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시 가습기살균제 사태後, 백화점 영수증 유해성분 논란도 재점화

옥시 가습기살균제 사태後, 백화점 영수증 유해성분 논란도 재점화

환경단체 "비스페놀A, 유해 물질" 우려

기사승인 2016-06-20 13:54:19

가습기 살균제 공포로 인해 생활용품 속 유해물질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우리 일상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영수증 속 유해물질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하루에도 수차례씩 주고 받고 손이 바쁠 경우 입에 물기도 하는 영수증 속에 환경호르몬 작용을 하는 비스페놀계 물질이 인체에 유해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최근 여성환경연대, 환경정의, 발암물질없는사회만들기국민행동은 주요 대형마트와 백화점 6곳에서 수거한 총 19장의 영수증을 조사한 결과, 백화점과 마트의 일부 영수증에서 내분비교란의심물질인 비스페놀 A(BPA)와 비스페놀S(BPS)가 검출됐다고 밝혔다. 

비스페놀A는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처럼 작용하면서 정자 수를 감소시키고 비만을 일으키는 물질로 알려져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에서는 비스페놀 A가 생식독성물질로 등록돼 있다. 이에 따라 비스페놀 물질을 함유한 제품에 대해서는 반드시 소비자에게 알려야 한다. 비스페놀A 제품들이 인체에 유해한 사실이 밝혀지자 최근에는 ‘BPA 프리 제품’이라며 비스페놀A 대신 대체성분인 비스페놀S가 사용돼왔다. 하지만 이 역시 환경호르몬 작용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양희 여성환경연대 대표는 “비스페놀S가 비스페놀A보다 환경에 더 오랫동안 잔류한다는 것이 연구에서도 밝혀졌다”며 “비스페놀계 유해물질은 지갑에 영수증과 지폐를 함께 둘 경우 지폐마저도 오염될 수 있으며, 영수증을 만질 때 피부를 통해 흡수돼 인체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비스페놀과 관련한 인체 유해 논란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실제 서울대병원이 발표한 비스페놀A와 어린이 학습능력의 연관성 자료에 따르면, 비스페놀A 농도가 짙을수록 어린이의 학습능력이 떨어지고 행동장애 지수는 올라간다. 서울대병원 측이 서울, 성남, 울산 등 5개 도시 초등학교 3∼4학년 1000여 명의 소변을 채집해 비스페놀A 농도를 측정한 결과, 검사에 응한 모든 어린이에게서 비스페놀A가 검출됐으며, 비스페놀A가 10배 높아질 때마다 불안·우울 지수는 107%, 사회성문제 지수는 122% 증가했다. 이러한 논란으로 학부모들은 비스페놀A 폐기 운동에 앞장 서기도 했다. 

이러한 논란 속에서도 비스페놀A가 수십 년에 걸쳐 사용돼 온 가장 안전한 물질이라는 의견도 있다. 2013년 미국 식품의약국(FDA)는 소량에 노출될 경우에는 인체에 유해하지 않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FDA는 “식품용기나 포장에 사용되는 비스페놀A의 안전을 지속적으로 지지하고 있다”며 “몇몇 식품 등에서 존재하는 매우 소량의 비스페놀은 안전하다”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이렇듯 비스페놀A 영수증에 대한 안전성 논란이 계속되자, 새로운 대체제로 업체들이 영수증을 바꾸는 추세다. 문제는 비스페놀A나 비스페놀S를 대체하는 물질이 안전성이 충분히 입증됐냐는 것에 있다. 그러나 이러한 대체제 역시 또 다른 유해성 논란이 일고 있다. 비스페놀A가 안전하지 않다면 대체물질 또한 안전성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장윤형 기자 newsroom@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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