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멍 뚫린' 대구시 재난관리 시스템

'구멍 뚫린' 대구시 재난관리 시스템

기사승인 2016-07-06 04:30:53

-대구시재난안전대책본부 연락 '불통'
-행정선 문자알림 한 통 없어
-'안전도시' 대구 '헛구호'…시민 불안 고조

5일 오후 8시33분께 발생한 경남 울산의 강진 여파로 대구에서도 진도 5가량의 진동이 감지돼 지진에 대한 시민 불안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행정이나 지방자치단체 차원의 지진정보 안내 같은 대응이 전혀 없어 이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대구소방안전본부에 따르면 이날 상황실에 신고 접수된 지진 관련 문의만 1000여건에 달한다.

다행히 소방본부 측이 파악한 결과 큰 피해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지만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중심으로 시민들의 불안과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시민들에게 정확한 정보를 전달해야 할 대구시 재난안전대책본부의 안내전화는 이날 '먹통' 상태였다.

기자가 대형 포털사이트 검색창을 통해 '대구지진'을 검색하자 가장 먼저 '대구시 재난안전대책본부' 사이트가 눈에 들어왔다.

해당 연락처(053-803-4556)로 전화를 시도 했지만 "지금거신 번호는 없는 전화번호입니다. 다시 확인하고 전화주시기 바랍니다."라는 음성만 나올 뿐이었다.

지진에 대한 불안감에 휩싸인 일부 시민들은 국가재난정보센터나 공중파 등에서 직접 지진 관련 정보를 찾아봐야 했다.

실제 대구시재난안전대책본부 사이트를 직접 접속해 보니 전혀 다른 연락처(053-803-5691)로 안내돼 있었다.

대구시 한 관계자는 "아직까지 대형 포털 사이트에 등록된 재난안전대책본부의 연락처가 변경되지 않아서 문제가 된 것 같다"고 해명했다. 

지진 발생 후 10여분이 지난 오후 8시 40분께 대구시청 당직실에 전화를 걸었다는 최민수(52·대구시 수성구 황금동)씨는 "직원들이 지진이 났다는 사실조차 모르고 있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최씨는 "대구기상대에 전화를 하려고 했지만 계속 통화중에 걸려 실패했고 114안내 전화도 연결이 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시는 지난해 12월 국비 10억원을 들여 재난안전대책본부 시스템을 구축했다. 24시간 모니터링으로 재난을 예방하고 재난 발생 시 신속 정확한 상황 판단을 하기 위한 것이 목적이다.

'PJDO'라는 닉네임을 쓰는 한 시민은 "최근 5년 간 대구에서 느낀 제일 큰 강도의 지진이었던 것 같은데 툭하면 오던 재난문자도 없더라"며"대구도 이젠 지진 지대구나 싶어 끔직한 생각마저 들었다"고 했다.

남구 봉덕동에 사는 한 시민도 "지하철 참사 이후 사고 없는 대구를 외쳐온 대구시의 재해 안전대책에 또 구멍이 뚫렸다"며"만약에 대구에서 지진이 나 건물이 무너졌다면 어쩔 뻔 했겠냐"고 말했다.

내진설계 등 지진 대비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한 트위터리안은 "내진 설계의 중요함을 이번 지진으로 새삼 깨달았다. 지진 느낀 사람들이 꽤 있던데 우리나라는 너무 조용한 거 같다. 지진 알람을 해 주기는 하는지"등의 글을 남기기도 했다.

대구=김덕용 기자/김충희 기자   sv101@kukinews.com

김덕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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