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켓몬스터 GO(포켓몬 GO) 서비스가 시작된 뒤 국내에서 가장 많은 몬스터를 잡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진 강원도 속초는 ‘태초마을’이란 별칭과 함께 호황기를 누리고 있다. 지역 주민들은 번뜩이는 아이디어로 ‘고켓몬 특수’를 적극 활용하고 있고, 속초시청도 여름성수기에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 적극적인 홍보활동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유동인구 급증으로 인한 바가지요금, 안전사고 대책 미흡 등의 문제점들이 지적되며 고양된 지역분위기 만큼이나 개선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지역경제 활성화와 현존하는 문제에 대한 대책마련을 동시에 고민해야 하는 속초시 상황에 대해 이병선 시장에게 직접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포켓몬 GO가 강원 일부 지역에서만 플레이가 가능하다는 걸 언제 인지했는지
-이틀 전 보고를 받고 알았다.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했다.
실제로 포켓몬 GO를 플레이 해 보았는지
-앞서 알려진 것처럼 ‘알통몬’ 한 마리를 시장실에서 잡았다. 해보니 재미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길을 걸으며 몬스터를 잡는 콘셉트 때문에 안전사고에 대한 문제가 거론되고 있다. 이미 해외에선 안전사고가 꽤 발생한 것으로 전해진다. 속초 역시 주요 랜드마크에서 미니 바이크가 무분별하게 운용돼 안전사고에 대한 지적이 있는데.
-그 점을 인지하고 있고, 대책도 마련하고 있다. 지상에선 경찰이 안전대책을 강구 중이다. 호수나 바다 위에서도 몬스터가 나오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해안경비에 안전대책 마련을 주문했다. 자율방범대나 시민단체들과 연계해서 안전망을 구축하기 위해 나름대로 최선의 노력을 하고 있다.
벌써부터 바가지요금이 기승을 부린다는 소문이 있는데
-그 반대다. 바가지요금에 대해선 엄정단속을 하고 있고, 오히려 속초를 찾아오는 게임 마니아들이 할인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가령 ‘코마린(요트탑승소)’에서는 30마리 잡으면 30%, 50마리 잡으면 50% 할인해주는 걸 내놓았다. 음식점들도 포켓몬 유저임을 인증할 경우 할인혜택을 주는 걸 선호하고 있다. 바가지요금은 있을 수 없다.
포켓몬 GO 출시시기와 여름철 성수기가 겹치며 바가지요금이 더 빨리 찾아왔다는 지역주민들의 제보가 있다. 포켓몬 GO를 하기 위해 속초에 오는 이들 중 상당수가 젊은 층인데, 이들에게 가혹한 처사라는 지적이 있다.
-해당 문제에 대해선 적극적인 단속을 하고 있다. 속초를 다녀보면 알겠지만 바닷가, 산, 호수 등 관광지가 여럿 있다. 산에는 산과 관련된 몬스터, 바다에는 바다 관련 몬스터가 나온다. 마니아들이 속초시를 광범위하게 다니기 때문에 바닷가에 특정된 여름성수기와는 크게 연관이 없다고 본다.
배터리 충전이나 와이파이에 대한 요구가 있는데
-와이파이를 전 지역으로 확대하고, 베터리 무료충전소도 다수 준비하고 있다. 또 하나는, 외지에서 오다보니깐 관광객들이 지리를 잘 모르는 경우가 있다. 그래서 몬스터가 출현하는 지도를 제작해서 몬스터를 잡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려고 한다. 마니아들이 가끔 오지로 가는 경우가 있는데, 지도를 주면 지리상 안전 문제도 해결될 거라 본다. 지도는 SNS상에 공유하고, 버스터미널 같은 곳에도 비치할 생각이다.
포켓몬 GO와 연계한 관광상품 개발 계획이 있는지
-속초는 산, 바다, 온천 등 어느 한 테마에 국한되지 않는 다양한 시설이 있다. 이번 포켓몬 효과는 행복한 신호다. 처음 시작이 된다는 ‘태초마을’이라는 표현을 써 가며 나를 촌장이라고까지 불러주는데, 고마운 일이다.
몬스터는 산, 바다, 육지에 따라 다르게 잡힌다. 속초는 산, 바다, 육지가 다 있기 때문에 포켓몬 관광지로서 더 각광받는 것 같다.
이걸 우리가 잘 접목해서 지역에 있는 관광 상품, 먹거리를 잘 연계할 수 있다고 본다. 붉은 대게라든지 냉면, 막국수, 순대, 다른 지역에서 맛볼 수 없는 음식문화를 선보이고, 또 게임에 몰두하다가도 설악산이라든지 속초 해변이라든지 온천이라든지 이런 관광지도 체험해볼 수 있도록 힐링코스로서 연계망을 구축할 것이다.
한 예시로 설악산에 모텔촌과 여행자센터가 있는데 거기 몬스터가 많이 나온다. 그곳에 원래 포토존 사업을 계획하고 있었는데 포켓몬과 관련한 포토존 라인을 만들 계획이다.
‘포케스탑’에 걸렸거나 특정 몬스터가 출현하는 상점들은 뜻밖의 호황기를 누리고 있다. 제작사인 나이언틱측은 이를 따로 접수받겠다는 계획도 세웠는데, 일각에선 형평성 문제를 말한다.
-알다시피 시장실에서도 한 마리 잡았다. 시청 인근에도 여러 마리가 출현해서 잡히고 있는 실정이다. 특정 상점에 유리하다는 건 맞지 않다고 본다. 속초 전역이 뜨고 있기 때문이다.
이다니엘 기자 dn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