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뼈대있는 기사] “증명해봐, 재벌 총수 사면이 경제 활성화에 쓸모 있다는 증명”

[뼈대있는 기사] “증명해봐, 재벌 총수 사면이 경제 활성화에 쓸모 있다는 증명”

기사승인 2015-08-07 13:46:55
영화 ‘차이나타운’ 스틸컷

"[쿠키뉴스=김현섭 기자] 청와대가 오는 13일 임시 국무회의를 열 것으로 보입니다. 광복 70년 특별사면을 위한 것입니다. 역대 최대규모가 될 것이라는 말이 나오는 가운데, 이번에도 어김없이 재벌 총수들에 대한 사면이 있을 걸로 예상됩니다.

재계에선 최태원 SK그룹 회장,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등이 사면 대상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죠. 회삿돈 수백억 원을 횡령한 최 회장은 4년형 가운데 2년 7개월을 복역해 사면 요건인 형기 3분의1 이상을 충족했습니다. 김 회장은 지난해 2월 배임 혐의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형을 선고 받았죠.

언제나 그래왔듯 대기업 총수 사면에 대해 이번에도 논란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법치국가에서 납득할 수 없는 특혜라는 지적을 피할 수 없는 게 사실이고, 국민에게 위화감을 조성하기 때문이죠. 최근 롯데가(家)의 경영권 분쟁과 그로 인해 드러난 지배구조 문제처럼, 국내 대기업이 보여주는 여러 ‘후진적 행태’로 인해 서민들의 재벌을 향한 시선이 곱지 않은 것도 한몫을 하죠.

물론 법원 판결이 아닌 대통령에게 예외적으로, 그것도 헌법에서 부여할 정도로 국가적 정책 목표를 위한 고도의 행위인 사면에 대해 오로지 재벌 총수라는 이유만으로 불이익을 줘선 안 된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지난 4월에 ‘차이나타운’이라는 영화가 개봉했죠.

일명 ‘엄마(김혜수 분)’는 돈이 되는 일이라면 어떤 잔인한 짓도 서슴지 않으며 차이나타운의 뒷골목을 지배하는 냉혈한입니다. 버려진 아이들을 식구로 만들어 고리사채를 받아내는 인력으로 키워내 써먹습니다. 그 중 한 명인 ‘일영(김고은 분)’이 친절하게 대해주는 악성채무자의 아들 ‘석현(박보검 분)’에게 마음이 흔들리는 걸 눈치 채고 엄마는 일부러 위험천만한 일을 맡깁니다. 그리고 싸늘한 눈빛을 하고 이렇게 말합니다.

“증명해봐, 네가 아직 쓸모 있다는 증명”

재벌 총수를 사면해주는 정책적 목표는 당연히 ‘경제 활성화’입니다. 사실 이거 아니면 사면해 줄 이유가 없죠.

그렇다면 다음 순서는 간단합니다. 그들을 사면한 후 나타나는 경제 활성화 관련 효과를 연구를 통해 보여주면 됩니다. 오랜 시간 동안 국민적 논란과 반발이 컸던 사안인 만큼 시도라도 해봐야 하지 않을까요. 완벽한 계량화까지 아니더라도(이거 불가능하다는 건 말 안 해도 누구나 압니다), 최소한의 인과관계 정도는 연구해 볼 수 있지 않겠느냐는 겁니다.

그동안 역대 정권에서 해 온 재벌 총수 사면 ‘누적 효과’를 비웃기라도 하듯, 국내 경제는 그저 울상입니다.

그래서 이번 계기로 증명을 좀 해봤으면 좋겠습니다. ‘회장님 몇 명’의 사면이 경제 활성화에 쓸모 있다는 증명. afero@kmib.co.kr 페이스북 fb.com/hyeonseob.kim.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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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섭 기자
afer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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