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김태구 기자] 14일 오전 9시를 기점으로 177개 금융사의 853개 금융상품이 공시됐다. 금융감독원은 첫날 15만명이 방문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는 온라인 보험슈퍼마켓 ‘보험다모아’의 방문자수가 월 30만명 정도인 것과 비교하면 금융소비자의 반응은 폭발적인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반면 은행들은 반발하고 있다. 은행들은 대츨 금리의 경우 통합금융상품비교공시에 공개된 대출 금리가 실제 은행 창구에서 적용되고 있는 금리와 차이가 날 수 있다고 항변하고 있다. 하지만 속내는 자신들에게 불리한 내용이 포함되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
특히 국민은행은 이번 통합금융상품비교공시에 대해 평가 절하하고 강하게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최근 경쟁은행보다 대출 금리를 많이 올렸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국민은행 “신뢰할 수 없는 정보일 뿐”
시행 첫날 국민은행은 가장 불만 섞인 소리를 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대출심사를 할 때 은행별 신용등급 체계가 다른데 천편 일률적으로 일정한 기준에 맞추라고 하는 것”이라며 “공시 대상의 표본수가 극단적으로 작을 경우 신뢰할 수 없는 정보일 뿐이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최근 대출심사가 강화되면서 대출 자체 표본수가 더 줄어들었다”며 “이 경우 공시된 대출 금리는 불확실한 정보일 뿐이다”고 말했다. 또한 쿠키뉴스가 취재과정에서 국민은행이 다른 은행에 비해 대출금리를 상대적으로 많이 올린 부분을 문의하자 “다른 기자들도 이를 근거로 기사를 작성하지 않는다”며 기자에게 말했다.
또 다른 국민은행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각 금융기관 홈페이지 등을 방문해야 얻을 수 있는 정보들을 한번에 비교할 수 있는 유용한 사이트로 소비자의 권익 보호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며 “단순 금리 비교보다는 상품의 상세조건들도 꼼꼼히 확인해보고 결정해야 한다”고 했다. 또한 “계좌이동제, ISA, 핀테크 등 현재의 금융권 상황에서는 소비자에게 선택폭이 확대돼 금융기관간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 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농협·신한은행, 소비자에게 유용...평가는 유보
국민은행과 달리 농협·신한은행은 일단 소비자에게 유용한 정보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했지만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우선 신한과 농협은 은행연합회 등을 통해 이미 공개된 정보를 한군데 모아 소비자의 금융상품 정보 접근성이 높아졌다는 것을 긍정적으로 봤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은행연합회를 통해서도 이미 공개가 되고 있는 부분”이라며 “소비자 입장에서도 굉장히 유익하게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농협은행 관계자도
“시행 첫날만 가지고 평가를 할 수 없지만 소비자가 예전보다 꼼꼼히 금융상품을 살펴보고 신중하게 선택할 수 있게 된 점은 부인할 수 없다”며
“앞으로 은행들은 경쟁 금융사보다 보다 좋은 상품을 출시하기 위해 더 많은 노력을 기울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KEB하나은행, ‘착시효과’ 우려
우리은행과 KEB하나은행은 통합공개된 정보를 활용하는 데 있어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의견을 보였다. 공개된 정보가 실제 현장에서 적용되고 있는 것과 차이가 날 수 있어서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당국에서 하는 일에 대해 토를 달 수는 없지만 각 은행별로 신용등급체계와 평가시스템 등이 다른데 이것을 천편 일률적으로 공시한다는 것은 소비자로 하여금 착시현상을 일으키게 할 수 있다”며 “예컨대 공개된 금리와 창구에서 적용하는 금리는 차이가 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통합공시에 나왔더라고 하더라고 대출을 받고자 할 때는 실질적으로 업체를 방문해서 상담을 받아보는 것이 가장 정확하다”고 조언했다.
하나은행 관계자도 “표준화된 공시시스템은 좋지만 개별 은행의 특성도 고려돼야 한다”고 아쉬움을 표시했다.
◇금감원, 소비자 위해 금융사 이해해야...
금감원은 이같은 주요 은행의 불만과 우려를 이미 어느 정도 예상하고 있었다. 하지만 금융상품통합비교공시를 통해서 유용한 정보를 제공해 소비자들이 합리적으로 선택할 수 있게 한다는 것에 초점이 맞춰졌다.
금감원 조성래 소비자보호총괄국장은
“비교 공시라는 것은 소비자에게 정보를 주고 소비자가 판단하게 하는 것”이라며 “모든 정보를 개인 입맛에 딱 맞게 맞출 수는 없지만 예외적인 상황을 배제하고 표준화된 정보는 소비자의 합리적인 선택에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표준화한 정보를 가지고 신뢰할 수 없는 정보라고 하는 것은 말도 되지 않는 소리”라며 “자동차도 기본이 있고 옵션이 있는 것처럼 표준화 할 때는 기본적으로 틀을 맞춰 놓고 그 다음에 옵션을 넣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일부 은행의 불만에 대해선 조 국장은 “공시된 정보가 믿을 것 못된다고 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법률상에는 금융사가 금감원에 잘못된 정보를 보고하면 처벌받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보고서를 만들다가 보면 착오나 오류가 있을 수 있지만 금감원에 보고하는 정보에 허위가 있을 수 없다”며 “(이같은 정보는) 고객 입장에서는 유용하게 찾아볼 수 있는 것이지만 업계 입장에서는 자신들의 민낯이 드러나는 것이기 때문에 싫어할 뿐이다”고 일축했다. ktae9@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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