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김현섭 기자] 진원지인 홍콩에서 올해에만 563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홍콩독감’이 우리나라에서도 대유행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문가의 지적이 나왔다. 특히 홍콩독감은 ‘공기 중 전염’이 되기 때문에 그 심각성이 더 큰 것으로 보인다.

설대우 중앙대 약학과 교수는 CBS 라디오 ‘박재홍의 뉴스쇼’에 출연해 홍콩독감에 대해 “H3N2라고 하는 독감 바이러스”라며 “1968년에 최초로 홍콩에서 유행한 적이 있으며, 세계적으로 약 100만명 정도 사망자를 낸 잘 알려져 있는 바이러스”라고 설명했다.

설 교수는 “호흡기를 통해서 감염이 되고 공기를 통해 확산이 되기 때문에 확산속도도 상당히 빠르다. 현재 홍콩에서 정확히 치사율이 얼마인지는 확인이 안 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설 교수에 따르면 홍콩독감은 기본적으로 감기이지만, 독감이기 때문에 상당한 수준의 중증을 유발한다.

그는 국내 유행 가능성과 관련해 “지구 북반구에서는 보통 가을인 10월에서 다음 해 봄인 4월까지 독감이 유행하게 된다. 따라서 우리나라 또는 북반구에서는 독감 유행이 지났을 거라고 생각하지 않겠나. 그런데 지금 예외적으로 좀 더 유행기간이 길어지고 있는 상태라고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설 교수는 “(유행 시기가 지났기 때문에 홍콩독감이 국내에 유행하지 않을 거라는 분석은) 오판의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볼 수 있다. 2009년에 유행했던 신종플루는 그해 4월에 미국에서 처음으로 발병을 했다. 그러면서 두 달 후인 6월에 전 세계로 확산이 되면서 WHO가 판데믹(대유행)을 선언했다”며 “우리나라도 그때 엄청나게 피해를 보지 않았나. 우리나라도 4월에서 7월까지 신종플루가 유행했는데도 지금 정부당국이 너무 상황을 안일하게 보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설 교수는 “홍콩독감은 공기 중 전파가 되기 때문에 전파력만 따지고 보면 메르스의 수천배 이상이 될 것”이라며 “독감바이러스에 의한 치사율은 통상 0.1~1% 정도이다. 하지만 워낙 공기를 통해서 엄청나게 확산이 되다 보니까 감염된 사람이 많아서 사망환자도 굉장히 많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나라에 홍콩독감이 유입될 경우 상당히 심각해질 수 있는 원인으로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을 들었다.

설 교수는 “홍콩독감에 감염이 됐는데도 메르스로 오인할 가능성이 있다면 홍콩독감 환자들이 병원을 찾게 돼 공기로 전파가 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즉 병원에 홍콩독감을 퍼뜨릴 가능성이 있는 것”이라며 “이처럼 메르스와 홍콩독감이 혼재하게 되면서 상당히 진정국면 자체를 어렵게 할 수 있다. 정부 당국이 좀 더 신경을 써야 하지만 지금 얘기 나오는 것을 보면 상당히 안이하다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설 교수에 따르면 메르스와 홍콩독감은 초기증상이 상당히 유사하다.

설 교수는 “메르스와는 달리 보통 독감 바이러스들은 어린이, 유아 그리고 나이가 드신 고령자들에게 감염이 잘 되고 합병증도 잘 유발시킨다. 다만 치료제와 백신이 있다는 것도 메르스와 다른 점”이라며 “통상적으로는 유행기간이 끝났음에도 불구하고 홍콩에서도 이미 지금 유행을 계속하고 있는 거 아닌가. 홍콩과 한국 간에 일주일에 7만 명 정도의 유입인구가 있고, 한 달이면 거의 30만 명 정도가 오가기 때문에 우리나라에 유입이 될 가능성이 굉장히 많다. 공항을 통한 검역을 철저히 해서 기본적으로 환자를 빨리 발견하고 격리조치하는 게 필요하다”고 재차 강조했다. afero@kmib.co.kr 페이스북 fb.com/hyeonseob.kim.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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