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대표의 전방위 로비 의혹의 핵심인물로 지목된 브로커가 검거됐다. 전직 부장판사와 검사장 등 전관 법조인이 포함된 법조비리 수사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였던 검찰의 수사가 탄력을 받을지 주목된다.
19일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검사 이원석)에 따르면 이동찬(44)씨는 전날 오후 9시 10분 경 남양주 시내의 한 카페에서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붙잡혔다. 검찰 수사 착수 후 잠적 50여일만이다.
이날 이씨는 2층에서 뛰어내려 도주하다 부상을 입기도 했다.
이씨는 상습도박 혐의로 수사와 재판을 받던 정 대표가 검찰과 법원을 상대로 구명 로비를 해 달라며 부장판사 출신의 최유정(46·구속기소) 변호사 등에게 거액의 부당 수임료를 건넨 혐의를 받고 있다.
이씨는 최 변호사의 브로커로 정운호 대표로부터 50억원의 부당 수임료를 받는 데 도움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또 그는 복역 중인 송창수 전 이숨투자자문 대표의 형사사건과도 관련돼 있다. 이씨는 송씨의 구명을 위한 최 변호사의 수임 과정에서 연결고리 역할을 했다.
이와 함께 이씨는 이숨투자자문에 대한 금융당국의 제재를 무마해 주겠다며 송씨로부터 금품을 챙긴 의혹도 받고 있다.
검찰은 체포한 이씨를 상대로 최 변호사의 부당 수임 사건 전반에 대해 집중 조사할 방침이다. 또 최 변호사 등과 함께 법원과 금융당국 등을 상대로 또 다른 로비를 벌였는지도 수사 대상이다.
검찰은 20일경 이씨를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할 계획이다.
한편 법조비리는 이씨가 최 변호사와 사실혼 관계라고 주장하며 정운호 대표의 최 변호사 폭행사건 당시 직접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했고 이 과정에서 범조계 전방위 로비 의혹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정 대표 수사를 네이처리퍼블릭의 롯데면세점 입점 로비 의혹 사건으로 확대했다. 이 과정에서 신영자, 신격호, 신동빈 회장 등의 롯데 오너 일가의 비자금 조성 의혹으로 수사가 옮겨졌다.
김태구 기자 ktae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