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 바뀐 홈플러스, 과제 '첩첩산중'

주인 바뀐 홈플러스, 과제 '첩첩산중'

기사승인 2016-04-27 05:00:56
김상현 홈플러스 사장. 제공=홈플러스

[쿠키뉴스=구현화 기자] 주인 바뀐 홈플러스에 과제가 산적해 있다. 새로 발탁된 김상현 사장의 어깨가 무겁다.

지난 2011년 출시된 홈플러스 PB상품으로 피해를 본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피해보상이 당장의 할 일이다. 게다가 경쟁 심화로 레드오션으로 접어드는 마트 채널에서 점유율을 빼앗아 오는 공격 경영을 해야 할 상황이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영국 테스코에서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로 주인이 바뀐 홈플러스가 어떻게 이 난관을 헤쳐나갈지 주목되고 있다.

홈플러스가 이날 서울 강서구 가양동에서 연 기자간담회는 원래 역삼동에서 이사해 지은 강서사옥을 소개하기 위한 ‘집들이'의 목적이었지만 결국 가습기 피해자 보상에 대한 사과의 장이 됐다. 이와 관련한 검찰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만큼 홈플러스의 입장에 관심이 집중된 탓이다.

옥시가 개발한 ‘옥시싹싹 가습기 당번'에 이어 이 상품을 카피해 내놓은 롯데마트와 홈플러스의 PB 상품도 폐 섬유화와 장기손상 등 피해를 불러일으킨 바 있다. 김 사장은 취임한 지 얼마 안 되어 범국민적인 이슈가 된 가습기 피해자 보상을 해나가고 훼손된 이미지도 복구해야 하는 어려운 과제를 부여받은 셈이다.


김상현 홈플러스 사장은 “제가 선임되기 전의 일이지만 이 사안의 심각성에 대해 보고받았다”며 “피해자들에게 사과가 늦은 데 대해 또 사과드리고, 검찰의 수사에 적극 협조하고 외부 감독기구를 두어 피해자 보상을 해나갈 것”이라고 해명했다.

아쉬움도 있었다. 김 사장은 이날 가습기 피해자에 대해 원칙적인 보상을 약속했지만 구체적인 보상액 등 세부사항에 대해서는 언급을 피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알맹이 빠진 간담회’라는 지적도 나왔다.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피해자 규모를 어떻게 산정하고 있는지, 피해보상 금액은 어느 정도로 생각하는지, 피해보상 시기는 언제인지 등 서로 다른 질문에도 김 사장은 검찰 조사에 따라 성실히 응하고 보상에 책임을 다하겠다는 도돌이표 대답을 내놓았다.

이에 대해 김 사장은 “취임 4개월이라 아직도 공부하는 중”이라며 “한국 유통 상황에 대해서도 배우고 있다”고 해명하기도 했다.

홈플러스의 줄어드는 성장세도 김 사장에겐 고민거리다. 2011년 9조9300억원까지 치솟았던 매출은 5년째 9조원에서 제자리걸음하고 있다. 2011년 5600억원을 기록한 영업이익도 매년 줄고 있다. 소셜커머스와 오픈마켓이 경쟁자로 등장하면서 대형마트의 미래가 어두운 가운데 김 사장이 구원투수가 될 수 있을지 주목받고 있다.

김 사장이 이를 돌파하기 위해 꺼내든 건 ‘신선식품 강화'와 ‘품질’, ‘가성비'다. 품질 관리가 뛰어난 농장을 '신선플러스 농장'으로 정하고 적극 홍보하며 회사 대표 브랜드로 성장시킬 계획이다.


우선 홈플러스는 신선제품 카테고리를 확장하기 위해 독특한 외국산 과일 및 제품을 늘리는 것으로 방향을 잡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이날 홈플러스 강서 매장에서 페루산 애플망고, 필리핀산 망고, 스페인산 양갈비 등 다양한 수입제품을 늘리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직소싱을 통해 저렴한 가격으로 많은 물량을 확보해 팔겠다는 애기다.

다만 국내 신선식품의 경우 이마트가 갖추고 운영하고 있는 프레시센터 등의 신선식품 물류망에는 물량 면에서 못 따라오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각 농장마다 품질을 관리하고 보증하는 시스템으로 가려면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브랜드 구축 사업도 이제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점에서 갈 길이 멀다. 이마트가 ‘노브랜드’ 등을 대표 브랜드로 키웠듯이 홈플러스도 브랜드 구축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생각된다.

이에 더해 이마트를 겨냥한 ‘가격 비교 차액보상제'는 폐지해 가격 측면에서의 이점은 없앴다. 유통채널이 아니라 협력업체인 P&G 출신인 김 사장이 마트 협력업체에 무리한 제 살 깎아먹기식 가격경쟁은 지양하겠다는 뜻을 갖고 있다는 전언이다. 일각에서는 이런 ‘점잖은’ 경영이 과연 성공할지 의구심을 갖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지금처럼 유통채널간 벽이 무너지고 점차 온라인과 모바일로 옮겨가는 상황에서 홈플러스가 어떻게 변화해 갈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kuh@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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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현화 기자
kuh@kukinews.com
구현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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