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알고쓰자①] 잇따른 화학제품 주의보...혹시 내 화장품도?

[화장품 알고쓰자①] 잇따른 화학제품 주의보...혹시 내 화장품도?

기사승인 2016-07-08 18:12:12

# 휴가철 외국 호텔에서 샴푸와 로션 등 어메니티를 받은 박모(29)씨는 이 제품들이 과연 안전한지 고민이 됐다. 스마트폰에 깔아 놓은 '화장품을 해석하다' 어플리케이션으로 유해성분을 검색해보니 프로필파라벤, 락틱액씨드 등 좋지 않은 성분이 들어 있다고 나와 사용을 중단했다. 박씨는 "화장품도 화학용품이라는 생각에 예전보다 더욱 민감해졌다"며 "어메니티를 쓰지 않고 오랫동안 써 온 화장품으로 대체했다"고 설명했다.

소비자들이 가습기 살균제 사건 이후 화학제품에 민감해지면서 일상생활에서 쓰는 화학제품에도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실제로 화학제품에 대한 업체의 무지나 실수 등으로 인해 사건사고는 끊이지 않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자사 브랜드인 아리따움의 볼륨업 오일틴트 제품 2호와 5호 제품에서 미생물 기준치를 초과해 지난달부터 생산 중단과 함께 제품 자진회수를 진행 중이다. 지난해에는 아모레 브랜드 헤라의 일부 마스카라 제품에서 '프탈레이트'가 기준치 이상으로 검출돼 회수되기도 했다. LG생활건강에서도 더페이스샵의 트렌디네일즈 1개 색상 제품에서 동일한 성분인 프탈레이트가 검출됐다.

프탈레이트는 플라스틱을 부드럽게 하기 위해 사용하는 화학 첨가제다. 유럽 등 선진국에서는 프탈레이트 생산 수입을 막거나 사용을 금지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이 성분을 의도적으로 넣은 것이 아니라 ODM 업체 측에서 제품 생산 과정에서 병 등에서 옮겨나온 것으로 업체 측은 설명하고 있다. 이들 업체 측에서는 즉각 회수와 환불조처에 들어갔지만 소비자들은 두려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얼마 전에는 소망화장품의 에이디파잉폼글렌징크림과 한국콜마에서 나오는 토니모리에이씨컨트롤아크네클렌징폼, 식물나라트러블클린클렌징폼 등 클렌징폼류에서 트리클로산이 기준치 이상으로 나와 식약처로부터 제재를 받은 바 있다.

항생효과를 가져 비누나 치약에 많이 사용되는 트리클로산은 간섬유화를 촉진하는 물질로 알려져 있다. 특히 아이들이 사용하는 제품에서 이런 물질은 치명적인 영향을 미친다. 정부는 이 트리클로산 성분을 화학제품에 아예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피부염이나 각종 부작용을 일으킬 가능성이 큰 스테로이드가 들어간 화장품을 제조한 영세업자도 있다 식약처는 화장품에 사용이 금지된 스테로이드 성분 '베타메타손'을 함유해 에센스와 아이크림 등 8종의 화장품을 제조판매한 박모씨를 화장품법 위반 혐의로 판매중단 및 회수 조치한 바 있다. 미국 FDA는 스테로이드가 들어간 화장품에 대해 매우 엄격하게 적용하고 있다.

화학제품 사고가 끊이지 않으면서 소비자들의 면밀한 주의가 필요하다. 화장품 자체는 피부의 보습을 지켜주는 순기능한다. 하지만 한편으로 화학성분 덩어리라는 말도 맞는 말이다. 기본적으로 화장품은 화학성분을 배합하며 만들어진다. 여러 성분을 유화시켜 분리되지 않도록 뭉쳐 놓은 것이 화장품이다.

화장품의 기본 재료는 물과 글리세린, 실리콘, 식물성 오일이다. 이외에 피부를 부드럽게 해주는 각종 유화성분과 화학성분, 기능성 물질들이 들어가고 방부제도 들어간다. 기본적으로 화학제품이기 때문에 피부타입별로 알러지나 가려움증을 유발할 수 있다.

화장품 유통기한을 늘리기 위해 방부제로 많이 쓰이는 파라벤의 경우 몸 속에 한 번 들어오면 내장이나 근육 등에 쌓여 잘 배출되지 않는 물질로 피부염이나 소화기불량 등을 유발할 수 있다.

이 외에도 자외선 차단에 효과적이나 호르몬 교란을 일으킬 수 있는 옥시벤존이나 가려움과 알레르기를 유발할 수 있는 디메치콘, 내분비계 장애를 일으킬 수 있는 프탈레이트, 간섬유화를 일으킬 수 있는 트리클로산, 피부질환에 원인이 되는 트리에탄올아민, 여드름과 같은 피부질환을 유발하는 미네랄오일, 눈이나 피부점막을 자극하는 페녹시에탄올 등도 주의해야 하는 성분들이다.

소비자들은 임시방편으로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 '화장품을 해석하다'나 '알고쓰니 화장품'등을 통해 성분명과 성분 특징을 알아보면서 화학제품에 대한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상황이다.

소비자들은 식약처 홈페이지나 화장품법령을 살펴보거나 해당 화장품회사에 문의하면 화장품 성분을 잘 알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영세업자들은 원료가 싸다는 이유로 유해한 성분이 포함된 원료를 쓸 수 있으니 더욱 주의해야 한다"며 "성분표를 꼼꼼하게 따져서 구매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구현화 기자 kuh@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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