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4대 금융지주, 비은행 계열사 수익 구조 재편… 증권 ‘몰락’ 캐피탈 ‘도약’

상반기 4대 금융지주, 비은행 계열사 수익 구조 재편… 증권 ‘몰락’ 캐피탈 ‘도약’

기사승인 2016-08-24 23:20:58

[쿠키뉴스=김태구 기자] 상반기 농협, 신한, 하나, KB 등 4대 금융지주의 비은행 부문 순이익 구조에 변화의 모습이 감지되고 있다. 증권사들은 파생상품 손실에 따른 수익 감소로 금융지주 전체 순이익에서 차지한 비중이 줄어든 반면 수수료 수익 감소에도 카드사들의 재도약이 눈에 띈다. 이런 가운데 자동차 할부 금융사로 취급받던 캐피탈사의 성장세가 두드러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상반기 비은행 부문 가운데 KB 및 신한금융은 K국민카드와  신한카드가, 하나금융은 하나캐피탈이, 농협은행은 NH농협투자증권이 가장 많은 순이익을 올린 계열사로 나타났다.

업계 1위 사업자인 신한카드는 수수료 인하에 따른 수익 감소 속에서 1년전 같은 기간에 비해 소폭(1.0%) 성장한 3552억원의 순이익을 달성했다. 이는 4대 금융지주 비은행 부문 가운데 가장 많은 실적이다. 신한금융 전체 순이익(1조4548억원)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4.4%에 달한다. 

상반기 3800여억원의 비은행 부문 순이익을 올린 KB금융의 경우 KB국민카드가 전년동기 대비 9.2% 감소한 1533억원의 순이익을 올리고도 비은행 부문 실적 1위를 유지했다. 카드 부문의 실적은 감소했지만 KB손해보험과 현대증권 인수에 따라 그룹의 수익구조가 다변화했다. 이에 따라 KB금융의 비은행 부문 순이익 비중은 1년전 같은 기간 22%에서 6월 말 기준 34%로 12%p 증가했다. 

하나카드, 하나금융투자, 하나생명, 하나캐피탈, 하나저축은행을 주요 계열사로 두고 있는 하나금융은 하나캐피탈과 하나카드의 성장세가 눈에 띈다. 하나캐피탈은 상반기 407억원의 순이익을 달성하며 그룹내 비은행 1인자 자리에 올랐다. 또한 하나카드는 전년동기 대비 253.4%(178억원) 증가하면서 하나금융 내에서 가장 큰 성장세로 보였다. 

이에 대해 하나금융 관계자는 “신차, 중고차 등 오토 금융의 성장과 소비자 신용대출 취급확대, 리스크 관리를 위한 거액 여신 최소화 등을 통해 하나캐피탈의 성장세가 두드러 졌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상반기 조선·해운업의 부실여신에 대한 1조3000여억원의 충당금을 적립한 농협금융은 2013억원의 적자를 기록했지만 비은행 부문에서 2000억원대의 흑자를 달성했다. NH투자증권이 비은행 계열사 가운데 가장 많은 1311억원(지분감안 후 605억원)의 순이익을 올렸고 다음으로 농협생명(787억), 농협손해보험(220억원), 농협캐피탈(138억원) 순이다.

4대금융 저축은행의 경우 KB저축은행 41억, 신한저축은행 72억, 하나저축은행 66억, NH저축은행이 89억원의 순이익을 올렸다. 

그동안 4대 금융에서 주요 수익 책임지던 증권 부문은 불확실성 증가에 따라 ELS(주가연계증권) 등 파생상품 운용에서 큰 손해를 보면서 순이익이 크게 감소했다. 신한금융투자가 전년동기 대비 59.7% 감소한 506억원, 하나금융투자가 58.9% 감소한 334억원, NH투자증권가 18.9% 감소한 1311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증권사가 금융지주 전체에서 차지하던 비은행 순이익 비중도 대폭 줄었다.

은행권 관계자는 “금융지주의 주요 수익을 담당하던 증권 부문 계열사들은 상반기 홍콩H지수 폭락 등으로 파생상품에서 큰 손실을 봤다. 하지만 중고차 리스, 기업 금융 등을 통해 캐피탈의 수익 구조가 개선되고 있다”며 “하반기에도 미국 금리 인상과 같은 금융 시장의 불확실성이 존재하기 때문에 증권사보다 카드사와 캐피탈의 약진이 두드러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ktae9@kukinews.com
김태구 기자
ktae9@kukinews.com
김태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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