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석의 꼼수 아웃] 숙박앱 야놀자 ‘1000만 다운로드’ 마케팅, 믿어도 될까?

[김민석의 꼼수 아웃] 숙박앱 야놀자 ‘1000만 다운로드’ 마케팅, 믿어도 될까?

기사승인 2016-01-26 05:00:55
최근 야놀자는 ‘야놀자 숙박’ ‘야놀자 펜션’ ‘야놀자 게스트하우스’ ‘야놀자 바로예약’ 등 앱의 누적 다운로드 수가 1000만건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검색된 상당 수 업소의 경우 ‘5000원 추가 할인+예약하기’라는 배너 문구가 상단에 나타나지만


[쿠키뉴스=김민석 기자] 어떤 마케팅이 잘한 마케팅일까요. 한마디로 장점은 널리 알리고 단점은 보완하거나 숨기는 것이겠죠. 또 자랑할만한 점이 조금이라도 있으면 일부를 전체인양 부풀려 홍보하곤 합니다. 이러한 홍보와 마케팅은 너무 흔한 것이어서 과하지 않다면 허용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숙박 O2O(온라인·오프라인 연계 서비스) 앱을 서비스하는 야놀자의 꼼수인듯하면서도 어떻게 보면 넘어갈 수 있을 것 같은 마케팅 수법을 어떻게 다뤄야 하나 고민했습니다. 그렇게 며칠을 묵힌 결과 일부 내용은 후발 업체와의 공정한 경쟁을 막고 있는 측면이 있다고 봤습니다.

◇숙박 앱 최초 1000만 다운로드 자랑하지만 ‘글쎄’

최근 야놀자는 “지난해 11월 말 기준 전체 회원수 340만명, 비회원을 포함하면 360만명의 누적 사용자를 확보해 후발 경쟁 업체 대비 3배 높고 숙박앱 최초로 주요 서비스 누적 다운로드 수는 1000만건을 돌파했다”고 자평했습니다.

그러나 이는 야놀자 관련 앱을 펼쳐 놓는 꼼수가 가미됐기 때문에 만들어진 수치로 보입니다.

구글 플레이 스토어에서 ‘야놀자’를 검색하면 20여개가 넘는 관련 앱이 나타납니다. 대표 앱 ‘야놀자’ ‘야놀자 펜션’ ‘야놀자 게스트하우스’ ‘야놀자 풀빌라’ ‘야놀자 바로예약' 등은 필요에 의한 분류라고 해도 ’호텔365-모텔’ '야놀자데이트’ ‘호텔야자 by 야놀자’ ‘야놀자 호텔비교’ ‘야놀자 여행’ ‘야놀자 우리동네야’ ‘야놀자 호텔매니저’ ‘신촌모텔-호텔 즉시할인’ ‘호텔업’ ‘모가’ 등 셀 수 없이 나열됩니다.

이들 앱에 묻혀 경쟁 업체 숙박앱인 ‘여기 어때’와 ‘여기야’를 찾기 어려울 정도입니다. 소셜커머스 앱 쿠팡을 검색하면 티몬과 위메프가 함께 나타나는 것과 대조됩니다. 일부 야놀자 관련 앱들은 관리 및 운영이 이뤄지지 않고 있어 왜 만들어 뒀는지 의문이 들게 했습니다.

이용자 다수는 ‘뭔가 다른 게 있나?’ 싶어 야놀자 관련 앱을 설치했다가 삭제해야 하는 불편을 겪고 있습니다. 그러나 야놀자는 ‘1000만 다운로드 달성’이라며 이를 홍보에 적극적으로 활용합니다. 이용자 편의는 뒷전으로 미룬 채 실적만 부풀리고 있는 셈입니다.

이러한 지적에 대해 야놀자 홍보 관계자는 “야놀자 대표앱만 구글 500만, IOS 200만으로 700만 다운로드를 달성했고 현재 운영하고 있는 주요 서비스 앱을 다 합쳐 1000만 다운로드를 넘긴 것”이라고 해명했습니다.

