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성폭력 사건, 책임자 없었다”… ‘스토리펀딩’ 통해 경각심 고취

“학교 성폭력 사건, 책임자 없었다”… ‘스토리펀딩’ 통해 경각심 고취

기사승인 2016-06-30 15:22:46


대전의 한 중학교에서 발생한 성폭력 사건을 다룬 쿠키뉴스 크라우드 펀딩 프로젝트 ‘학교 성폭력 사건, 한 가족의 이야기’가 7월1일 시작됩니다.

이번 프로젝트는 포털 사이트 다음의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인 스토리펀딩으로 진행됩니다. 

2012년 12월26일, 방학을 하루 앞두고 다운증후군·지적장애2급 등의 합병증을 앓아온 송하나(가명·당시 18세)양이 성추행 당한 정황이 포착됐습니다. 송양의 진술에 따르면 수업 중 남학생 박영환(가명·당시 13세)군은 송양을 4층 화장실로 강제로 데리고 가 구타를 하고 속옷을 벗기는 등의 성폭력을 저질렀습니다. 당시 수업교사는 학부모 면담을 이유로 영화를 틀어놓고 교실을 비운 상태였습니다.

사건 직후 대질조사에서 송양은 “박군이 방광에 손을 박았다”고 진술했습니다. 이는 단어선택에 미숙한 송양이 1시간30분여의 시간 동안 내놓은 가장 유의미한 표현이었습니다.

하지만 학교측은 ‘사건은 일어나지 않았다’는 결론을 내렸고, 성폭력 사건 관련 의료, 법률, 수사 지원을 일원화한 원스톱 지원센터는 증거채취를 위한 어떤 제스처도 취하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골든타임’은 허무하게 지나갔습니다.


안일한 대처에 대한 후속피해는 고스란히 피해자 가족에게 돌아갔습니다. ‘증거 불충분’으로 사건이 종결되자, 오히려 피해자 학생은 ‘성도착증’으로 내몰리며 22살 현재까지 중학교 졸업조차 못 하고 있습니다. 피해자 어머니는 육체적·정신적으로 고통스런 시간을 보내다가 합병증을 앓게 됐고, 언니는 임용고시도 포기했습니다.

“고통은 왜 멈추지 않고 영원의 시간 속에서 반복되는 걸까요?”

피해자 어머니의 물음에 학교도, 수사기관도, 지원센터도, 미디어도 대답해주지 못했습니다. 근래에 제도적 대책들이 다각적으로 마련되고 있는 듯 비춰지지만 정작 당사자들은 먹먹한 가슴을 두들깁니다. 

사회·제도적 병리가 비단 한 가정의 일로 치부되는 것은 참 태만한 일입니다. 어쩌면 우리는 타인이 겪는 부조리에 그저 ‘운이 없었노라’ 되뇌는 것에 익숙해져 있는지도 모릅니다.

이번 프로젝트에서는 다양한 제도적 대책들이 속속들이 마련되고 있음에도 횡행하는 학교 폭력의 민낯을 들춰보는 데에 목적을 두고 있습니다.

프로젝트에서 모인 펀딩 금액은 취재 및 방송촬영비 외에 학교폭력 대책 마련에 초점을 둔 NGO단체 ‘청예단’에 전달됩니다. 이를 통해 폭력사건 후 어찌할 바를 모르는 피해자 가족들이 즉각적인 수사, 의료, 법률적 지원을 보장받을 수 있도록 도울 예정입니다.

이다니엘 기자 dne@kukinews.com

이다니엘 기자
dne@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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