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부품과 자동차 산업도 선제적인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7일 하나금융경영연구소가 발표한 ‘2016년 하반기 산업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조선, 해운, 철강, 디스플레이, 비철금속, 섬유, 일반금속 등 7개 업종은 산업별 경기 사이클에서 불황 국면으로 돌입할 전망이다. 또한 자동차, 이동통신단말기, 석유화학, 정유는 4개 업종은 관련 산업이 둔화되고 있어 선제적인 구조조정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현재 정부 주도로 구조조정이 진행되고 있는 조선과 향후 구조조정 대상으로 지목되어 있는 철강 등의 몰락은 이미 수년전부터 예견된 것이었다고 밝혔다. 또 글로벌 수출 포트폴리오와 한국의 수출 포트폴리오 분석을 통해 조선, 철강 등 일부 산업의 경우 한국의 포트폴리오 비중이 비정상적으로 높아 경기 침체 시 위기에 직면할 수밖에 없는 구조적인 문제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보고서를 작성한 이주완 연구위원은 “글로벌 시장과 포트폴리오 갭이 클 경우 불황기에 진입하게 되면 필연적으로 리스크가 발생한다”며 “조선의 경우 글로벌 포트폴리오는 3~4% 수준인데 한국은 7~12%를 유지해 왔다”고 설명했다.
또한 철강 산업은 지난 25년 동안 글로벌 포트폴리오에 비해 국내 수출 비중이 항상 2~3배 높았기 때문에 공급과잉이 발생하면 큰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는 구조로 분석됐다.
이와 함께 연구소는 전자부품과 자동차가 제2의 조선, 철강이 될 가능성이 가장 크다고 진단했다. 특히 전자부품의 경우 일부 섹터는 이미 장기불황의 터널에 진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주완 연구위원은 “조선과 철강 외에 포트폴리오 갭이 큰 산업은 전자부품과 자동차인데 현재는 성장성이 높아 심각한 위기를 느끼지 못하고 있지만 시장이 둔화되는 순간 급격한 위기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며 “선제적인 구조조정과 비중 축소 작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중국을 진앙지로 하는 공급과잉으로 인해 LCD, LED, 휴대폰 등은 이미 레드오션으로 변했고 이차전지, 반도체, OLED 등도 몇 년 안에 비슷한 상황에 처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자동차에 대해서도 “아직 공급과잉 이슈가 심각하지는 않지만 수요가 정체되는 순간 불황이 시작될 것이고 포트폴리오 비중이 지나치게 높은 한국은 가장 큰 타격을 받을 것이 자명하다”고 밝혔다.
이밖에 연구소는 앞서 발표한 위기 산업 진단 외에 산업별 경기 사이클에 따른 불황업종을 선정했다. 지난해 말 이미 불황업종으로 선정된 조선, 해운, 철강, 비철금속, 섬유, 일반기계 외에 디스플레이가 추가됐으면 의류는 빠졌다.
국내 주력산업인 반도체는 여전히 안정업종으로 분류됐으며 음식료가 새롭게 안정업종에 포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