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G엔터테인먼트(이하 YG)의 신인 걸그룹 블랙핑크가 드디어 베일을 벗었다. 이들의 데뷔 현장에는 이례적으로 양현석 대표가 함께했다. 블랙핑크의 데뷔 기념 기자간담회였지만 블랙핑크 멤버들의 목소리보다 양 대표의 목소리를 더 많이 들을 수 있었다. 그만큼 양 대표가 블랙핑크에 갖는 기대와 자신감은 대단해 보였다. 과연 블랙핑크는 양현석 대표의 기대에 부응하고 대중의 사랑을 받을 수 있을까.
블랙핑크는 8일 오후 3시 서울 도산대로 모스스튜디오에서 데뷔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YG는 블랙핑크 멤버 지수, 제니, 로제, 리사와 싱글앨범 수록곡 ‘붐바야’, ‘휘파람’의 뮤직비디오를 언론에 첫 공개했다.
뮤직비디오 공개 후 기자간담회를 위해 무대에 오른 블랙핑크 멤버들은 긴장한 모습이 역력했다. 멤버 로제는 “그동안 정말 기다렸던 데뷔를 했다”며 “준비하고 연습했던 만큼 멋지고 좋은 무대를 보여드리겠다”는 데뷔 소감을 밝혔다. 멤버 제니는 “오랜 시간 기다려주신 분들께 감사하고 앞으로 블랙핑크 만의 색으로 채워나가겠다”는 각오를 드러냈다. 이어 멤버 지수와 리사도 “데뷔를 하게 돼 떨리고 기대된다”며 “곧 공개될 ‘휘파람’과 ‘붐바야’를 많이 사랑해 달라”는 데뷔 인사를 전했다.
이날 블랙핑크에 대한 질문은 블랙핑크가 아닌 멤버들과 함께 자리한 양현석 대표에게 집중됐다. 양 대표는 “‘케이팝스타’ 기자간담회 때는 떨리지 않았는데, 오늘은 많이 떨린다”며 너스레를 떨었지만, 이내 진지한 태도로 블랙핑크를 소개했다.
블랙핑크는 YG가 투애니원 이후 7년 만에 내놓는 4인조 걸그룹이란 접에서 화제가 됐다. 데뷔전부터 투애니원과 무엇이 다른지 비교될 수밖에 없었던 것. 양현석 대표는 이에 대해 “블랙핑크를 제작하면서 투애니원이나 다른 걸그룹과 다르게 만들기 위해 노력하지 않았다”며 “다만 새로운 걸그룹을 가장 YG스럽게 가장 잘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고 밝혀 블랙핑크라는 콘텐츠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빅뱅, 투애니원 등 소속 가수를 가요계에 데뷔시킬 때 마다 주류와 역행하는 행보를 보여왔던 YG가 지금 이 시점에 블랙핑크를 론칭하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양 대표는 “지금까지 YG는 외모보다 실력이 첫 번째였던 것이 사실이다”라며 “블랙핑크도 실력을 최우선으로 봤지만, 20년간 해왔던 YG의 패턴에 변형을 주고자 했다”고 말했다. 이어 양 대표는 블랙핑크가 외모만 예쁜 그룹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외모가 예쁘다고 음악까지 예쁘고 귀여운 콘셉트를 하고 싶지는 않았다는 것.
이날 공개된 블랙핑크의 음악과 뮤직비디오 뮤직비디오는 그동안 YG가 해왔던 것의 연장선이었다. ‘붐바야’와 ‘휘파람’은 YG인 대표 프로듀서인 테디가 작업한 곡으로 여타의 소개보다 ‘투애니원 풍의 음악’이라는 설명이 아직은 적절해 보인다. ‘붐바야’의 뮤직비디오 또한 그간 YG의 아티스트와 꾸준히 작업해온 서현승 감독의 작품으로 YG의 색이 짙게 묻어난다.
양 대표는 “블랙핑크를 빨리 무대에 세워야 덜 불안할 것 같다”며 “말로 설명하는 것은 어려운 것 같다. 이번주 인기가요 무대를 통해 블랙핑크가 설명될 것 이다”라는 말을 덧붙였다. 멤버들이 6년여간 연습한 것을 봤기 때문에 무대 위 실력만큼은 자신 있다는 의미다.
끝으로 양현석 대표는 “너무 오랫동안 만들지 않았던 걸그룹 데뷔이기 때문에 부담과 걱정이 크다”며 “그만큼 잘됐으면 좋겠다는 희망감도 크다”고 덧붙여 블랙핑크에 갖는 기대감을 드러냈다. 양 대표는 “지금 마치 내 아이의 초등학교 입학식에 온 것 같다”고 블랙핑크를 바라보는 남다른 심경을 표현했다.
화려한 입학식을 마친 블랙핑크는 말이 필요 없는 무대로 자신들을 설명할 수 있을까.
블랙핑크의 데뷔 싱글앨범 ‘스퀘어 원(SQUARE ONE)'은 8일 오후 8시에 공개된다.
인세현 기자 inout@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