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약 사이다’ 할머니 “내가 했다면 드링크병을 집 근처에 버리겠나”…진실공방 예고

‘농약 사이다’ 할머니 “내가 했다면 드링크병을 집 근처에 버리겠나”…진실공방 예고

기사승인 2015-07-20 12:02:55
YTN 화면 캡처

"[쿠키뉴스=김현섭 기자] 경북 상주에서 발생한 ‘농약 사이다’ 사건의 피의자 박모(82·여)씨가 영장실질심사를 앞두고도 여전히 혐의를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향후 격렬한 진실공방이 예고되는 대목이다.

박씨의 사위는 20일 연합뉴스와 한 전화 통화에서 박씨 집에서 살충제가 남은 드링크제와 살충제 원액병이 나온 것에 대해 “장모님에게 ‘혹시 순간적으로 잘못 판단해 농약을 탄 것이라면 사실대로 말씀드리라’고 했지만 강하게 부인했다”며 ‘악의적 누명’ 가능성을 주장했다.

그는 “장모님이 가족, 변호사, 경찰관이 있는 자리에서 ‘살충제 병을 본 적도 없다. 어느 놈이 가져다 놓았는지 몰라도 그놈을 잡아야 하는 것 아니냐’라고 말했다”며 “쌀 농사를 안 지은 지 20년이 넘었는데 이런 살충제 병이 집에서 나온 것 자체를 이해하지 못하겠다”고 지적했다.

집에서 살충제가 남은 드링크제와 유효기간이 같은 드링크제가 여러병 발견된과 관련해 “작은 면(面)에서 마트에 물량이 들어오면 소비하는 시간이 상당히 길어 지역에 드링크제병은 대부분 유통기한이 같지 않겠느냐”며 “집 안팎에 버려둔 병을 누군가가 가져가 범행에 활용할 수도 있고, 마을 다른 집에도 뒤져보면 유효기간이 같은 드링크제병이 나올 수 있다”고 해명했다.

경찰은 사건 당일 박씨가 입은 옷과 전동스쿠터 손잡이에서 살충제 성분이 검출된 점을 중요한 증거로 여기고 있다.

이에 대해 박씨 사위는 “사이다를 마시고서 입에서 거품이 나온 할머니를 닦아줘 묻었을 뿐”이라며 “다만 사이다를 마시고 누워 있던 한 할머니가 일어서서 마을회관 밖으로 나간 게 먼저인지, 누워있는 분이 거품을 뱉고 있어 닦아준 것이 먼저인지는 제대로 기억하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사건발생 당일에 가족이 소식을 뒤늦게 듣고 전화했을 때도 ‘할머니들이 사이다를 먹고 체해서 병원에 갔는데 괜찮으니 금방 올 것’이라고 하는 등 장모님이 사이다에 살충제가 들어간 사실을 몰랐다”며 “시간대 진술이 조금 다르다고 어떻게 이런 사람을 범인으로 몰 수 있느냐”고 강하게 반발했다.

박씨 변호인으로 선임된 정연구 변호사도 그동안 “박씨는 ‘내가 정말 범죄를 저질렀다면 증거가 될 드링크제병을 아무도 모르는 곳에 버리든지 묻었어야 정상이 아니냐’라고 얘기했다”며 “경찰은 아직 명확한 증거를 제시하지 못하는 것이 아니냐”고 주장했다.

경찰은 박씨를 체포할 당시 박씨의 집 주변 수색에서 뚜껑이 없는 드링크제병이 발견된 점을 유력한 증거로 봤다.

박씨가 거짓말탐지기 검증을 거부한 것과 관련해 경찰은 결정적인 증거라고 볼 수는 없으나 정황 증거 중 하나라고 여긴다. 그러나 박씨는 거짓말탐지기를 잘 이해하지 못했고, 조사를 위해 대구까지 가야 하는 점이 건강상 부담이 된다며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경찰은 증거를 충분히 확보해 구속영장을 신청한 만큼 구속에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지금까지 발표한 것 외에 다른 증거, 정황 등을 밝힐 단계는 아니다”며 “범행 동기가 아직 드러나지 않아 주민 대상으로 탐문수사를 계속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afero@kmib.co.kr 페이스북 fb.com/hyeonseob.kim.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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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섭 기자
afero@kmib.co.kr
김현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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