관련 앱 종류가 많은 부분에 대해선 “모텔에는 관심 없고 펜션이나 풀빌라만 관심 있는 분들도 있어 필요에 따라 나눠놓은 것”이라며 “주요 서비스 앱은 운영을 더 강화할 방침”이라고 했습니다. 또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모든 앱을 통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2만2000여곳? 3분의 2는 비제휴 업소

야놀자 측은 자사 앱을 통해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등록 숙박업체 수가 2만2000여 곳에 이르러 업계 최다 수준이라고 말합니다.

야놀자 대표 앱을 직접 사용해본 결과 비제휴 숙박업소가 상당히 많았습니다. 이런 업소들을 클릭하면 기본적으로 장소를 소개하지만, 사진 및 이용 후기는 없었습니다. 페이지 하단엔 ‘회원 할인, 풍선 적립, 이벤트 혜택이 없는 비제휴업체입니다’라고 적혀 있었습니다.

그런데 야놀자 측은 “국내 2만2000개의 중소형 숙박업소의 정보를 제공하고 있으며 내년 초까지 숙박 데이터베이스를 3만 개 이상으로 늘린다는 계획”이라는 문구 등으로 마치 제휴점이 2만여개가 넘는 것처럼 보이게끔 홍보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경쟁사는 “실제 제휴 모텔 수를 따져보면 3000여곳이 안 될 것”이라며 “숙박 O2O 업계에서 제휴점이라고 하면 숙박 업체 업주와 O2O업체 간 계약이 이뤄져 정보 등록이 돼 있어야 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야놀자 관계자는 “펜션과 게스트하우스까지 합쳐 유료 제휴점 수는 지난해 12월 기준 총 7700여개, 모텔 수만 따지면 2600~2700여개 정도 된다”며 “제휴점이 2만2000여개라고 자료를 낸 적은 없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이용자 편의를 위해 비제휴업체라도 위치 정보와 전화번호를 등록해 둔 것이라고 반박했습니다. 이용자가 도시 외각 지역에서 앱을 이용할 경우 정보가 없는 것보단 비제휴점이라도 나타나는 편이 낫다는 말입니다.

◇예약·결제 기능으로 ‘트래픽 낚시?’… 시스템 곳곳 구멍

야놀자 대표앱과 관렵 앱이 연결되는 과정에서도 꼼수로 의심되는 부분이 발견됐습니다.

야놀자는 야놀자 바로 예약이라는 별도 운영 앱을 통해 예약·결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용자는 주소와 전화번호 정보만 표시된 비제휴점에 대해선 이 앱을 통해 예약·결제를 할 수 없습니다.

그럼에도 야놀자는 비제휴점 정보에서도 바로예약 앱으로 연결되는 배너를 배치해 트래픽 증가를 유도하고 있었습니다. 이것은 앱 이용자의 불필요한 데이터 소모로 이어집니다.

예를 들면 ‘백X모텔’이나 ‘모텔X’을 검색하면 나타나는 업소 정보 상단엔 ‘5000원 추가 할인+예약하기’라는 문구가 나타납니다. 하지만 이를 클릭하면 결제할 수 있는 페이지가 나타나지 않고 바로예약 앱의 다른 페이지로 이동합니다. 비제휴점이기 때문에 혜택이 없다는 정보는 업소 정보 페이지 하단에 숨어있었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도 해명을 들어봤습니다.

야놀자 관계자는 “저희가 놓쳤거나 오해받을 수 있는 부분인 것 같다”면서 “서비스 기획팀에 적용 업소와 비적용 업소를 나눠 놓지 않았느냐고 물었더니 ‘앱 시스템을 바꾸려면 비용이 너무 많이 든다’는 답변이 돌아왔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결코 고객들을 현혹하기 위한 목적이 절대 아니다”면서 “일부 표현은 고객들의 혼란을 야기하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돼 시스템 수정에 들어갔다. 시간이 다소 걸리는 만큼 일단 배너 문구부터 이틀 내 변경할 예정”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여러분은 꼼수인듯하면서도 아닌 것 같기도 한 야놀자의 마케팅 방법들을 어떻게 보시나요? ideaed@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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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석 기자
ideaed@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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