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고 버린 프로포폴 재사용한 강남 성형외과, 환자 결국 쇼크로 사망

쓰고 버린 프로포폴 재사용한 강남 성형외과, 환자 결국 쇼크로 사망

기사승인 2015-10-22 12:18:55
[쿠키뉴스=김현섭 기자] 지방이식 수술을 받던 환자들이 다치거나 죽은 강남 신사동의 한 성형외과가 쓰고 버린 마취제 프로포폴을 재활용한 것으로 경찰 조사 결과 드러났다.

프로포폴은 마약류로 분류돼 미리 물량을 주문해야 하지만 환자가 몰려 다 떨어지자 쓰레기통에 던져놓은 빈병 속 프로포폴을 긁어모아 다시 쓴 것이다.

연합뉴스는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가 지방이식 수술을 받는 여성 환자에게 프로포폴을 재사용해 패혈성 쇼크 등으로 죽거나 다치게 한 혐의(중과실치사상 및 마약류관리법위반 등)로 성형외과 의사 정모(37)씨와 간호사 장모(27)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22일 전했다. 이들은 2월 중국인 환자 K(20·여)씨와 김모(29·여)씨에게 쓰고 버린 프로포폴을 다시 투여해 K씨를 다치게 하고 김씨는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의료폐기함에 버린 지 1주일이 넘은 프로포폴 바이알(주사용 약병) 빈병을 모아 그 안에 남은 프로포폴을 주사기로 뽑아내 K씨와 김씨에게 주사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에 따르면 K씨는 2월 23일 지방이식 수술을 받을 때 이 재활용된 프로포폴을 맞았으며, 결국 박테리아에 감염돼 수술 직후 고열과 저혈압 등 이상증세를 동반한 패혈성 쇼크를 일으켰다. 곧바로 대형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은 K씨는 다행히 상태가 호전돼 이틀 뒤 퇴원했다.

그러자 이들은 다시 사흘 뒤인 26일 김씨에게도 똑같이 버려졌던 빈병 속 프로포폴을 모아 주사했다.

김씨는 K씨와 같은 증세를 보여 대형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패혈성 쇼크가 다기관 장기부전으로 이어져 이틀 후 숨졌다.

이 외에도 정씨는 의사라고 보기엔 납득하기 힘든 행태를 계속했다.

피해자들을 이송할 때도 응급차가 아닌 정씨의 개인 승용차를 이용했다. 이 때문에 환자들은 수액·산소 공급 등 기본적인 응급조치를 받지 못했다.

특히 정씨는 다른 수술이 잡혀 있다는 이유로 피해자 이송에 동행도 안 했다. 이에 환자를 넘겨받은 병원의 의료진은 환자 상태와 발병 경위 등을 파악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경찰은 수술에 참여했던 간호조무사에게서 이들이 프로포폴을 재사용했다는 진술을 확보하고,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 등 감정기관으로부터 오염된 프로포폴 재사용에 의한 과실이 인정된다는 감정결과도 받았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성형외과에 환자들이 몰려 미리 준비한 프로포폴이 다 떨어지자 수술을 강행할 욕심에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경찰에서 이번에 드러난 두 건 외에 다른 추가 범행을 저지른 적은 없다고 경찰에 진술했으나 경찰은 비슷한 사례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계속하고 있다.

경찰은 관할 보건소에 이들의 마약류관리법위반 혐의에 대한 행정처분을 의뢰할 계획이다.

경찰은 이들의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법원은 “도주 및 증거인멸의 우려가 없고 피해자 측과 합의했다”며 기각했다. afero@kukimedia.co.kr 페이스북 fb.com/hyeonseob.kim.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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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섭 기자
afero@kmib.co.kr
김현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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