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김현섭 기자] 제자에게 ‘인분’을 먹이는 등 믿기 힘든 가혹행위를 자행한 경기도 K대학 교수 장모(52)씨 등 사건의 가해자들이 피해 학생이 경찰에 신고를 하자 ‘3대 로펌’을 운운하며 협박을 계속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이 사건의 피해자 A씨는 15일 라디오 ‘한수진의 SBS 전망대’에 출연해 “(신고 후) 경찰서에서는 울고 불고 난리를 쳤다. 집에 계속 찾아와서 합의를 해 달라며 죄송하다고 했다”며 “처음에는 믿을 뻔 했다. 그런데 ‘3대 로펌’ (선임) 했으니까 생각 좀 해보라고 했다. 그게 할 얘기인가”라며 울분을 터뜨렸다.

그는 “차라리 안 오면 말을 안 하겠다. 겉으로는 죄송하다고 하면서 사람을 완전히 농락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A씨는 장씨에 대해 “화나면 못 참는 성격이다. 요즘 이슈가 된 ‘분노조절장애’ 같은 것”이라며 “이 분 앞에서 울고 갔던 교수님도 한 두 분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A씨는 “야구방망이로 때리고, 슬리퍼로 따귀 때리는 건 밥 먹듯 이뤄진 일상”이라며 “인분은 처음 먹을 때 (같이 일하던 학생들의 것을) 페트병으로 주면서 포도주라고 생각하고 먹으라고 했다”고 말했다. 또 “봉지를 씌우고 안에 호신용 스프레이를 다섯 방에서 일곱 방 정도 쏘면 숨을 못 쉰다. 완전히 지옥”이라며 괴로워 했다.

그는 성인임에도 저항을 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24시간을 거기(장씨가 운영하는 학회 사무실)에 붙어 있었다. 쓰레기 버릴 때 한 10분을 제외하곤 대문 밖을 못 나갔다”며 “전화도 걔네들(장씨 등 가해자들)이 관리했다. 부모님한테 전화가 오면 스피커폰에 녹음까지 시켰다”고 밝혔다.

A씨는 “무엇보다 저한테 금액 공증 각서를 해서 1억3000만원을 걸어버렸다”며 “가족이 빚을 갚기 위해서라도 집이라도 내놓지 않겠느냐며 협박을 해서 도망갈 수가 없었다. 그런 얘길 하니까 저는 죽어도 거기서 죽어야 한다는 생각 밖에 가질 수 없었다”고 털어놨다.

경기 성남중원경찰서는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장씨를 구속했다고 14일 밝혔다. 또 가혹행위에 가담한 장씨의 제자 B씨(24)씨 등 2명을 같은 혐의로 구속하고, C씨(26·여)를 불구속 입건했다.

장씨는 A씨를 때리고 인분을 먹이는 등 자신이 가혹행위를 한 것 외에도 외출 중일 땐 카카오톡 단체방에 “오늘은 따귀 ○○대”라는 식으로 B씨 등에게 A씨에 대한 폭행을 사주했고, 폭행 장면을 아프리카TV 인터넷 방송을 통해 휴대전화로 실시간 확인까지 하는 등 ‘엽기 행각’을 이어갔다.

영상디자인 분야 권위자로 알려진 장씨는 A씨가 신고하지 못하게 하려고 “너의 실수로 회사에 금전적 손해가 발생했다”며 20여차례에 걸쳐 1억원이 넘는 채무이행각서를 쓰게한 뒤 변호사를 통해 공증까지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올해 5월 관련 첩보를 입수하고 내사에 착수, A씨 휴대전화 등에 남아 있는 증거 자료를 확보해 A씨 등의 범행 일체를 자백받았다.

경찰에서 장씨는 처음엔 범행을 부인하다가 증거가 제시되자 “잘못했다. 선처를 바란다“며 법원에 1억여원을 공탁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장씨는 A씨에게 최저임금에도 못 미치는 30만원 정도의 월급을 지급해 왔고, 이 마저도 최근엔 주지 않았다”며 “임금을 착취하고 야간에는 잠을 재우지 않고 가혹행위를 일삼는 등 그야말로 현대판 노예처럼 부려왔다”고 말했다. afero@kmib.co.kr 페이스북 fb.com/hyeonseob.kim.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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