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김현섭 기자] 이제 정의윤(사진)도 떠났다. 10년 전, LG 트윈스의 미래로 기대를 모았던 2명의 ‘어린 거포’가 이제 모두 LG 유니폼을 벗게 된 것이다.
LG는 24일 정의윤과 함께 투수 신재웅(33), 신동훈(21)을 SK 와이번스에 내주고 투수 진해수(29)와 여건욱(28), 외야수 임훈(30)을 받는 3대3 트레이드에 합의했다.
LG에게 2005년은 ‘황금 드래프트’의 해였다.
LG는 이 해 신인드래프트 1차에서 성남고 4번 타자 박병호를 지명했다. 박병호는 성남고 3학년이던 2004년 5월 12일 열린 대통령배 고교야구에서 2경기에 걸쳐 고교 최초의 4연타석 홈런을 날리며 일찌감치 프로 구단들의 이목을 집중시킨 ‘초고교급’ 타자였다.
LG는 박병호에게 계약금 3억3000만원을 안기며 팀의 토종 거포로 우뚝 서주길 기대했다.
LG의 이런 박병호 지명은 어느 정도 예상된 바였다. ‘반전’은 2차에서 나왔다.
당시 부산고에는 박병호에 버금가는 4번 타자 정의윤이 있었다. 정인교 전 롯데 자이언츠 코치의 아들이기도 한 정의윤은 1학년 때부터 주전을 꿰찰 정도의 실력에 잘 생긴 외모까지 갖춰 부산 야구팬들의 관심을 한몸에 받았다.
그런데 롯데는 팬들의 기대와는 다른 선택을 했다. 1차에서 잠수함 투수 이왕기를 지명했고, 2차 1순위로 용마고 에이스 조정훈을 선태한 것이다. 2순위를 가진 두산이 ‘예상대로’ 투수 서동환을 선택하자 3순위 LG는 정의윤을 덥썩 지명했다.
1차 지명에서 박병호를 뽑았기 때문에 LG가 2차에서는 투수를 선택하지 않은 건 의외였다. LG는 정의윤에게 박병호만큼은 아니지만 역시 고졸 신인으로서는 거액인 2억3000만원의 계약금을 안겼다.
이렇게 해서 LG는 대한민국 야구 명문인 서울 성남고와 부산 부산고의 4번 타자를 모두 안게 되는 ‘잭팟’을 터뜨렸다. 계약금 액수만 봐도 LG가 당시 이 두 선수에게 건 기대가 어느 정도였는지 알 수 있다.
하지만 박병호와 정의윤은 팀의 확실한 핵심으로 떠오르지 못했다.
2011년 시즌 도중 넥센으로 트레이드 된 후 성공시대를 열어제낀 박병호는 2005년부터 2010년까지 LG에서는 80경기 이상 출전한 해가 없었다. 홈런 9개를 친 2009년에 유일하게 타율 2할을 넘었을 정도로 프로에 적응하지 못했다.
정의윤은 루키 시즌인 2005년에 106경기에 출전해 타율 0.242, 8홈런, 76안타, 42타점을 기록했다. 고졸 루키의 성적 치고는 인상적이었다.
하지만 LG에 있었던 10년 동안 타율 3할이나, 50타점을 넘긴 시즌이 한 번도 없었다. 팬들에겐 될 듯 될 듯 하면서도 늘 뭔가 아쉬운 존재였다. ‘만년 유망주’라는 별명이 이를 말해준다.
LG가 그린, 박병호와 정의윤이라는 ‘대어’가 선봉에 서는 ‘봄날’의 꿈은 10년에 걸친 일장춘몽(一場春夢)으로 완전히 막을 내렸다. afero@kmib.co.kr 페이스북 fb.com/hyeonseob.kim.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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