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ISA 실적 목매는 ‘은행’ 편법 영업 눈감는 ‘금융당국’

[기자수첩] ISA 실적 목매는 ‘은행’ 편법 영업 눈감는 ‘금융당국’

기사승인 2016-03-25 05:00:59

[쿠키뉴스=김태구 기자]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는 예·적금, 채권, 펀드, 파생결합증권 등 다양한 금융 상품을 한 계좌에 담아 운영 수익에 대해 세제혜택을 주는 통장이다. 재산도 늘려주고 세제혜택도 주니 투자자에게 ‘만능통장’이라고 불린다. 지난 14일 출시 후 1주일 동안 은행 61만7000계좌, 증권사 4만1000계좌 등 총 65만8040계좌가 판매됐다. 하루에 13만계좌씩 늘어나고 있는 만큼 ISA는 투자자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불완전판매, 꺾기(기워팔기) 등 갖가지 불법 및 편법 영업행위가 판을 치고 있다. 은행간 ISA 유치 경쟁이 과열 양상을 띠고 있어서다. 실제 기업, 국민, 우리, KEB하나 등 주요 은행은 직원들에게 100계좌 내외의 ISA계좌 유치 할당을 부여하고 판매를 독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은행은 개인별 실적을 근무평가에 반영하겠다고도 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은행 직원들은 지인, 친척들을 가리지 않고 신분증만 받아 ISA에 ‘묻지마 가입’시키고 있다. 또 기업은행과 지방은행의 일부지점에서는 거래 중소기업과 사업장을 대상으로 대출이나 당좌계좌를 미끼로 해당 업체 직원을 단체로 가입시키기는 사례도 발생했다. 일단 할당량을 채우는데 혈안이 된 모습이다.

이 과정에서 금융상품에 대한 설명은 대부분 생략되고 있다. 30분 이상 소요되는 설명을 충실히 하고는 목표량을 채우기 어렵기 때문이다. 설명을 하고 싶어도 제대로 된 교육을 받아보지 못한 경우가 허다하다. 일선 영업점 직원들은 회사에서 수시로 날라오는 공문이 교육의 전부라고 전한다.

이처럼 현장에서 ISA 판매가 혼탁양상을 보이고 있지만 금융당국은 이를 개의치 않는 눈치다. 김용범 금융위원회 사무처장은 최근 ISA 관련 브리핑에서 “직원들에게 계좌 유치를 할당하는 것은 여러 가지 고용 계약에 따라 한계 내에 이뤄진 것이기 때문에 뭐라고 할 부분이 아니다”며 은행의 ISA 과열 유치전을 “금융사의 고유한 영업전략”으로 치부해 버렸다.

또 안창국 금융위 자산운용과장도 “ISA에 관련한 꺾기 문제는 법률상으로 문제가 없으며 금융사의 적극적인 영업행위로 봐야 한다. 현재까지 금융사의 고유한 영업행위를 제재할 계획은 없고 불법적인 영업행위에 대해선 추후에 법위반 사항을 검토해 보겠다”며 편법 및 불법 영업행위를 부추기는 말도 서슴치 않고 있다.

이런 금융당국의 신호에 은행 관계자들은 동요하고 있다. 당국이 개입하지 않는다면 당장이라도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ISA계좌 유치에 목맬 태세다. 하지만 많은 금융 전문가들은 불완전 판매, 경쟁 과열 등 곳곳에서 감지되는 시장 혼탁 현상을 우려하고 있다. 조용병 신한은행장이 최근 ISA출시상황 점검회의에서 “유동성에 악영양을 미칠 수 있다”며 비판한 것도 이같은 맥락이다.

금융당국의 설명처럼 ISA가 국민재산 증식을 위한 것이라면 이런 우려에 대해 시간을 두고 지켜보는 인내심도 필요해 보인다. 하지만 금융당국의 방관 속에 국민 재산 증식이 아닌 소비자의 피해가 증가된다면 누군가는 책임져야 한다. 현재로선 모든 책임과 피해를 국민들이 떠안아야 하는 최악의 상황이 나타나질 않길 기도할 뿐이다. ktae9@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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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구 기자 기자
ktae9@kmib.co.kr
김태구 기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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