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김민석 기자] “기사가 나오니까 주민들과 이통사 모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협조하고 있어요. 기자님 덕분입니다.”
17일 경기도 부천에 있는 소사주공1단지아파트 주민 대표 김혜은(가명)씨가 전화를 걸어왔다. 지난 15일 기사 [부천 한 아파트 8개월 째 ‘불통 사태’ 논란]에 대한 피드백이다.
취재 결과 이 아파트 14개 동(1210세대)에 달하는 주민들은 무려 8개월째 집에만 들어오면 전화가 먹통이 되는 불편을 겪고 있다. 그런데 이통사들은 ‘주민들의 반발로 중계기를 떼서 생긴 문제니 해결을 해줄 수가 없다’는 입장을 밝히며 문제를 방치하고 있었다.
SK텔레콤을 이용하는 이수연(가명)씨가 제보하면서 취재에 들어갔다. 이씨는 “지난 3월 이사 왔는데 집에만 들어오면 통화가 불통이고 베란다에 나가야 겨우 신호가 잡힌다”고 불편을 호소했다.
아파트를 찾아가 주민 대표 김씨로부터 자초지종을 들었다. 설명을 들어본 결과 한 이통사만의 문제가 아니었다.
김씨에 따르면 지난해 중순쯤 당시 주민대표가 의견수렴 과정 없이 중계기 계약을 연장했고, 이것을 알게 된 일부 주민들이 전자파 문제를 내세워 강하게 반발했다. 이 일로 다수 주민들이 동요했고 당시 대표는 사임했다. 이통 3사는 주민 대표단의 요구로 계약 기간이 만료되는 지난해 10월 중계기를 모두 철거했다.
이후 8개월 동안 주민들은 집에서 전화가 먹통인 상태로 지냈다. 중계기를 재설치하자는 여론이 일었지만 일부 주민들은 ‘절대 머리 위에 설치할 수 없다’고 크게 반대했다. 기사가 나가기 전까지 문제가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 상태였다고 한다.
김씨는 “이 사태를 자세히 다룬 기사가 나가면서 주민들도 스스로 해결해야하는 문제라는 걸 알게 됐다”며 “SK텔레콤에서 직원이 찾아와 아파트를 둘러본 후 ‘옥상이 아닌 곳에 중계기를 설치하는 방안을 찾고 있다’고 하고 LG유플러스에서도 만나자고 제의해왔다”고 전했다.
김씨는 “8월 초쯤 ‘중계기 재설치에 대한 찬·반 투표’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알렸다. 다만 전자파가 암과 백혈병을 유발한다고 주장하는 주민이 있어 아울러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씨는 “기사를 통해 과거에 있었던 일과 이파트가 돌아가는 상황을 알게 됐다”며 “젊은 엄마들을 중심으로는 문제가 어떻게 해결되는지 지켜보자는 분위기다”고 말했다.
갈등이 생겼을 때 각자의 이익을 내세우면 결국엔 모두 손해를 입는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건이 아닌가 싶다. 수천명이 겪고 있을 전화 먹통 사태가 하루 빨리 해결될 수 있길 바란다. ideae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