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조미녀골퍼 홍진주,"엄마선수로 후배들의 롤모델이 되고 싶어요.""

"원조미녀골퍼 홍진주,"엄마선수로 후배들의 롤모델이 되고 싶어요.""

기사승인 2016-02-21 19:08:55
한국투자증권챔피언십 첫날 1라운드에서 드라이버샷을 날리는 홍진주. KLPGA제공

홍진주(33·대방건설)는 원조 미녀 골퍼다. 2003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 데뷔하면서 뛰어난 미모와 패션, 그리고 실력으로 아저씨 팬들의 얼을 빼놓았다. 데뷔 3년 만인 2006년 SK 솔룩스 인비테이셔널 첫 우승에 이어 그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코오롱-하나은행 챔피언십에서 대뜸 우승컵을 안으며 신데렐라가 돼 미국으로 떠났다. 이후 다시 한국으로 컴백했고, 일본 투어를 뛰다 지금은 국내투어만 전념하고 있다. 미국에서 돌아온 2010년에는 결혼도 했고 두 돌이 지난 아들도 있다.

KLPGA 투어가 정규리그 개막을 앞두고 이벤트 대회로 개최한 한국투자증권챔피언십 첫날 홍진주는 여전히 막강 실력을 자랑하고 있었다. 21일 베트남 하노이 인근 스카이레이크 골프클럽 레이크코스(파72·6468야드)에서 열린 첫날 그는 1언더파 71타를 쳤다. 김나다(27·ABC라이프), 장수화(27·대방건설)에게 1타 뒤진 공동 3위다.

1라운드 소감을 묻는 질문에 “이만하면 잘 치지 않았나요? 동남아 골프장이라 걱정했는데 코스가 너무 좋아 좋은 결과가 난 것 같다”고 말했다. 어느 덧 KLPGA 투어 현역 최고참이 된 그에게 여유가 넘쳐났다.


그는 같은 아카데미 후배들과 함께 5주전 베트남으로 전지훈련을 왔다. 실력으로 말하는 프로세계에서 고참이라고 봐주는 것은 없다. 집에 두고 온 아기를 생각하면 더 열심히 해야 했다.

“과거 미녀골퍼라는 수식어가 좋았지만 지금은 엄마골퍼라는 수식어가 더 좋아요.”

그는 “워킹맘인 또래 여성들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골퍼인 저는 시간을 자유스럽게 쓸 수 있지만 회사에 매인 워킹맘은 육아에다 짜여진 회사생활을 처리하는 것을 보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선수와 주부, 엄마 3가지를 모두 소화하는 그는 선수들에게도 롤모델이 되고 있다.

KLPGA 투어 2승의 김지현(25·롯데)은 “언니를 지켜보면서 앞으로 언니처럼 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그동안 여성 프로골퍼들은 투어에 뛰느라 혼기를 놓쳐 미혼을 지내는 경우가 대다수였다. 현역 엄마골퍼는 홍진주, 안시현(32·골든블루) 단 2명뿐이다.

30중반을 바라보지만 그는 오히려 거리가 더 늘었다고 한다. 동계 훈련 기간 아이언샷 비거리가 한 클럽 더 늘어 약간 혼란이 왔을 정도다.


그가 인터뷰 때면 늘 “골프는 밥과 같다”는 말을 한다. “밥을 매 끼니 챙겨 먹어야 하는 것처럼 선수는 늘 연습에 매진해야 한다”는 뜻이다.


“내일은 세컨드샷에서 승부가 갈릴 것 같아요. 그린이 딱딱해 누가 잘 세우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KLPGA 정규 멤버 43명이 출전한 이번 대회는 이벤트대회라 2라운드로 승부를 가린다. 총상금은 2억원이다.


우승을 하면 아들과 함께 시상식에 서고 싶다는 그는 “오랫동안 선수생활을 하는 홍진주로 기억되길 바란다”며 인터뷰를 끝냈다.

하노이(베트남)=서완석 체육전문기자 wssuh@kmib.co.kr
하노이(베트남)=서완석 체육전문기자 기자
wssuh@kmib.co.kr
하노이(베트남)=서완석 체육전문기자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