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김현섭 기자] 또 한 번의 ‘갑질 파문’일까, ‘해프닝’일까.

‘땅콩 회항’ 사건의 장본인 조현아(사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측이 조 전 부사장이 구속 당시 편의를 봐주겠다면서 접근해 온 브로커의 제의에 대가를 제공한 정황이 나왔다.

서울남부지검 형사5부(최성환 부장검사)는 자신이 남부구치소에 인맥이 있다면서 수감된 조 전 부사장을 돌봐주겠다는 청탁의 대가로 한진렌터카의 정비 사업권을 수주한 혐의(알선수재)로 염모(51)씨를 구속했다고 28일 밝혔다.

이번 사건의 핵심은 염씨가 법적 문제가 야기될 수 있는 수준의 수단을 동원했고, 그것이 실천이 됐느냐 여부이다.

즉, 염씨가 조 전 부사장 측의 ‘요구’나 ‘인지’ 하에 조 전 부사장의 구치소 내 편의 제공을 목적으로 구치소 고위 관계자나 실무진에게 금품이나 향응을 제공했다면 문제가 커질 수 있는 것이다.

당시엔 조 전 부사장뿐만 아니라 사건의 은폐나 피해자들에 대한 회유를 시도한 대한항공에 대해서도 여론의 질타가 극에 달한 상황이었다. 대중의 앞에서는 머리를 조아리고, 뒤에서는 사업권이라는 대기업의 ‘힘’을 이용해 또 한 번의 부정을 서슴없이 시도했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조 전 부사장 측은 극구 부인하고 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염씨는 괌 사고 당시 유가족 대표를 맡았다가 한진그룹 관계자들과 인연을 맺게 된 사람”이라며 “염씨의 제안에 요구했던 건 ‘구치소 안에 아는 사람이 있다면 조 전 부사장 건강상태나 좀 알아봐달라’ 정도였다. 이건 검찰에서도 다 진술한 내용이다. 그 이상은 절대 없고, 하려고 해도 할 수도 없는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대한항공 보잉747기 괌 추락사고는 1997년 8월에 일어났다. 당시 유가족대책위원장을 맡았던 염씨는 대한항공 간부에게 돈을 받았다가 구속됐던 전력이 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염씨가 조 전 부사장이 올 5월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풀려난 후 한진렌터카의 정비 용역 사업을 실제로 수주한 것에 대해 “이득 규모가 극히 적은 사업권이다. 교통비 정도나 벌 수 있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청탁 대가와 관련이 없는 ‘배려’나 ‘선의’ 차원이라는 것이다.

이런 혐의는 검찰이 조양호 회장과 관련해 새정치민주연합 문희상 의원의 처남의 취업 청탁 의혹을 수사하던 중 단서를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남부구치소에서 실제로 조 전 회장에 대한 편의가 제공됐는지, 염씨가 구치소 측에 금품을 제공했는지 등에 대해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afero@kmib.co.kr [쿠키영상] “자전거 도로에 주하하면 안 돼”…차를 번쩍 들어올린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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