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유하 교수 “목소리 못 내고 있는 할머니들도 많다는 걸 알아야”

박유하 교수 “목소리 못 내고 있는 할머니들도 많다는 걸 알아야”

기사승인 2016-01-27 06:00:55

[쿠키뉴스=김현섭 기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기소된 ‘제국의 위안부’ 저자 박유하 세종대(59·여) 교수가 “(위안부 문제에 있어) 정치적 움직임에서부터 개인의 이익이 얽혀지면서 풀기 힘든 구조가 생겼다고 생각했다. 그 문제를 풀고 싶었다”며 ‘제국의 위안부’를 쓴 계기를 밝혔다.

박 교수는 26일 서울의 한 음식점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왜 위안부 문제가 해결이 안 되는가, 일본은 무엇을 했고 무얼 못했는지 알고 싶었고 전하고 싶었다”면서 “반일지원단체의 운동방식은 옳았는가가 의문의 출발점이다. 박유하가 이렇게 말하는데 맞느냐는 토론이 일어나길 바랐다. 학자가 책을 내는 건 받아들여지고 공론화되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그런데 애석하게도 전혀 그런 곳이 없었었다”고 말했다.

그는 “책에 자발적 매춘부라는 말을 언급했다고 매도당했다”며 “매춘이란 단어를 쓰는 다른 학자들도 많지만 나만 고발한 것은 지원단체의 운동방식을 지적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박 교수는 “제 책에 근본적 자료가 된 건 90년대 초반 출판됐던 증언집이다. 정대협(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이 낸 게 기본 텍스트”라며 “그동안 들려오지 않았던 할머니들의 목소리를 복원하려고 한 책이다. 그 할머님들의 목소리가 낯설고 불편하지만 ‘이게 진실이다’가 아니라 ‘이런 목소리도 있다’는 것이다. 총체적으로 듣고 판단을 해야 할 문제”라고 설명했다.

지원단체 등 할머니들을 ‘대변’한다는 이들의 생각이 곧 모든 할머니들의 생각처럼 알려져 버렸지만 목소리 자체가 나오지 않은 할머니들도 많다는 걸 알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한편 박 교수는 책에 ‘자발적 매춘부’라고 표현한 부분에 대해 최근 그는 “‘자발적 매춘부’라고 말하는 일본인들을 비판하기 위해 그 단어를 인용표시의 따옴표와 함께 적었다”며 “책의 142~166쪽, 296쪽 아래에 쓴 ‘자발적으로 간 매춘부’라는 부분이 앞서 지적한 ‘일본인들의 생각’이라는 것을 확인해 주시기 바란다”고 해명한 바 있다.

박 교수는 ‘진술 영상’이 있다면서 “‘나는 강제연행 없는 걸로 알아’라고 말한 할머니가 있었다. 하얼빈에 계셨던 분인데 오히려 ‘내가 다른 분들은 다르지 않을까요’하고 물어봤다. 그 공간의, 시간의 일밖에 모르기 때문이다. 학자는 모든 걸 봐야 한다”고 밝혔다.

박 교수는 이와 관련한 ‘예외적 부분의 일반화 아니냐’는 질문에 “참혹한 참상을 충분히 썼다”며 “아무리 일본이지만 공식적으로 다른 이야기가 한번은 나와야 하는 것 아닌가. 그리고 다들 소수자의 목소리가 존중돼야 한다고 하면서 왜 예외의 목소리는 부정돼야 하는가”라고 반문했다.

국민참여재판을 신청한 박 교수는 향후 홈페이지를 만들어 재판 관련 모든 기록을 공개할 예정이며, 강제 연행은 없었다는 내용의 피해 할머니 주장이 담긴 자료 공개도 검토할 방침이다.

한편 박 교수는 위안부 문제 합의에 대해 “어처구니가 없는 것”이라며 “그렇게 밀실토론이어선 안 된다”라고 말했다.

김현섭 기자 afero@kukimedia.co.kr 페이스북 fb.com/hyeonseob.kim.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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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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