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이 찾아가지 않아 1년 이상 방치된 은행권 예금액은 지난해 12월말 기준 14조원에 달한다. 오는 12월부터는 은행권 계좌통합관리서비스 전용 사이트 ‘어카운트인포’에서 은행 개인계좌에 남아 있는 이같은 숨겨진 금융재산을 인터넷 클릭 한번만으로 손쉽게 찾을 수 있게 된다. 

다만 미소금융재단(휴면예금관리제단)에 출연된 휴면예금 등 1조6300억원의 경우 휴면계좌통합조회 시스템에서 조회·확인 후 반환 청구할 수 있다.

◇어카운트인포… 인터넷 클릭 한 번으로 간편 해지·잔액이전

금융당국이 오는 12월 2일 시행할 어카운트인포는 본인 명의의 모든 은행계좌를 온라인 상에서 한번에 조회 가능한 은행권 계좌통합관리서비스다. 주요 서비스는 은행권 계좌 조회와 해지 및 잔고이전이다. 

대상은 예·적금, 수시입출금식 계좌, 신탁, 외화계좌, 당좌계좌 등 국내은행 개인계좌 가운데 1년 이상 입출금 거래가 없거나 만기 후 1년 이상 경과된 것이다. 금융당국은 우선 30만원 이하인 계좌에 대해 시행한 후 내년 3월 2일 이후 50만원 이하로 확대할 방침이다. 해당 계좌는 금융위원회 추산 지난해 12월말 기준 총 1억270만개, 14조4000억원에 달한다. 

소비자는 금융결제원에서 마련할 계좌통합관리서비스 전용 사이트 어카운트인포(www.accountinfo.or.kr)에 인터넷이나 휴대폰으로 접속, 공인인증서와 휴대폰 인증 절차를 통해 본인확인을 거치면 계좌와 잔고 등을 조회할 수 있다. 

실시간 제공되는 조회 정보는 은행별 계좌번호·잔고·지점명·개설일·만기일·상품명·최종입출금일·부기명(소비자가 부여한 계좌별명, 예: 동창회비) 등 8개다. 이런 계좌 정보를 바탕으로 은행 영업점 방문 없이 계좌 해지 후 즉시 미소금융재단 전액 기부 및 다른 은행 계좌로 잔고를 이전할 수 있다. 

금융당국은 향후 1년 이상 잔고 0원이 지속될 경우 계좌 자동해지 가능토록 3분기 중 은행 약관 개정할 계획이다. 개정 약관은 소급 적용하지 않고 새로운 예금만 적용될 예정이다. 기존 계약에 따른 논란의 소지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한 차원이라 것이 금융감독원의 설명이다. 

내년 3월부터는 인터넷뱅킹 사용이 곤란한 소비자(고령층 등)를 위해 은행 영업점도 관련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다만 은행 영업점에서는 개인정보보호와 은행의 과잉영업 방지하기 위해 계좌해지나 잔액이전 서비스를 제외한 다른 은행의 계좌 보유여부 등 제한된 정보만 제공된다.

◇ 장기 미환급 금융재산, 휴면계좌통합조회 시스템으로 

어카운트인포를 통해 돌려받을 수 있는 예금은 주로 소멸시효가 완성되지 않을 것들이다. 휴면예금, 휴면성 신탁 등 5년 이상 거래가 없어 청구권 소멸시효가 완성된 금융재산은 휴면계좌통합조회 시스템을 활용하면 된다.

휴면계좌통합조회시스템이란 은행, 우체국, 보험사 등 금융기관에서 일정기간 거래가 없어 정지된 휴면계좌에 방치된 예금 또는 보험금을 통합 죄회할 수 있는 서비스를 말한다. 대개 금융사에서 출연해 미소금융재단에서 관리하고 있는 것들이다.

휴면계좌통합조회 시스템은 전국은행연합회, 생명보험협회, 손해보험협회에서 전용 온라인 사이트로 운영하고 있다. 

협회 사이트에 접속해 휴면계좌 및 예금을 발견했다면 해당 금융기관에 직접 방문하거나 미소금융재단을 통해 휴면 예금 등의 반환을 요청할 수 있다. 이후 휴면계좌를 관리하고 있는 미소금융재단이 바로 환급 처리해 준다.

다만 주인을 찾지 못한 휴면예금은 공익 기금 ‘미소금융’의 운영 자금으로 사용되고 있다. 미소금융은 제도권 금융을 이용하기 어려운 7등급 이하 서민들에게 창업자금, 운영자금, 자활자금 등을 무담보 무보증으로 소액대출 사업이다. 따라서 휴면예금 시스템을 통해 자금을 찾기 보다는 기부를 택하는 것도 한 방법일 수 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계좌통합관리서비스 어카운트인포는 기존 휴면계좌통합조회 시스템 조회에서 가능하지 않던 계좌해지와 잔액이전 서비스를 추가해 소비자의 권리를 찾아 주는 것에 중점을 둔 것”이라며 “소비자 권리 보호뿐 아니라 은행의 계좌 관리 비용을 함께 줄일 수 있는 금융시스템 개혁”이라고 말했다. 

김태구 기자 ktae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