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할머니, 그만 집으로 돌아가세요’

[신간] ‘할머니, 그만 집으로 돌아가세요’

기사승인 2016-04-08 16:13:55

[쿠키뉴스=이준범 기자] “어디 좀 다녀올게” 지난 1955년 5월 어느 봄날이었다. 67살 엠마 게이트우드는 가족들에게 인사 한 마디를 남기고 길을 나섰다. 그녀가 챙긴 건 옷가지와 먹을거리, 반창고 따위가 든 자루 하나, 그리고 200달러의 여비가 전부였다. 그 다음 들려온 소식은 이 시골 할머니가 총 3300㎞에 이르는 애팔래치아 트레일을 따라 걷고 있다는 것이었다. 같은 해 9월, 길을 떠난 지 146일째 되는 날 엠마는 마침내 종착지인 캐터딘 산 정상에 다다랐다. “내가 할 수 있다고 했지. 거봐, 이렇게 해냈어”

엠마는 애팔래치아 트레일 전체를 혼자 걸어서 한 번에 완주한 첫 번째 여성이 됐다. 또 그녀는 같은 길을 세 차례나 완주한 첫 번째 사람이기도 하다. 엠마가 세상을 떠난 지 43년이 지났지만 지금도 그녀는 ‘게이트우드 할머니’, ‘애팔래치아의 여왕’으로 미국인들의 마음속에 살아 있다. 또 그녀가 전한 트레일의 열악한 현실에 대한 이야기는 사라질 위기에 처했던 도보여행 코스를 되살려내는 계기가 됐다.

엠마는 왜 그토록 길고 험한 여정을 떠난 것일까. 저자 벤 몽고메리는 엠마가 남긴 여행 기록과 일기와 편지를 확인하고 그녀의 가족과 지인들, 트레일에서 만난 수많은 사람들과 인터뷰를 했다. 저자를 따라 엠마의 여정과 삶을 쫓다보면 지칠 줄 모르는 삶의 의지로 한 순간도 희망을 잃지 않았던 그녀의 얼굴을 마주할 수 있게 된다.

벤 몽고메리 지음 / 우진하 옮김 / 책세상 / 16,000원

bluebell@kukimedia.co.kr
이준범 기자
bluebell@kukinews.com
이준범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