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트라제네카, 강압적 ‘희망퇴직’ 논란

아스트라제네카, 강압적 ‘희망퇴직’ 논란

기사승인 2016-07-06 11:13:02

한국아스트라제네카가 직원들에 대한 희망퇴직을 시행하면서 특정 부서에 인원을 확정해 집중 면담을 진행하고 전 직원을 대상으로 대가발령을 언급하는 등 협박성 공지를 해 ‘강압적 희망퇴직’ 논란을 빚고 있다.

한국민주제약노동조합과 한국아스트라제네카 노동조합조 지부(이하 아스트라제네카 노조)에 따르면 지난 5일자로 회사 측이 진행하는 ERP(희망퇴직프로그램) 신청 마감일이 지났다.

이번 희망퇴직프로그램은 회사 측이 비용절감 차원에서 본사의 지침에 따라 시행한 것이다. 문제는 노조와의 당초 약속과 달리 회사가 강압적으로 특정 인원들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시행했다는 점이다.

이와 관련 아스트라제네카 노조 측은 “아스트라제네카가 진행하는 VSP가 희망퇴직이라는 가면을 쓴 불법 정리해고였다는 것이 만천하에 드러났다”고 지난 4일 성명서를 통해 입장을 밝혔다. 또한 노조 측은 지난 5일 회사 본사가 있는 건물 앞에서 강압적 ERP에 반대하는 집회를 열기도 했다.

노조 측은 “ 어떠한 이유에서든 강압적으로 희망퇴직을 진행하지 않겠다던 회사는 특정 부서에 인원을 확정하여 집중 면담을 진행하고, 전 직원을 대상으로 대기발령을 운운하는 협박성 공지를 했다. 비즈니스 리뷰를 이유로 진행된 면담에서는 희망퇴직을 신청하지 않는 경우 인사적 불이익이 발생한다는 협박까지 하며, 모든 수단을 동원해 조직적으로 희망퇴직을 강제 진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과정에서 노조 측이 문제를 제기하자 회사 측은 “경영권은 회사의 고유권한이기 때문에 노동조합은 물론이고 어떠한 직원들도 개입할 수 없다”는 입장을 전했다고 노조는 설명했다.

아스트라제네카 노조는 “이 말은 임단협 시기 자신들의 권한에 손을 댈 생각도 하지 말라며 사측이 앵무새처럼 내뱉는 말이다. 그렇다면 사측은 경영에 대한 모든 결과를 노동자들에게 전가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들이 책임져야 하며, 이에 대한 책임은 경영진이 가장 앞에서 져야 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특히 노조 측은 현재 경영진은 책임을 지는 모습을 찾아볼 수 없고, 경영진이 지시한 업무를 묵묵히 수행하던 직원들에게 인사적 불이익을 운운하며 단 한 번도 진행해 본적 없는 1대1 비즈니스 리뷰를 진행하는 것이 경영진으로서 책임감 있는 모습인가라고 반분했다.

아스트라제네카 노조는 “무책임한 행동을 하고 있는 경영진은 뒤돌아 자신의 행동을 반성하고 고용안정이 보장된 진정한 비용절감을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해야 한다”며 “회사는 경영상 어려움도 아닌 투자를 위해서 직원들을 강제적으로 사지로 내모는 행동을 즉각 중단하고 직원들의 고용안정이 보장되는 비용절감을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한국민주제약노동조합(위원장 김문오)은 “아스트라제네카의 비윤리적이고 비인간적인 비용절감을 중단하고 조합원들의 고용안정에 나서야 한다”며 “불법적이고 비윤리적인 인력감축을 중단하고 고용안정을 보장할 것, 회사 측은 대기발령 계획을 즉각 철회하고 부당 인사를 운운한 임직원들을 징계할 것, 강제적 희망퇴직 중단하고 고용안정 보장할 것, 조합원들의 정당한 휴가 사용을 보장하고 인사권 남용을 즉각 중단할 것” 등을 여구했다.

한편, 아스트라제네카 노조 측과 사측은 6일 오전 현재 희망퇴직 관련해 양 측의 의견을 좁히기 위한 협상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송병기 기자 songbk@kukinews.com

송병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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