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회장이 롯데홀딩스 이사회를 장악하고 있는 만큼 현재로선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요구하는 이사진 교체 요구가 안건으로 상정될 가능성은 희박하고, 정관 개정을 통해 신격호 총괄회장을 명예회장으로 추대하는 안건이 처리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한일 롯데그룹의 핵심 지주사인 광윤사(고쥰사:光潤社)와 롯데홀딩스의 지분구조가 베일에 싸여 있는 상황이어서 신동빈 회장 측의 주장과 달리, 신격호 총괄회장의 경영판단이 정상적인 상태로 확인될 경우 롯데홀딩스 주주총회가 이사회와는 다른 양상으로 흐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이 때문에 신동주 전 부회장과 신동빈 회장 측은 주총 표 대결을 염두에 두고 신격호 총괄회장과 친족들에 대한 설득과 함께 주주 표심 관리에 전력을 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가운데 신동주 전 부회장을 적극 지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던 신동인 롯데자이언츠 구단주 직무대행이 경영권 분쟁에 휘말리기 부담스럽다는 입장을 보여 이번 사태의 또 다른 변수가 될지 주목된다.
롯데 관계자는 1일 "신동빈 회장이 1∼2일에는 귀국하지 않을 예정"이라며 "현재로선 3일 귀국할 가능성이 가장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신동빈 회장이 일본에서 귀국한다는 것은 일본 롯데홀딩스 주총을 위한 준비가 어느 정도 끝났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다른 롯데 관계자는 "정관변경 때문에 (롯데홀딩스가) 주총을 열어야 한다는 점은 이사회 당시(지난달 28일)부터 거론됐다"며 "이사회 멤버들이 이미 필요성을 알고있기 때문에 주총 소집을 결의하는 별도의 절차는 없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처럼 주총이 임박했다는 설이 나오고 있지만 롯데홀딩스는 공식적으로는 주총 개최 시기에 대해 아직 미정(it is undecided)이란 답변만 내놓고 있다.
신격호 총괄회장이 장남 신동주 전 부회장을 지지하고 있다는 분석에 힘이 실리면서 베일에 싸인 롯데홀딩스 지분구조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비상장법인인 롯데홀딩스 지분구조는 일본 유명 기업정보 분석 사이트에조차 제대로 공개된 적이 없다.
국내 언론은 신격호 총괄회장이 28%, 일본 롯데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소규모 포장재 회사 광윤사가 27.65%, 신동주·동빈 형제가 각 20% 안팎을 가진 것으로 추정해왔다.
그러나 신동주 전 부회장은 일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롯데홀딩스의 의결권은 아버지가 대표인 자산관리 회사가 33%를 지닌다. 나는 2% 미만이지만 32% 넘는 종업원 지주회를 합하면 3분의 2"라고 주장했다.
여기에 신격호 총괄회장의 숨겨진 우호세력과 함께 그의 부인이자, 신동주·동빈 형제의 모친인 시게미쓰 하쓰코(重光初子)씨의 지분도 있을 가능성도 크다.
신동주 전 부회장과 신동빈 회장 모두 50% 이상의 우호지분을 확보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지금으로선 누구의 말이 진실인지 예측하기조차 어려운 것도 이 때문이다.
다만, 롯데홀딩스 이사회를 장악한 신동빈 회장 측은 신격호 총괄회장을 명예회장에 앉히기 위한 정관변경 안건만을 상정하기를 원하는 반면 신동주 전 부회장은 이사진 교체를 제의하겠다고 맞서고 있어 주총 개최의 걸림돌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
한편, 시아버지 제사에 참석하러 한국에 왔다던 시게미쓰 하쓰코씨는 전날 제사에 참석하지 않은 채 이날 오후 일본으로 출국했다.
일각에선 신동빈 회장을 지지하는 것으로 분석됐던 그가 제사에 참석하지 않은 것을 두고 애초 신격호 총괄회장의 마음을 돌리러 한국에 온 것이 아니냐는 추측을 하고 있다.
이에 대해 롯데 측은 "총괄회장의 건강 상태가 걱정돼 곁을 떠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원래 모든 제사에 참석했던 건 아니기 때문에 총괄회장이 없는 상태에서 혼자 참석하는 것이 어색했거나, 집 앞에서 대기하고 있던 취재진이 부담스러웠을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신동인 롯데자이언츠 구단주 직무대행은 이날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이번 경영권 분쟁을 바라보는 시각에 대해 "나는 이번 일과 관련이 없고, 특별히 의견도 없다"고 분명히 선을 그었다. 사실상 경영권 다툼에 휘말리는 것에 대해 부담스럽다는 뜻을 내비친 셈이다.
앞서 신동주 전 부회장은 국내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의 태도가 "중립"이라면서 "아버지인 총괄회장이 걱정돼 일본에 따라간 것뿐"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지난달 27일 일본행에 동참해 신동주 전 부회장의 지지세력으로 알려졌던 신영자 이사장과 신동인 구단주 대행이 이번 사태와 거리를 두려는 듯한 조짐을 보인 것이란 해석이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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