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김현섭 기자] 이대호(33·소프트뱅크 호크스)가 드디어 일본 열도를 평정했다.

소프트뱅크는 29일 일본 도쿄 메이지 진구구장에서 열린 야쿠르트 스왈로스와 일본시리즈(JS) 5차전에서 이대호의 변함없는 맹활약에 힘입어 5대0으로 승리, 시리즈 전적 4승 1패로 우승을 확정지었다.

이번 JS에서 16타수 8안타(0.500·2홈런·8타점)의 불방망이를 휘두르며 일등공신이 된 이대호는 ‘당연히’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다. 한국인 선수가 JS MVP에 이름을 올린 건 이대호가 처음이다.

사실 이번 JS는 JS이면서 ‘LS(이대호 시리즈)’나 마찬가지였다.

소프트뱅크가 거둔 4승 중에 3경기에서 이대호가 결승타를 쳤다.

이대호는 올해 정규시즌 141경기에 나서 타율 0.283, 31홈런, 98타점을 기록했다. 타율은 일본 진출(2012년) 후 가장 낮았지만, 홈런과 타점 부문에서는 일본 무대 한 시즌 최다 기록을 세웠다.

포스트시즌에 돌입하자 이대호의 진가는 더욱 돋보였다.

이대호는 지바롯데 마린스와의 퍼시픽리그 파이널스테이지 3경기에서 12타수 5안타(타율 0.417) 2홈런 4타점을 기록하며 팀의 JS 진출을 이끌었고, 1차전부터 4타수 3안타를 터뜨리며 심상치 않은 분위기를 연출했다.

2차전에서 결승 투런 홈런(3타수 1안타 2타점)를 터뜨린 이대호는 3차전을 앞두고 목에 담이 와 2타수 무안타에 그친 후 교체됐다. 하지만 4차전에서 결승타 포함 4타수 3안타 4타점을 올렸다. 이어진 5차전에서도 0대0으로 맞선 4회 결승 투런 아치를 그리며 2타점(3타수 1안타)을 기록했다.

한국 프로야구를 평정한 후 2012년에 오릭스 퍼펄로스와 계약, 일본 무대를 밟은 이대호는 2013년 시즌 종료 후 “우승하고 싶다”며 퍼시픽리그 강팀 소프트뱅크와 계약했다. 그리고 지난해 팀의 퍼시픽리그 정규시즌 우승과 일본시리즈 제패를 이끌었다.

그는 지난해 일본시리즈에서 18타수 6안타(타율 0.333) 1홈런 4타점을 기록했다.

당시 그는 “‘이래서 다들 우승을 하려고 하는구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짜릿했다”고 했다.

이대호는 두 번째 일본시리즈 우승으로 또 한 번 짜릿한 추억을 쌓았고, 2015년 일본시리즈에서는 MVP까지되는 배의 기쁨을 누리게 됐다. afero@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