반에 가까운 47%도 ‘운이 일부 영향을 미친다’고 답했다.


중산층 줄고, 자녀 세대 더 힘들어질 것

한국 중산층 대부분은 향후 중산층 규모가 축소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향후 10년 간 중산층의 규모 변화에 대한 예상을 묻는 질문에 한국 중산층 71%가 ‘규모가 줄어들 것’이라고 응답했다. 중국 본토의 경우 18%에 불과했고, 홍콩과 대만은 각각 50%와 61%를 차지했다.

중산층 규모에 대한 비관적 전망은 자녀들의 삶에 대한 걱정으로도 이어졌다. 한국 중산층은 자신들의 삶보다 자녀들의 삶이 더 힘들 것(68%)이라고 내다봤다. 그 이유로는 ‘취업 기회 부족’, ‘높은 생활비’, ‘거주 및 생활환경’을 꼽았다.



부양에 대한 기대↓, 자녀 교육에 대한 기대↑


한국의 중산층 절반에 약간 못 미치는 47%만이 자녀가 은퇴한 부모에 대해 경제적 지원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중국 본토 중산층의 83%가 은퇴한 부모를 자녀가 모셔야 한다고 생각했으며, 홍콩과 대만 중산층은 각각 81%와 73%가 자녀가 은퇴한 부모에 대한 경제적 지원을 책임져야 한다고 답했다.

또 현재 부모 또는 배우자의 부모를 지원하고 있다고 응답한 한국의 중산층은 43%에 그쳐, 다른 조사 대상 지역(56~77%)과 상당한 차이를 보였다. 한국 중산층이 부모에게 지원하는 금액도 월 평균 35만8000원으로 가운데 가장 낮은 수치였다. 홍콩 중산층은 이 금액의 2배 이상에 달하는 789달러를 매월 부모에게 쓰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 중산층은 자녀의 교육을 위한 투자는 다른 지역 대상들과 유사하게 일찍 시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중산층은 월 40만6892원을 자녀 교육에 저축하고 있으며, 아이가 유치원생이거나 그 이전부터 자녀 교육비를 저축하려는 비율이 70%에 달했다. 응답자의 23%는 자녀가 태어나기도 전에 교육을 위해 저축한다고 답해, 홍콩(31%)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다. goldenbat@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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