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치 나무막대기가 부러진 듯 헐렁해진 다리는 혐오스러울 지경이었습니다”
정강이가 어긋나버린 뎀바 바(31·상하이 선화)의 부상을 지켜보던 이들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볼 경합 중 넘어지는 과정에서 상대 선수에게 걷어차인 뎀바 바는 더 이상 자신의 발을 제어하지 못했다. 중국 슈퍼리그에서 득점 1위로 맹활약을 펼치던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어쩌면 그는 선수생활을 끝내야 할지도 모른다.
뎀바 바는 17일 상하이 홍커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6 중국 슈퍼리그 18라운드 상하이 상강과의 맞대결에서 선발 출전했다가 후반 18분 봉변을 당했다. 지난해 중국 슈퍼리그로 보금자리를 옮긴 그는 이번 시즌 14골을 넣으며 득점랭킹 1위를 달리고 있었다.
문제의 장면에서 뎀바 바는 자신에게 온 스루패스를 그대로 흘리며 ‘치고 달리기’를 시도했다. 그런데 그를 마크하던 상하이 상강 수비수 순샹이 몸으로 뎀바 바를 밀쳐낸 데 이어 왼발로 정강이부분을 찍어 내렸다. 뎀바 바의 왼발은 마치 각목이 부러지듯 꺾였고, 헐렁이는 다리를 부여잡고 쓰러진 그는 고통을 호소했다.
심각한 다리부상을 당한 뎀바 바는 선수 커리어에 가장 큰 위기를 맞았다. 적지 않은 그의 나이를 고려할 때, 긴 시간 재활을 거쳐 선수로 복귀하긴 힘들 거란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이는 개인뿐 아니라 팀에게도 최악의 악재다. 팀 득점의 절반을 책임지고 있던 뎀바 바의 이탈은 이번 시즌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진출을 목표로 삼고 있던 상하이 선화로서는 너무도 뼈아프다.
우리에겐 첼시 공격수로 더 잘 알려져 있는 뎀바 바는 2005년 리그 앙(프랑스)의 FC 루앙에서 데뷔했다. 이후 기량을 인정받아 RE 모스크론(벨기에), 호펜하임(독일), 웨스트햄과 뉴캐슬을 거쳐 첼시(이상 잉글랜드)로 이적했다. 첼시에서 2년간 활약한 그는 2014년 베시타스 JK(터키)로 이적한 데 이어 2015년 7월부터는 현 소속팀인 상하이 선화로 둥지를 옮겼다. 2007년엔 세네갈 국가대표로 발탁되기도 했다.
뎀바 바의 심각한 부상으로 중국리그의 ‘폭력축구’가 다시금 도마 위에 올랐다. 그레고리오 만사노 상하이 선화 감독은 “정말로 끔찍한 태클이었다”고 평가하며 “바의 커리어가 끝날지 모른다. 이런 식으로 경기하느니 차라리 지는 게 낫다”고 맹비난했다.
이다니엘 기자 dn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