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김현섭 기자] 프로야구 삼성라이온스 선수들의 마카오 원정 ‘억대 도박 의혹’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인터넷에서는 벌써부터 추정되는 선수들의 ‘실명’이 거론되고 있고, “당장 이름을 밝히고 영구퇴출하라”는 팬들의 목소리도 거세다.
프로야구 최고의 축제인 한국시리즈를 앞둔 시점에서 터져나왔다는 점, 프로야구 최초의 페넌트레이스(정규리그) 5년 연속 우승의 위업을 일군 명문 구단이라는 점, 내사 대상에 올라 있다는 선수 3명이 구단의 ‘간판급’ 선수라는 점에서 삼성은 이미 뼈 아픈 타격을 입었다.
따라서 이 선수들의 도박 혐의가 사실로 밝혀지면 국내 프로야구는 수년 전 일부 선수들의 ‘승부 조작’ 사건보다 더한 초대형 악재를 얻어맞게 될 것으로 보인다.
사실로 단정지을 순 없지만 주목할 만한 과거 보도가 있다.
‘일요서울’은 지난 6월 22일 검찰이 ‘조직폭력배’와 연계돼 상습적으로 홍콩 마카오에서 원정도박을 벌인 기업들을 적발해 수사 중이라고 보도했다.
여기에 따르면 이들은 특급호텔 숙박권, 항공권 등을 중견기업 대표 등을 포함한 재력가들에게 무료로 제공했으며, 취재 결과 유명 스포츠 스타 ‘3명’도 원정도박을 벌였다는 의혹이 제기됐다고 전했다.
재력가·스포츠 스타들은 폭력조직이 마련해준 홍콩 마카오의 특급 카지노 리조트 M호텔과 C리조트의 VIP룸에서 바카라를 했고, 아무 것도 준비할 필요없이 갚는다는 전제조건 하에 일단 폭력조직에서 빌려준 자금으로 도박을 즐겼다는 내용도 있다.
일요서울은 스포츠 스타 3명에 대해서 ‘지난해 말’ 마카오를 방문, 2차례 걸쳐 5억 원이 넘는 이득을 남겼지만 마지막 한 차례에 7억 원 정도를 잃었다고 보도했다. 이후 한국에 입국한 뒤 폭력조직들이 ‘본색’을 드러내며 변제할 것을 강하게 요구해 갚았다고 한다.
이는 15일에 이 소식을 처음으로 전한 TV조선 보도 내용과 어느 정도 일치한다.
TV조선은 이들 3명이 ‘야구 시즌이 끝나면’ 마카오 카지노에서 도박을 했고, 수억원을 잃은 선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마카오 현지 카지노에서 도박장을 운영하는 조직폭력배들에게 도박 자금을 빌린 뒤 한국에 들어와 돈을 갚는 방법을 이용했고, 이들 가운데 한 명은 수억원 원을 잃고 국내로 돌아온 뒤 모두 갚았다고 전했다. 다른 한 명은 돈을 일부 따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검찰이 최근 해외원정 도박 ‘기업인’과 도박을 알선한 조직폭력배들을 수사하면서 원정도박자 명단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고도 했다.
보도에 나온 것처럼 만일 이들의 도박 행각이 최근부터가 아닌 꽤 오랜 시간 이어져 왔고, 삼성이 이를 인지하고도 제대로 통제를 못했거나 최악의 경우 묵인한 것으로 드러나면 충격은 일파만파 확산될 것이 뻔하다.
삼성은 지난해 촉망받던 외야수 정형식이 음주운전으로 건물을 들이받은 혐의로 입건된 사실이 알려지자 당일에 바로 정형식을 임의탈퇴 처리하는 단호함을 보인 적이 있다. 삼성이 ‘명문 구단’으로서의 품위 관리에 얼마나 철저한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그런데 억대의 해외원정 도박에 대해서는 그 주체가 고액의 연봉을 받는 ‘간판급’ 선수라는 이유로 소극적으로 대처했다면 문제가 어디까지 커질지 알 수가 없다.
물론 아무리 구단이라도 비시즌 때까지 선수들의 일거수 일투족을 관리할 순 없기 때문에 구단은 전혀 몰랐을 가능성이 더 높다. 6월의 일요서울 보도에서도 ‘유명 스포츠 선수’라고만 나왔지 야구선수나 삼성라이온즈 소속이라는 언급은 없었다.
삼성 구단 관계자는 16일 통화에서 “전날 밤에 보도들이 나왔고, 선수들이 오후에 대구구장에 나오기 때문에 아직 자체 확인엔 제대로 착수하지 못했다”며 “오늘 오후에 홍백전 연습이 있기 때문에 선수단이 모인다. 그렇게 되면 구단 차원의 사실 확인에 들어갈 것”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현재 상황은 혐의가 입증됐다거나 해당 선수들이 검찰에 소환 조사를 받은 것도 아니다”라며 “단순히 ‘내사’라고만 나온 단계여서 우리도 어디서부터 어떻게 이 얘기가 나왔는지 확인하기가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한편 검찰 관계자는 15일 관련 보도들이 나온 후 “(삼성 선수들의 도박 내사에 대해) 검찰에서 확인된 건 없다”고 말했다.
한국 프로야구 최초의 5년 연속 통합우승(페넌트레이스+한국시리즈)을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삼성에게 더욱 쌀쌀한 가을이다. afero@kukimedia.co.kr 페이스북 fb.com/hyeonseob.kim.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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