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 美에 약 18조 보상… 한국은?

폭스바겐 美에 약 18조 보상… 한국은?

기사승인 2016-06-29 17:32:09

디젤게이트 관련 미국에 보상안을 내놓은 폭스바겐이 국내에는 법규와 배출 기준이 다르다는 논리로 배상 계획을 밝히지 않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29일 폭스바겐에 따르면 우선 미국과 한국의 배출가스 기준이 다르다. 미국 0.044g/㎞로 한국의 0.18g/㎞(유로5 기준)보다 4배 엄격하다. 이 기준에 따라 한국에서는 배출가스 관련 문제를 간단히 해결할 수 있다. 2.0ℓ 모델의 경우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 1.6ℓ 모델의 경우 하드웨어적 조치와 소프트웨어만 업그레이드 하면 된다. 정비소를 1회만 방문하면 된다. 미국의 경우는 차량의 구조적 차이로 배출가스 시스템을 전면 교체해야해 수차례 정비소를 방문해야 한다. 특히 연비 및 성능 저하 여부도 한국에서는 지장이 없지만 미국의 경우 성능이 저하된다.

폭스바겐 코리아 관계자는 “임의설정에 해당되는지는 법률 해석이 필요한 사안”이라며 “한국 및 유럽에서는 법적으로 임의설정이 해당되지 않는다. 미국에서만 법적으로 임의설정이 문제된다”고 선을 그었다.

폭스바겐은 미국에  총 153억 3300만 달러(약 17조9135억원) 배상금을 내놓는다. 이 중 100억3300만 달러(약 11조6603억원)가 속임수 장치가 장착된 차량들을 되사거나 차주들 보상금으로 쓰인다.

향후 10년에 걸쳐 20억 달러(약 2조3000억원)를 EPA와 캘리포니아에 제공해 전기차 충전소 건설 등 친환경 자동차 관련 활동에 쓰게 된다. 이와 별도로 폭스바겐은 디젤 배출가스를 줄이기 위한 인프라 기금이나 노후 버스를 교체하는 데 사용할 기금 27억 달러(3조3000억원)를 3년에 걸쳐 내는 데도 합의했다. 44개 주정부와도 총액 6억 달러(약 6900억원)에 합의했다.

이는 폭스바겐은 2015년 재무제표에서 기술적 개선 및 환매, 법적 위험 등 디젤 문제 관련 준비금을 총 162억 유로(약 20조원)의 약 85%를 차지하는 금액이다. 여기에 3.0ℓ TDI V-6 디젤 엔진을 장착한 차량을 위한 해결안은 아직 정해지지 않아 보상금의 규모는 더욱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폭스바겐 코리아 관계자는 “총 162억 유로를 책정했지만 보상금에 따라 이 금액은 늘어날 수도 줄어들 수도 있다”며 "국내에서는 리콜에 대한 환경부 승인을 받기 위해 현재에도 지속 협의 중에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미국 보상안 통과로 폭스바겐 사태 해결에 급물살이 일 것으로 보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는 1100만대의 해결해야 할 차가 남아 있다. 그중 유럽은 850만대, 한국은 12만5000대다. 실제 유럽에서는 이미 독일연방자동차청 (KBA)로부터 파사트, 티구안, 골프, 아우디 A3, A4, Q5 등 370만대 이상의 차량에 대한 리콜 계획을 승인받아 리콜이 진행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 시장이 가장 급한 불이었다"며 "미국 보상안을 기준으로 다른 나라와도 협의할 것”으로 예상했다.

바른 하종선 변호사도 "미국 고객들에 대한 배상안을 국내 고객들에게도 동일하게 적용시키도록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훈 기자 hoon@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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