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쿠키뉴스=구현화 기자] 지난 10일 맑은 날 여의도 3배 규모의 울산 SK이노베이션 콤플렉스(CLX) 창사최대 정기보수 현장을 찾아갔다. 유독 화창한 하늘에 굴뚝마다 하얀 김이 올라오는 가운데 빼곡히 들어찬 정유시설에서 장비들을 빼내어 청소하는 정기보수작업이 진행 중이었다. 보수가 이루어지는 공장에는 초록색 망들이 군데군데 설치돼 있었다. 이 초록색 망은 낙하방지막으로 정기보수를 하는 노동자들의 안전을 위한 것이다.

한창 정비작업이 진행중인 제3정유공장(CDU) 앞에는 크레인이 하얀색 누에고치 튜브 같은 열교환장비 번들을 들어올려 한 쪽으로 쌓아올리고 있었다. 열교환장치는 스팀을 교환시켜서 1차적으로 원유를 데우는 역할을 하는 장비다. 이 들어낸 열교환기를 한 쪽으로 옮겨 안쪽과 바깥쪽을 청소해 다시 설치하게 된다. 물줄기를 사용해 튜브와 튜브 사이를 청소하고 찌꺼기를 빼낸다. 이 공장은 하루 17만배럴의 원유처리 능력을 가지고 LPG와 휘발유, 경유, 나프타 등을 만들어내는 대표 공장으로 정비가 필요한다.


3공장 옆 디젤을 만들기 전 탈황공정이 이루어지는 제6공장에서도 황을 반응하게 하는 촉매를 빼내고 보수작업을 하고 있었다. 장비들을 빼내어 청소하거나 사용 유무를 확인해 부품을 교체한다. 교주요 5개 정유공장은 3년마다 한 번씩 정기보수를 실시하고 있다. 국가에서 최고수준의 P등급을 받은 후 1년마다 하던 정기보수가 3년으로 늘었다. 이번에는 공장 전체의 정기보수와 맞물려 더 꼼꼼하게 작업하고 있다.

공장 전역에 전기와 스팀을 공급하는 종합동력공장 중 한 지역공장(NAC)은 올해 31년 만에 정기보수를 하고 있다. 공정 열교환을 위해 스팀을 생산하는 공장인데 지금까지는 이 공장을 대신해 스팀을 공급할 공장이 없어 정비가 어려웠다. 올해엔 추가로 스팀 배관을 깔고 이중 공급체계를 갖춰 31년 만에 보수에 동참했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유종이 달라지면 온도와 쿨링 지점도 달라지고 찌꺼기도 달라지게 된다”며 “이란산 원유 등이 들어오면서 예전보다 청소상황이 달라진 부분이 있다”며 말했다.


정기보수를 하지 않으면 찌꺼기인 파울링이 끼어 효율이 낮아지고 수명도 낮아지기 때문에 보수작업을 해주어야 한다. SK이노베이션은 현재 제3정유공장, 제1고도화시설, 제2방향족제조시설, 제2파라자일렌 공장 등 4개 공정의 정기보수를 진행 중이다. 이미 제2정유공장, 중질유분해공장에 대한 정기보수는 완료됐고 앞으로 7개 공정의 정기보수가 예정돼 있다. 매년 8~9개 공정의 정기보수를 실시했으나 올해는 창사 이래 최대 규모인 13개 공정이 대상이 됐다.

SK이노베이션의 울산CLX는 여의도 3배 크기의 830만제곱미터 터에 100여개의 첨단 자동화 공정과 자체 부두시설을 갖춘 국내 최대규모의 석유 및 화학단지다. 단일 공장 시설로서는 말레이시아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규모가 크다. SK이노베이션 계열 4개 회사의 공장(정유, 중질유분해, 석유화학, 윤활유 공장 등)과 연구시설이 있다. 이 공장들을 정기보수하는 것 자체가 매우 노력이 들고 안전에도 신경써야 하는 큰 일이다.

이항수 울산 CLX 본부장은 “3~6년만에 한 번씩 분리 조립을 하게 되는데, 올해는 사상 최대 보수로 투입되는 인원만도 7000여명, 전체의 27만평정도 정기 보수에 들어간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기보수에 안전경영 강화를 위해 202년 CEO 직속으로 SHE(Safety Health Environment 안전 건강 환경) 본부를 설치하고 SHE 관련 업무의 컨트롤 타워인 SHE 위원회를 운영 중”이라고 설명했다.

SK이노베이션은 최고 수준의 정기보수 역량을 인정받아 지난 2011년 베트남 제1의 정유화학회사인 BSR의 첫 정기보수 때 운영과 관리 서비스를 담당했다. 최근에는 SK종합화학이 중국 시노펙과 합작해 설립한 중한석화의 정기보수에도 참여했다. kuh@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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