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증권을 품고 몸집을 부풀린 KB금융지주가 신한금융지주의 실적 격차를 다소 줄이면서 ‘리딩금융그룹’이라는 타이틀을 차지하기 위한 경쟁에 불을 지폈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그룹과 KB금융그룹은 1년 전보다 각각 13.3%, 20.1% 증가한 1조4548억원, 1조1254억원의 상반기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이로써 두 은행 간은 격차는 지난해 3474억원에서 올해 3294억원으로 180억원 줄었다.
2분기 실적만 놓고 보면 KB금융의 상승세가 눈에 띈다. KB금융은 구조조정의 여파 속에서도 전분기 대비 6.5% 증가한 5804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전분기 7714억원의 실적을 올린 신한금융은 3개월 전보다 11.4%(880억원) 감소한 6834억의 다소 아쉬운 실적을 올렸다.
KB금융의 실적 호조는 원화대출의 성장세에 있다. 국민은행의 원화대출금은 1분기에 1.8%, 2분기 2.0% 로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갔다. 또한 부분별로는 가계부문이 우량 신용대출(7.4%, YTD), 기업부문이 SOHO 여신(5.8%, YTD)으로 집중되면서 수익성이 높아졌다.
신한금융의 경우 신한은행의 순이익이 감소한 영향이 컸다. 신한은행의 2분기 순이익은 4518억원으로 1분기에 비해 21.4% 줄었다. 이는 대우조선해양을 포함한 조선업, 해운업 관련 충당금과 그 외 구조조정 기업 관련 전입이 발생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신한은행의 상반기 대손비용은 전년동기 대비 5.4% 증가한 4537억원으로 집계됐다.
다만 생명, 증권 등 비은행 계열사의 실적이 개선되면서 2분기 순이익 감소폭을 줄였다. 신한카드와 신한금융투자의 2분기 순이익은 2063억원, 288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각각 38.6%, 32.2% 증가했다.
KB금융그룹 관계자는 “상반기에는 기업구조조정 가속화 및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하 등으로 영업환경이 좋지 않았지만 비용절감과 자산건전성 안정화를 위한 노력과 함께 여신성장과 순이자마진(NIM) 개선이 이뤄지면서 시장의 예상치를 상회하는 실적을 거둘 수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향후 심화되어가는 저성장, 저금리 시대에서도 최근 인수한 KB손해보험, 현대증권 등 비은행 계열사들과의 시너지를 극대화해 그룹의 수익성을 안정화 시키고 꾸준히 높여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밝혔다.
김태구 기자 ktae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