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와 나’ 각양각색 어색한 일곱 부자가 만들어내는 웃음과 공감

‘아버지와 나’ 각양각색 어색한 일곱 부자가 만들어내는 웃음과 공감

기사승인 2016-05-27 16:41:58

[쿠키뉴스=이준범 기자] 아버지와 아들만큼 어색한 관계가 있을까. 많은 가족 예능, 여행 예능 프로그램이 있었지만 연예인 아들과 아버지가 함께 여행을 떠나는 프로그램은 없었다. 그만큼 아버지와 아들 사이에서 어떤 재미를 만들어낼 수 있을지에 대한 확신이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tvN 새 예능프로그램 ‘아버지와 나’ 제작진은 그 어색한 관계에서 풀어내는 감동과 새로운 재미에 주목했다.

27일 오전 11시 서울 의사당대로 글래드호텔에서 tvN ‘아버지와 나’의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가수 겸 배우 김정훈, 가수 에릭남, 로이킴, 아이콘 바비와 함께 연출을 맡은 박희연 PD가 참석했다.

방송에는 총 7팀의 부자가 떠나는 여행기를 담지만 이날 참석한 건 4명이 전부였다. 나이도, 살아온 환경도 완전히 다른 만큼 4팀의 부자 관계는 각자의 특징을 갖고 있었다. 가장 어린 바비는 아버지와 친구처럼 지냈다며 가장 어색하지 않은 부자 관계를 자랑했다.

“전 아빠와 여행을 간다는 것 자체가 설레는 일이었어요. 아빠에게 저는 친구 같은 아들이었을 거예요. 친구끼리 가는 여행이 얼마나 설레고 좋아요. 설레면서 기다려지고 걱정도 되는 느낌으로 다녀왔죠. 아빠는 혹시나 나중에 걸어 다니면 사람들이 알아볼까 봐 TV에 나오는 걸 걱정하시더라고요. 그런데 알아보는 사람들이 많으면 아들은 얼마나 힘들까를 조금이나마 겪어보자는 마음에 결정하신 것 같아요. 여행하면서 얘기하다 보니 제가 어렸을 때 몰랐던 가정사가 많더라고요. 그것들을 하나씩 들춰가면서 얘기를 나눴던 게 제일 길고 의미 있었던 대화였어요.”(바비)

로이킴은 늦둥이지만 무뚝뚝한 아들이었다. 박희연 PD는 로이킴 부자에 대해 “사전 인터뷰를 할 때부터 ‘아버지와 너무 어색하고 불편하다’고 해서 실제 여행을 갔을 때 두 사람이 말도 없고 따로 떨어져 있는 모습을 상상했다”며 “둘째 날이 지나고 물어봤더니 예상외로 어색하지 않다고 얘기하더라. 어색함에서 출발해도 막상 같이 있으면 어색하지 않고 편해지는 게 가족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제가 늦둥이기도 해서 애교를 많이 부렸어야 했는데 전혀 그러지 않았어요. 아빠와는 많이 어색하면서도 서로 너무 사랑하는 것을 아는 사이인 것 같아요. 처음 섭외를 받았을 때 아들 입장에서는 아버지가 방송 나오는 게 좋진 않았어요. 그런데 아버지는 점 빼러 다니시고 제작진과 미팅이 있다며 미용실에 들러서 메이크업도 하시는 모습을 봤죠. 아버지가 정말 방송에 나가고 싶어 하는구나, 방송 욕심 있구나 하고 느꼈어요. 언젠가는 아버지와 함께 여행을 가고 싶었지만, 이런 계기가 없었으면 생각만 하다가 못 갔을 것 같아요.”(로이킴)

에릭남과 그의 아버지는 흥이 많은 부자였다. 박희연 PD는 “이동할 때뿐 아니라 공원에 앉아 있거나 관광지를 찾아갈 때마다 계속 노래하고 화음을 넣었다”며 “유독 흥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친구까진 아니고 편하게 지내는 편이에요. 롤 모델로 생각했던 존경하는 큰 형 같은 느낌이었죠. 처음 섭외가 들어왔을 때 저도 로이킴처럼 방송에 같이 나오는 게 마음이 편하지 않더라고요. 그런데 아버지는 방송 욕심이 넘치셨어요. 방송에 나가야 한다며 당장 다이어트도 시작하셨어요. 방송에서는 제가 선배니까 개인기도 준비해야 한다고 조언해줘서 준비하셨죠. 아버지가 미국에 이민 가신 지 30년이 됐어요. 한국에서 어떻게 사셨는지, 또 할머니와 할아버지는 어떤 분이셨는지 몰랐는데 여행하면서 그런 이야기들을 알게 됐어요.”(에릭남)

김정훈 부자는 무뚝뚝한 경상도 남자들이다. 김정훈은 “운전한 기억밖에 안 난다”며 “운전을 너무 오래 했고 스태프가 아무것도 안 도와준다. 뉴질랜드가 영어를 쓰는 나라인지도 몰랐는데 호텔과 식당 예약을 다 하느라 너무 힘들었다”며 쉽지 않은 여행이었음을 토로했다.

“아버지가 고등학교 선생님으로 계시다가 퇴직하셨어요. 무뚝뚝하고 융통성 없는 전형적인 경상도 남자인데 제가 그걸 되게 싫어했어요. 그런데 그런 점이 싫다고 하다가 보니 제가 닮더라고요. 같은 경상도 출신에 양띠고 혈액형도 AB형이에요. 공통점이 많죠. 여행하면서 아버지와의 예전 기억들이 떠올랐어요. 어느 순간 갑자기 가까워졌다는 것 보다 예전의 추억들이 떠올라 가깝게 느껴지기 시작했어요. 아버지가 왜 어머니와 결혼하셨는지 여성 취향도 처음으로 알게 됐죠. 그런데 방송에 나갈 수 있을지는 모르겠어요.”(김정훈)

연출을 맡은 박희연 PD는 프로그램을 기획하기 전에 여행사를 20년 이상 다닌 분들에게 조언을 구했다고 털어놨다. 박희연 PD는 “20년 동안 일을 하면서 어머니와 딸, 어머니와 아들, 아버지와 딸이 여행가는 건 봤어도 아버지와 아들이 여행하는 모습은 본 적이 없다고 하셨다”며 “시도조차 하기 어려운 관계인 아버지와 아들의 여행을 담았을 때 어떤 달라진 모습으로 다가올지 궁금했다”고 말했다.

“프로그램의 처음은 흔히 어색하다고 알고 있는 아버지와 아들의 관계에 대한 궁금증에서 시작했어요. 7팀의 부자가 여행하면서 어색하고 불편해서 나온 재미 요소가 많았죠. 또 어색한 줄만 알았던 부자 관계를 실제로 보니 닮은 구석도 많고 공통점도 많았어요. 첫 번째는 어색한 웃음 포인트, 두 번째는 말로 표현하지 않아도 눈빛과 행동으로 보이는 공감이 많이 나올 것 같아요. 7팀의 여행을 70~80분에 담기엔 이야기가 너무 많았어요. 그래서 나눠서 방송하려고 해요. 촬영 순서와 연령대를 고려해서 처음엔 추성훈-정훈-에릭남 가족이, 이어서 나머지 김정훈-로이킴-바비-윤박 가족이 방송될 예정입니다.”(박희연 PD)

‘아버지와 나’는 세상에서 가장 가깝고도 먼 사이인 아버지와 아들의 이야기를 담백하고 솔직하게 담은 리얼리티 프로그램이다. 다음 달 2일 오후 11시 첫 방송. bluebell@kukinews.com 사진=박효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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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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