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김현섭 기자] 경기 용인 ‘캣맘’ 벽돌 사망사건의 용의자는 올해 10세에 불과한 남자 초등학생이었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용인서부경찰서는 16일 이 사건의 용의자 A군의 신병을 특정하고 정확한 사건 경위와 범행 동기 등을 조사하고 있다. 경찰은 CC(폐쇄회로)TV 영상 분석과 탐문수사를 통해 A군을 용의자로 특정했으며, A군도 자신이 벽돌을 떨어뜨린 사실을 시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사건은 애초 ‘캣맘(Cat Mom)’이라고 불리는 길고양이를 돌봐주는 이들과 소음·고양이 혐오 등의 이유로 이 활동을 반대하는 사람들과의 갈등에 초점이 맞춰져 수사가 진행돼 왔다.
지난해 인천에서 50대 캣맘이 폭행을 당하는 사건이 일어나는 등 이 문제는 사회적 논란 거리가 된 지 오래다. 그런 상황에서 캣맘 활동을 하는 이가 갑자기 아파트 상층부에서 떨어진 벽돌에 맞아 죽음에 이르는 참변이 일어났기 때문에 ‘고의적 가해’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돼 왔던 것이다.
하지만 수사 과정에서 석연치 않은 점들이 밝혀졌다.
사망한 박모(55·여)씨를 도와주다 같이 벽돌에 맞아 부상을 입은 또다른 박모(29)씨는 언론 인터뷰 등에서 “캣맘 활동과 관련해 그동안 (사건이 일어난) 아파트 주민들과 마찰 같은 건 전혀 없었다”고 밝혔다.
여기에 주민들도 “도대체 누가 그런 짓을 했느냐, 빨리 범인을 잡아 달라”며 경찰의 DNA 채취 작업, 거짓말탐지기 조사 방침에 전혀 불만을 표시하지 않았다. 대개 이런 과정에서 두려움을 느낀 나머지 자수하거나, 비협조적으로 나오는 이가 있어 의심을 사기 마련이지만 주민들은 한 명의 예외도 없이 적극 협조하고 나섰다.
결국 원인은 다소 어이없는 곳에서 드러났다.
이 아파트 104동에 사는 올해 초등학교 4학년 A군이 학교 수업시간에 배웠던 물체 ‘낙하속도’ 실험을 해보고 싶어 친구 2명과 함께 옥상에 올라가 벽돌을 떨어뜨린 것이다.
A군은 친구들과 ‘옥상에서 물체를 던지면 무엇이 먼저 떨어질까’를 놓고 놀이를 하던 중 옥상에 쌓여있던 벽돌 하나를 아래로 던졌다가 사고를 낸 것으로 파악됐다. 해당 아파트 옥상에서는 범죄 현장에서 발견된 것과 같은 종류의 벽돌도 발견됐다.
A군과 친구들은 벽돌을 던진 뒤 아래에서 사람이 맞았다는 것을 뒤늦게 인식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도 “길고양이 내지 ‘캣맘’에 대한 혐오증과는 큰 관련이 없는 것으로 잠정 조사됐다”며 “A군의 진술과 여러 정황을 감안할 때 A군이 ‘누군가 벽돌에 맞아 죽어도 좋다’는 식의 미필적고의로 벽돌을 던졌을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결국 현재까지 밝혀진 바에 따른다면 ‘캣맘’이 뭔지도 모르는, 형사미성년자로 형사 입건 자체도 불가능한 어린이의 ‘놀이’가 한 생명을 앗아가는 비극으로 이어져 버리고 만 것이다. 철없는 초등학생의 과실에 희생된 이가 공교롭게도 ‘캣맘’이었던 것이다. 따지고 보면 ‘캣맘 사건’이라고 표현할 수도 없다.
최근 우리 사회를 떠들썩하게 한 ‘캣맘 사건‘의 씁쓸한 ‘반전’이다.
8일 오후 4시 40분쯤 경기 용인 수지구의 한 18층짜리 아파트 화단에서 50대 박모씨와 또다른 20대 박모씨가 고양이집을 만들던 중 아파트 상층부에서 떨어진 벽돌에 맞아 50대 박씨가 숨졌고, 20대 박씨가 다쳐 병원치료를 받았다.
숨진 박씨는 길고양이를 보살피는 이른바 ‘캣맘’이며 또다른 박씨는 같은 아파트 이웃으로, 숨진 박씨가 지난달 고양이 밥을 주는 것을 보고 도와주던 관계로 조사됐다. afero@kukimedia.co.kr 페이스북 fb.com/hyeonseob.kim.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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